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생육 부진 여파에 브라질·말라위산 가격 ↑수확 후 1년간 '후숙'… 내년까지 영향주요 담배업체 원가상승 부담에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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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잎담배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주요 담배업체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특히 올해 폭우와 홍수 등 천재지변으로 주요 산지국 생산이 급락한 만큼 가격 부담은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중국, 인도와 함께 최대 잎담배 생산국으로 꼽히는 브라질의 올해 1~9월 수출 선적량은 전년 대비 14% 줄어든 31만6000톤에 그쳤다.반면 출하액은 3.4% 증가한 20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해당 기간 국제 시장에서 브라질 잎담배의 평균 가격도 ㎏당 5.3달러에서 6.4달러로 20% 신장했다.이는 주요 생산지에 폭우가 내리며 생육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 19)로 인해 생산과 물류가 적체된 영향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잎담배의 경우 수확한 뒤 약 1년간 후숙을 거친 뒤 판매된다. 따라서 생육 부진의 여파가 본격화되는 것은 한 해 뒤다. 지난해 폭염과 홍수 등으로 작황이 부진하며 올해 글로벌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말라위산 벌리(Burley) 잎담배 가격도 크게 올랐다. 말라위산 잎담배 평균 가격은 ㎏당 2.36달러에서 2.95달러로 26.5% 늘었다. 벌리 담배는 주로 가향담배(연초)의 원료로 사용된다.국제 잎담배 가격이 오르면서 주요 담배 제조업체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국내·수입 잎담배를 모두 사용하는 KT&G의 경우 수입 잎담배 수매액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실제로 2022년 ㎏당 7193원이었던 KT&G의 수입 잎담배 수매액은 올해 상반기 9899원으로 37.6% 올랐다. 같은 기간 국산 잎담배 수매액이 ㎏당 5.7% 오른 것을 감안하면 상승폭이 훨씬 크다.수입 잎담배 가격이 오르면서 전체 수매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19.1%에서 34.2% 올랐다.릴, 아이코스 등 궐련형 전자담배 성장률이 높지만 아직 국내 시장은 80% 이상이 일반담배(연초)다. 주원료인 만큼 잎담배의 가격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실제로 지난해 기준 국내 담배 판매량은 총 37억4000만갑으로, 이 중 연초 비중은 82%인 30억4000만갑으로 나타났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매년 비중을 높여가고 있지만 아직 20%에도 미치지 못한다.한국필립모리스와 BAT로스만스 등 외국계 기업들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필립모리스는 양산, BAT로스만스는 사천 등 국내에 공장을 갖추고 있지만 생산에 필요한 잎담배는 전량 수입해서 사용하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잎담배 가격상승은 특정 기업만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면서 “좋은 품질의 원료를 합리적으로 구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