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영업익 감소, 실적 악화추세 뚜렷신사업 비중 증가, 송출수수료 갈등 여전지역·케이블 붕괴 임박, 규제 완화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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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스플래쉬
    유료방송 시장이 성장 정체기를 지나 내리막길로 접어들면서 상황의 심각성이 대두된다. 대부분 업체들이 적자로 돌아서고 송출수수료 등 악재가 겹치며 생태계가 붕괴되고 있다. 규제 완화를 통해 공정한 경쟁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3분기 유료방송 사업자들의 실적은 가입자 이탈로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IPTV 부문에서 KT는 매출 5182억원, LG유플러스는 335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각각 1.2%, 0.4% 줄어든 수치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해 대비 0.8% 증가한 483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유일하게 성장세를 나타냈다.

    유료방송업계를 대표하는 KT스카이라이프와 LG헬로비전의 실적도 뚜렷한 햐항세를 보인다.

    KT스카이라이프는 3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0.5% 감소한 2569억원, 영업이익은 32.5% 줄어든 18억4700만원을 기록했다. 방송 가입자가 순감하면서 전체 가입자는 578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만여명(0.7%) 감소했다. 방송 가입자 감소폭은 전 분기(2만2812명) 대비 2배 이상인 4만7239명으로 나타났다.

    LG헬로비전은 3분기 매출이 지난해 대비 12% 증가한 3233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63.7% 감소한 33억원에 그쳤다. 방송 부분 매출은 1275억원으로 전년 대비 4.2% 줄었고, 영업이익률은 1.0%로 전년 동기 대비 2.1%p 감소했다. 유료방송 악화 영향은 창사 이후 첫 희망퇴직 시행으로 이어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23년 하반기 IPTV와 위성방송을 포함한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3631만명으로, 상반기 대비 3만7389명 감소하며 조사 이래 첫 순감을 나타냈다. IPTV는 꾸준히 상승세를 기록고 있지만, 케이블TV는 2017년 4분기 가입자 1400만명을 돌파한 이후 꾸준히 내리막을 걸으며 지난해 4분기 기준 1254만여명까지 감소한 상황이다.

    유료방송 가입자 정체와 경영난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영세한 케이블TV와 지역방송에 더욱 치명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KCTA)에 따르면 케이블TV 사업자 14곳 중 11곳이 적자인 것으로 집계됐다. 사업자들의 평균 영업손실률은 6.7%에 달하고, 일부는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사업자’가 됐다.

    유료방송 업계는 방송 부문 외에 신사업을 추진하며 방송에서의 손실을 만회하는 모습이다. KT스카이라이프는 AI 스포츠 중계 사업과 AICC(AI 컨택센터)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고, LG헬로비전은 문화·커머스·교육 등 지역 기반 신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지역 유선방송사업자(SO)는 지난해 기준 총매출 대비 비(非)방송사업 매출 비중이 60% 수준에 달한다.

    유료방송사와 홈쇼핑 업체들은 송출수수료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연내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하고 장기화 될 조짐이다. 지난해 기준 방송사업 매출액 중 홈쇼핑 송출수수료 비중은 케이블TV 42.2%·위성방송 36%·IPTV 30.8%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가입자 감소로 방송 수신료 재원이 부족해지고, 홈쇼핑 송출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높아지면서 재원 확보를 위한 팽팽한 줄다리기는 계속되고 있다.

    황유선 KISDI(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OTT 성장으로 시장경쟁 범위가 확장되면서 비대칭 규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정부는 방송규제 완화를 통해 공정경쟁 환경을 조성하고, 변화된 시장 상황에 대응해 사업자들이 전략을 취사선택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