김범수 위원장, 7월 23일 구속된 지 100일 임박자회사 IPO 물거품, AI 카나나 시장 반응 미지근광고·커머스·콘텐츠 핵심 사업 부진에 3분기 실적도 우울"김 위원장 구속상태 장기화시 빅테크와 경쟁 뒤처져"
  • ▲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 ⓒ뉴데일리 DB
    ▲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 ⓒ뉴데일리 DB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CA협의체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된 지 100일에 이르고 있다. 총수 부재 장기화로 카카오 그룹의 주요 의사 결정에 차질을 빚으면서 글로벌 빅테크 추격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7월 23일 구속기소 이후 95일이 지났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설정·고정할 목적으로 시세조종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재판부는 김 위원장에 대해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총수 부재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한 카카오는 그룹 내 지배구조는 물론, 쇄신 작업에도 제동이 걸렸다. 정신아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지만, 분위기는 쉽게 진정되지 않고 있다. 그룹의 구심점 역할을 하던 김 위원장의 빈자리에 대한 후폭풍이 쉽사리 가시질 않는 분위기다. 

    실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인도네시아와 대만 웹툰 시장에서 철수했으며, 기업공개(IPO)는 여전히 깜깜무소식이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우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724억원을 부과받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유죄가 확정될 경우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자격 상실을 비롯해 SM엔터를 필두로 한 해외 시장 공략에 차질이 예상된다.

    카카오 내부적으로도 노조와의 갈등에 부침을 겪고 있다. 최근 노조는 재택근무제 부활을 주장하는 반면, 사측은 코어타임제 도입을 주장하며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 자회사 카카오VX 매각 등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불안과 관련한 노조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3분기 실적도 우울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의 올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2조 346억원, 126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8%, 9.6%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매출, 영업이익이 8.9%, 29.6%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네이버와 온도차가 있다.

    광고·커머스·콘텐츠 등 카카오 핵심 사업들의 부진으로 카카오 주가도 회복될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카카오의 주가는 2021년 17만 3000원까지 치솟았지만, 현재 3만 6950원까지 주저앉았다. 주가 하락에는 카카오 그룹의 사법 리스크가 주효했지만, 카카오의 뒤처진 AI 서비스 공개 역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카카오가 최근 야심 차게 내놓은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카나나'도 시장의 반응은 반신반의다. 카나나가 제한적인 채팅 정보만으로는 챗GPT 대비 차별적이거나 더 나은 답변을 제시하기 어렵다는 것. 카나나가 카카오의 현 위기를 타개할 구원투수 역할을 하기에는 다소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도 카카오의 경쟁력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정 대표가 자회사 인수합병과 매각 등의 경영효율화 작업에 속도를 내며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그룹의 정상화까지는 쉽지 않다는 해석이다. 

    카카오 측 변호인단도 보석 심문에서 "해외 빅테크들의 격전장에서 IT 선도적 역할을 해온 피고인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라며 "구속 상태가 장기간 이뤄지면 경쟁에 밀려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