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손해보험, 보장 강화 건강보험 앞다퉈 출시고령화 사회… 종신보험 가입률↓ 건강보장 수요↑IFRS17 도입… 수익성 위한 보험사 체질 개선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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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 보험사들이 제3보험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최근 몇 년간 지속돼 온 제3보험 시장 과열의 원인으론 고령화 사회 진입과 소비자의 수요 변화, 보험사의 수익성 개선 등이 꼽힌다. 한동안 손보사들이 제3보험 시장을 휩쓸었지만 생보사들이 생명보험 시장의 포화 등으로 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두 업권 간 자존심 대결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생보·손보, 고객 맞춤형 건강보험 대거 출시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사들은 새해 시작과 함께 건강 보장을 강화하는 제3보험 상품을 연이어 선보였다. 상품 특징은 주로 고객 맞춤형 또는 고객 부담 축소 대비 보장성 강화로 집약된다.삼성생명은 새해 들어 고객이 필요한 보장만 선택하도록 하는 건강보험을 출시했다. 해당 보험은 자사 상품 중 최다 수준인 144개의 특약을 제공한다.신한라이프도 개인이 원하는 보장에 따라 100여개의 특약을 선택할 수 있는 건강보험을 출시했다. 한화생명은 암·뇌·심장 등 주요 질병에 대한 보장은 강화하되 보험료는 기존 대비 50~60% 수준으로 낮춘 건강보험을 선보였다.제3보험 시장의 터줏대감이었던 손해보험사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유병자 가입 문턱을 낮추고 보장을 강화하는 상품 등에 주력하고 있다.KB손해보험이 새해 들어 출시한 상품은 기존 간편건강보험을 통합하고, 경증·중증 유병자 모두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KB손보가 내놓은 또 다른 건강보험은 총 28종에 달하는 치매·간병 관련 보장을 아우르고 있다.현대해상은 치료 이력을 구분해 보험료를 맞춤형으로 제시하는 상품을 출시했고, 한화손해보험은 장기요양부터 치매 포함, 업계에서는 유일하게 재활치료비 특약을 마련한 치매간병보험을 판매하기 시작했다.◇제3보험을 '미래 먹거리'로… 생보 점유율 상승세제3보험은 생보사와 손보사 모두 취급 가능한 보험이다. 건강·상해·질병 또는 이에 따른 간병에 관해 보장을 집중한 상품이다. 건강·간병·요양보험 등이 모두 제3보험에 포함된다.최근 제3보험 시장 활성화는 지난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보험업법 개정에 따라 생명보험·손해보험의 겸영이 본격 허용됐기 때문이다.특히 최근 들어서는 저축보험이나 종신보험 등을 담보로 한 상품 판매에 대한 수요가 줄면서 생보사가 제3보험 시장에 본격적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22년까지는 손보사가 시장 점유율을 70% 이상 차지하는 등 성장을 견인했다.하지만 생보사의 제3보험 점유율이 이전까지 20%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상승세는 최근 들어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이 업권의 시각이다.교보생명의 경우 최근 경영조직 개편을 통해 '건강보험사업부'를 신설했는데, 이 또한 건강보험 상품 라인업에 주력하기 위해서다. -
- ▲ 노인요양시설.ⓒ연합뉴스
◇인구 고령화… 암·치매·간병 보험 수요 급증업권에서는 제3보험에 대한 경쟁이 고령화 사회와 맞물리면서 더욱 심화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고령화 사회로 진입할수록 암·치매 등 고령층 질환과 간병 리스크에 대비한 보험 상품에 대해 고객 수요가 늘어난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관련 보험 상품 출시도 발을 맞췄다는 것이다.한 보험사 관계자는 "인구 고령화에 따라 건강에 대한 고객의 '니즈'도 다변화하고 있다"며 "최근 10년전부터 종신보험 가입률은 떨어지고 건강보험에 대한 고객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반면 사망보장에 대한 고객의 수요는 줄었다. 이에 따라 생보사는 기존 주력상품이었던 종신보험·저축성보험 등에서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와 맞닥뜨렸다.◇보험사 CMS 확보 매진… 수익성 보장 상품 주력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적용되면서 보험사의 CSM(보험계약마진) 확보를 절실하게 만들었다.CSM은 보험사가 보험계약을 통해 예상되는 미래 이익을 의미하며, CSM이 크다는 것은 보험사가 장기간에 걸쳐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보험료가 곧 수익을 나타냈던 구 회계기준과 달리 IFRS17에서는 CSM이 보험사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가 됐다.이에 따라 생보사의 경우 수익성이 낮은 저축성보험과 사망보장 보험보다 CSM이 높은 제3보험에 집중할수록 유리해진다.보험연구원에 따르면 IFRS17에서 저축성상품의 CSM은 1.2%, 보장성 상품에서는 종신보험이 9.7%, 건강보험(제3보험)은 19.1%라는 분석이 나왔다. 같은 금액으로 상품을 판매해도 수익성 차이가 크기 때문에 업권의 제3보험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한 보험사 관계자는 "회계제도가 바뀌면서 좋은 손익이 잡히는 제3보험 상품 개발에 주력하는 것이 당연해진 상황"이라며 "생보사와 손보사의 경쟁이 커지면서 업계 경계는 더욱 모호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