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없는 위기"출장, 충원, 성과급 등 대폭 줄여캐즘 여파 지속… 수주액 500조 → 400조"10년만에 매출 역성장 … 내년 전망도 제한적"
  • ▲ LG에너지솔루션ⓒ김병욱 기자
    ▲ LG에너지솔루션ⓒ김병욱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위기경영을 선포한 가운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사측에선 이번 위기가 일시적이라는 입장이나 일각에선 급격하게 감소한 수주액을 들어 장기화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23일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회사의 수주액은 1년새 100조원 가량이 감소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11월 공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따르면 회사의 수주잔고는 같은 달 기준 400조원이다. 

    이는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수주잔고가 500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힌 것과 비교해 20% 이상 줄어든 수치다.

    올들어 LG에너지솔루션이 수십조 규모의 수주실적을 잇따라 발표한 것을 감안하면 실제 감소나 취소는 100조 이상으로 보인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0월부터 토요타, 포드, 리비안 등으로부터 50조원 규모의 계약을 수주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0일 위기경영을 선포한 LG에너지솔루션도  주요 이유로 캐즘 장기화, 각국의 친환경·에너지 정책 변화 등을 꼽으면서 수주 감소를 사실상 인정했다.

    문제는 위기경영이 길어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경쟁 배터리 회사들은 저가 보급형 LFP 배터리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평가받는 각형 배터리에 집중하면서 전기카 캐즘에 대응하고 있지만 LG에너지솔루션은 두 제품군이 포트폴리오에 없다.

    중국 경쟁사들과의 차별화를 위해 고성능 배터리를 집중한 탓으로 내년 하반기나 돼야 LFP 배터리를 양산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파우치 형태 외 각형 대응도 늦은 모습이다. 이달들어서야 GM과 공동으로 각형 배터리를 개발하기로 했다. 이 배터리는 GM 전기차에 탑재될 예정인데, 정확히 언제부터인지는 공식 발표자료에서 빠졌다. 

    LG에너지솔루션 위기의식은 위기경영 선언문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회사측은 올해는 10년만에 처음으로 매출 역성장이 예상되며, 내년 매출 및 가동률 개선폭도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