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신용집중 현황, 문제점 그리고 개선 방안'한국은행, 3일 금융연구원과 정책 콘퍼런스 열어부동산 자금 쏠림 심각, 관련 대출 미시DB 구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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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부동산 신용규모가 지난해 말 기준 1932조5000억원으로 전체 민간신용의 절반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014년 이후 연평균 100조5000억원씩 증가하면서 11년전보다 2.3배나 확대됐다.부동산에 대한 신용 쏠림으로 기업에 공급되는 금융자원이 부동산 관련 업종으로 꾸준히 흘러가 신성장 산업과 혁신기업 자금 공급이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한국금융연구원은 한국은행과 공동으로 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부동산 신용집중: 현황, 문제점 그리고 개선 방안’을 주제로 이 같은 내용의 공동 정책 콘퍼런스를 개최했다.이 콘퍼런스에서는 부동산 부문으로 신용공급이 집중되고 있는 현황과 원인을 진단하고, 신용공급의 패러다임을 보다 생산적인 부문으로 전환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이항용 한국금융연구원 원장은 이 자리에서 “GDP(국내총생산) 대비 가계 부동산 대출 비중은 주요국과 비교했을 때 중간 정도 수준이지만,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은 주요국 대비 높은 수준으로 가계가 체감하는 부담은 더 크다고 평가된다”면서 “나아가 GDP 대비 부동산업 및 건설업 부채 비중은 주요국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높고, 그 증가세도 빨라 부채 악순환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그러면서 “현재 기업에 대한 신용공여도 담보 및 평가는 해당 기업이 보유한 부동산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면서 “이는 경제적 자원이 보다 혁신적이고 생산적인 부문으로 흘러가지 못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실제 우리나라의 부동산 관련 대출은 2024년 3분기 말 1948조3000억원으로, 전체 민간 신용의 50.3%를 차지했다. 2014~2024년 중 연평균 8.4%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현재 부동산 신용집중은 대출에 대한 수요, 공급, 그리고 규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금융연구원은 가계에서 부동산에 편중된 자산구조를 갖고 있고, 장기간 지속된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 등이 높은 부동산 관련 대출 수요의 원인으로 봤다.기업의 경우 과거 부동산 업종의 수익성과 부동산업 특유의 높은 외부자금 의존도가 맞물리며 관련 대출 수요가 높다고 평가했다.규제 측면에서도 부동산 담보대출의 낮은 자본비용 부담과 금융권 전체의 부동산 관련 대출을 체계적으로 제어할 일관된 규제 수단 부족을 문제점으로 꼽았다.이런 상황에서 부동산 신용이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 급격한 디레버리징이 발생해 금융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수 있고, 중장기 성장동력 확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이항용 원장은 “부동산 금융이 과도하게 확대되지 않도록 리스크관리를 강화하고 금융사 영업기조 변화를 유도하며 사업성을 제대로 평가하는 금융이 돼야 한다”면서 “정책적으로는 자본 기반 규제와 차입자 기반 규제를 적절히 활용하고 금융사의 사업성 평가 역량을 강화, 보증체계 개편, 온랜딩 대출 활용성 강화, 기업 구조조정 체계 개선 등 다양한 방안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김형원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 국장은 “국내 부동산 금융 현황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위해 부동산 관련 대출 미시 DB(데이터베이스) 구축 등 데이터관리체계 정비를 추진하고 부동산 부문으로의 과도한 확대 방지를 위해 은행권의 자율적 관리 노력을 우선적으로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어 “은행이 자체적으로 리스크관리를 강화하고 생산적 부문에 대해 자금공급을 확대할 수 있도록 규제 유인체계 개선 등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