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쉐량 아태 총괄 "내년 1월 한국 진출""최상위 차량으로 한국 소비자 어필"서울~제주 전국망 구축씰, 아토, 돌핀 선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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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딥테크 기업 BYD(비야디)가 2025년 초 한국 승용차 시장에 도전장을 낸다.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으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급성장한 BYD는 자사 차량탑재 배터리 안전에도 확고한 자신감을 비치고 있다. 전기차 화재로 인해 더욱 높아진 국내 소비자 눈높이를 충족시키고 한국 시장 안착에 성공할지 관심이 집중된다.BYD는 지난주 국내 40개 언론사를 중국으로 초청해 BYD그룹과 자동차, 연구개발(R&D) 기술력에 대한 취재 기회를 제공했다. 이미 유럽, 남미, 동남아, 아프리카 등에 진출한 BYD가 해외 매체를 직접 초대해 브랜드 소개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BYD가 한국 승용차 시장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으로 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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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계열화로 시장 수요 빠르게 대응”류쉐량(LIU XUELIANG) BYD 아시아태평양 자동차 영업사업부 총경리는 지난 20일 중국 선전(深圳)시에 위치한 HQ(본사)에서 “내년 1월 한국에 BYD 승용차 브랜드를 정식 론칭할 것”이라며 “BYD의 최상위 제품과 기술로 소비자에게 더 많은 친환경차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한국의 전기차 시장 발전에 참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BYD는 1995년 중국 선전에서 배터리 회사로 시작해 현재 전자, 자동차, 재생에너지, 철도운송 등 4개 사업을 영위 중이다. 이 가운데 자동차 부문은 배터리·모터·전자제어 시스템 등 핵심기술을 보유,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부품생산 내재화로 원가를 낮춘 BYD는 뛰어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급성장해 2023년 미국 테슬라를 제치고 전기차 1위에 등극했다.BYD는 2022년 내연기관 차량 생산 중단을 선언, 배터리 전기차(B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PHEV) 등 친환경차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친환경차 판매량은 2022년 186만대에서 2023년 302만대로 늘었고, 올 1~9월 전년 동기 대비 31.2% 증가한 216만5000대를 기록하며 성장을 지속 중이다. 그야말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도 BYD엔 남일인 셈이다.BYD는 자사의 성장비결로 ‘R&D 경쟁력’을 꼽고 있다. 현재 BYD에선 약 90만명의 임직원이 근무 중인데, 이 가운데 10만3000여명이 R&D 인력이다. BYD가 신청한 글로벌 특허수는 4만8000건이 넘으며, 이 가운데 3만건 이상이 승인됐다. 올 상반기 R&D 투자액은 1년 전 대비 42% 증가한 202억 위안으로 끊임없는 기술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류쉐량 총경리는 “BYD의 진정한 장점은 완전한 전체기술 체계 보유기업이라는 점이다. BYD는 핵심적인 부품기술뿐 아니라 대부분 부품을 자체 생산하는 수직계열화로 시장 수요에 빠르게 반응할 수 있다”며 “어떤 산업군과 비교해도 높은 비율의 R&D 인력을 포함한 직원들 덕분으로, 올해 연간 판매량은 4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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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안전성 자신…부정 인식 ‘정면 돌파’한국 시장에서 BYD는 상용차 브랜드로 익숙하다. 2016년 BYD코리아를 설립하고 한국 시장에 전기지게차, 전기버스, 전기트럭 등 상용차를 선보이며 올해로 8년째 한국과 인연을 맺고 있다. 승용차 시장 진출의 경우 시기 조율과 한국 정부 인증에 시간이 소요되며 비교적 늦어진 상태다.류쉐량 총경리는 “승용차는 일본, 독일에도 진출했는데 한국엔 언제 진출하느냐는 질문을 꾸준히 받았고 계속 고민했다”며 “최근 2년 동안 왕촨푸(王傳福) 회장을 비롯한 엔지니어와 임직원을 한국으로 파견해 분석하고 소통하면서 세계적으로 자동차 산업이 강력한 한국에 대해 공부했다”고 소회했다.BYD는 현재 6개의 딜러사 선정을 마무리하고 지역별 네트워크 구축과 인력 채용, 차량 인증 등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다. BYD의 국내 출시 차량과 가격은 내년 1월 공개된다. 현재 환경부 인증 절차를 밟고 있는 중형 세단 ‘씰(SEAL)’, 소형 SUV ‘아토(ATTO3)’, 소형 해치백 ‘돌핀(Dolphin)’ 출시가 유력하게 점쳐진다.이들 차량에는 BYD의 리튬·철·인산(LFP) ‘블레이드 배터리’가 탑재된다. LFP는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행거리는 짧지만 상대적으로 외부 충격에 강하고 화재 위험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BYD는 블레이드 배터리를 차체와 통합한 CTB(Cell-to-Body) 기술을 개발, 공간 효율과 안전성을 한층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BYD는 내년 한국 승용차 판매 목표를 설정하지 않았다. 그저 많은 소비자에게 다양한 종류의 BYD 전기차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 EQE 화재로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공포가 커진 가운데 시간을 두고 소비자와 신뢰를 형성하면서 중국산 브랜드의 부정적 이미지를 지우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류쉐량 총경리는 “전통 내연기관을 친환경차로 대체하는 현재 상황은 자동차 산업이 100년에 한 번 마주할 수 있는 시기”라며 “많은 한국 소비자가 BYD 전기차를 체험하길 희망한다. KG모빌리티, 현대차기아는 물론 보험, 금융, 물류 등 시장 전반에서 협력해 한국 시장을 세계적으로 앞선 전기차 시장으로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