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현대면세점 3분기 실적 부진 예상신라면세점은 지분 50% 투자한 HDC신라면세점에 유상증자 단행대표이사 교체 카드 및 신규 브랜드 입점 강화 등으로 돌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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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그룹에서 캐시카우 역할을 담당했던 면세점이 발목을 잡고 있다. 이에 따라 면세점 업계(롯데·신라·신세계·현대)가 부진의 터널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유상증자 단행, 새로운 BI 공개, 정기 임원인사에서 면세점 대표이사 교체 등을 통해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큰손 중국인 면세 수요 회복이 늦어지면서 부진한 3분기 성적에 이어 어려운 업황이 지속될 것이란 관측에서다.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신라면세점은 오는 7일 지분 50% 투자한 HDC신라면세점에 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다. 지분 50%를 갖고 있는 HDC현대산업계발도 200억원을 투입한다. 재무안전성 확보를 통한 경영 정상화가 목적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면세점 업계에서 가장 먼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호텔신라는 3분기 적자전환했다. 영업손실이 170억원으로 면세점 부진이 컸다. 면세 부문 영업 손실은 전년 동기 대비 387억원으로 적자폭이 확대됐다. 롯데, 신세계, 현대면세점 3분기 성적표도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다.면세점들은 저마다 부진의 늪 탈출을 위해 대표이사 교체, 신규 브랜드 유치를 통해 사업 경쟁력 제고 등으로 활로를 모색 중이다.실적 발표에 앞서 단행된 2025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현대백화점그룹은 주요 계열사 대표를 전원 유임시키면서도 현대면세점에는 수장 교체 카드를 꺼냈다.
새 대표이사직에는 33년째 면세점 업계에서 몸담은 박장서 영업본부장이 선임됐다. 지난 2020년 영업본부장으로 현대면세점에 입사한 이후 4년 만에 대표이사직에 오르게 된 것이다.이번 임원인사의 핵심 키워드로 안정 기조를 강조한 현대백화점그룹이 현대면세점 대표를 물갈이 한 것은 그만큼 면세점 실적 반등이 간절한 상황으로 풀이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 현대면세점의 영업손실은 90억원에 달한다.현대면세점은 이날 새로운 BI(Brand Identity)를 선보였다. 고객에게 더욱 쉽고 친근하게 다가가겠다는 취지다. 신규 BI는 오프라인 면세점 매장과 온라인몰에 적용한다. -
신규 브랜드 유치에도 적극 나섰다. 최근 인천공항점에 생로랑과 발렌시아가 부티크를, 무역센터점에 팬디, 생로랑 매장을 오픈했다. 동대문점에는 마뗑킴, 마리떼프랑소와저버 등 신규 K패션 브랜드를 입점시켰다.신세계의 경우, 최근 발표한 정기 임원인사에서 유신열 신세계면세점(신세계디에프) 대표이사의 유임을 결정했다. 올해 상반기 신세계면세점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5.5% 감소한 158억원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신세계가 유임을 결정한 것은 중장기 사업전략 구상을 연속성 있게 이어가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 10년간 인천공항 출국장(DF4·DF2) 10년 운영 사업권을 따낸 이후 ‘신세계존’을 만드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이달 중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서편에 대략 200평 규모의 색조 화장품 및 향수 특화 매장을 추가 오픈한다. 앞서 지난달 637평 규모로 오픈한 복합패션매장과 뷰티 매장과 시너지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실적 반전 과제를 안은 유신열 대표이사의 어깨가 한층 더 무거워 질 것으로 보인다. -
롯데면세점도 실적 개선에 고심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의 올해 상반기 기준 영업손실은 463억원이다. 롯데그룹이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임원인사를 진행할 것이란 관측 속 김주남 롯데면세점 대표이사의 유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22년 만에 처음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서 철수한 상황이다.롯데면세점은 최근 일본에 최대 규모의 종합 시내면세점 일본 동경긴자점을 전면 리뉴얼 오픈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면세점에 고객 확보에 공을 들일 방침이다.호텔신라는 삼성그룹 인사에 맞춰 다음달 경 정기임원인사를 발표할 예정이다.면세점업계 관계자는 "어려운 업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경영 실적을 개선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한편, 통계청 '2024년 9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소비 추세를 나타내는 소매판매액지수에서 면세점 판매가 전월 대비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9.2% 하락했다. 한국면세점협회는 외국인 면세점 매출이 9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4.7% 감소한 9215억원으로 집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