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1조5994억원… 3분기 대비 2367억원 감소저축은행으로 쏠리는 중금리대출… 4분기 실행 건수 2배 급증금리 인상·연체율 상승 우려… 카드사 "리스크 관리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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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가 중금리대출 규모를 줄이며 리스크 관리에 나서고 있다. 건전성 강화를 위해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 취급을 축소하고 있어 대출 문턱이 높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감소세는 올해 1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대출 수요가 저축은행으로 몰리며 과도한 의존 현상이 우려되고 있다.◇카드업계, 지난 2분기부터 저신용자 중금리 신용대출 '줄였다'카드업계의 중금리대출 잔액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7개 전업 카드사(신한·현대·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의 중금리 신용대출 잔액은 1조5994억 원으로 집계됐다.이는 지난 3분기(1조8361억원) 대비 2367억 원 감소했으며, 2022년 4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2분기(2조640억원)에 비해선 24.42%(4646억원) 줄어든 수치다.중금리대출은 신용점수 하위 50%를 대상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제공되는 대출 상품이다. 대부분의 카드사에서 중금리대출 취급액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카드사별 감소 규모는 △현대카드 1789억원 △롯데카드 1582억원 △우리카드 1301억원 △신한카드 338억원 △국민카드 94억원 순이었다. 특히 롯데카드와 우리카드는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2분기 각각 2320억원, 2112억원에서 4분기 737억원, 811억원으로 급감해 60% 이상의 감소율을 기록했다.같은 기간 삼성카드는 삼성카드는 3분기 453억원 감소했지만 4분기에는 637억원 증가로 반등했다. 하나카드도 4분기에 276억원 증가하며 증가세를 보였다.또한 저신용자로 분류되는 신용점수 501~600점을 대상으로 한 대출 취급도 감소세다. 지난해 4분기 기준 해당 구간을 취급하는 카드사는 신한·삼성·KB국민카드 세 곳뿐이다. 현대카드는 2분기, 우리카드는 3분기 롯데카드는 2·3분기에만 해당 구간 대출을 취급하다 중단했다.업계 관계자는 "연말 자체 리스크 관리 영향으로 전체 대출 취급 규모를 줄이면서 중금리를 적용받는 대출 규모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통상 연말에는 잔액 및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취급 규모를 조절하는 경향이 있어 연초 취급이 늘었다가 연말에 전년 수준으로 회복된 것"이라고 말했다.◇리스크 관리에 올인… 올 1분기까지 감소세 지속 예정중금리대출 감소는 자금 조달 비용 증가와 리스크 관리 강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자금 조달 비용이 높아지면서 카드사들은 중금리대출 상품 운영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중금리대출은 주로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연체율 상승 위험이 크며 이를 관리하기 위해 카드사들은 대출 취급 규모를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실제로 카드사 연체율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카드업계 연체율은 △신한카드 1.33% △현대카드 0.7% △KB국민카드 1.28% △롯데카드 1.35% △우리카드 1.78% △하나카드 1.82%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국민카드(0.07%p) 우리카드(0.42%p) 하나카드(0.16%p)의 연체율이 상승하며 자산건전성 우려를 키웠다.금융위원회는 지난 올해 상반기 민간중금리대출 금리 상한을 발표했다. 카드사는 지난해 하반기 12.47%에서 0.08%p 하락한 12.39%로 확정됐다. 한번 정해진 중금리 상한은 6개월 동안 고정되며 서민금융 촉진을 목표로 한다. 이는 중저신용자들의 이자부담을 경감시키고 중금리대출 수요를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한편 카드사의 중금리대출 감소는 저축은행의 중금리대출 증가와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저축은행의 중금리대출 실행 건수는 15만6149건으로 전년 동기(7만3108건)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카드사가 중금리대출 취급을 줄이는 사이 1금융권의 대출 규제 강화와 맞물려 저축은행이 대출 수요를 흡수한 결과로 분석된다.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법정최고금리가 낮아 저신용차주가 제도권 밖으로 나가고 중신용차주가 대출 주 고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카드업계가 연체율 리스크 관리를 위해 중금리대출 규모를 줄여나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 인상 압박이 높은 1분기까지는 중금리대출 감소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