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이면 동해 도착 예산 끊겨 '발동동'셧다운 위기감 고조자본잠식 석유공사 덤터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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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를 모았던 동해 가스전 프로젝트 '대왕고래'가 시추를 앞두고 셧다운 위기에 빠졌다. 비상계엄 후폭풍으로 내각이 일괄 사의를 표명하면서 정부정책 기능이 사실상 멈췄기 때문이다.5일 현재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 내각 장관들은 일괄 사의를 표명한 상태다. 한 총리는 전날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내각을 통할하는 총리로서 작금의 상황에 이르게 된 모든 과정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국무위원 전원의 사의표명을 알렸다.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을 포함한 대통령실 고위 참모진들도 사의를 표명했다. 정부여당 국민의힘도 의원총회를 거쳐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내각이 공백상태가 되면 정부가 추진 중인 사업들은 멈춰설 공산이 크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총괄하는 대왕고래 프로젝트도 마찬가지다. 이 프로젝트는 계엄 사태 이전에도 내년도 예산이 전액 삭감되며 불안감이 커졌는데 주무 장관까지 사라지면 사실상 셧다운 상태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최대 140억 배럴이 예상되는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이달 중순 시추 작업을 앞두고 있다. 사업주체인 한국석유공사는 시추 지역을 확정하고 시추선만 기다리고 있다.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호는 오는 10일이면 도착한다.당장 첫 시추작업에만 수백억원이 투입된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산업부 예산이 끊기면 500억원에 달하는 재원을 따로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탄핵소추안까지 발의된 상황에서 예산안 협상을 통한 자금 확보가 묘연해졌기 때문이다.대왕고래 프로젝트는 빠른 시간 내에 총 5곳의 지점을 시추해야 하는데 여기에는 총 5000억원의 국가 예산이 책정됐다. 때문에 석유공사가 1차 시추만 따로 돌입할 수도 없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자본잠식이 시작된 석유공사만으로는 역부족"이라고 했다.프로젝트가 흔들리면 해외 기업들로부터 투자유치를 받아 2차 시추에 나서는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석유공사는 지난 7월부터 엑손모빌, 아람코, 이탈리아의 애니 등을 대상으로 로드쇼를 펼쳐왔는데 이들 메이저 기업들은 상당한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현재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예정된 일정을 조율하며 최대한 내부 회의를 위주로 소화하고 있다.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 역시 비상회의를 통해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다.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당혹스러운 상황이지만 우선 상황을 지켜본 뒤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