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긴급 세미나 개최세계 교역 위축, 대기업부터 민생경제 위기 우려"한미관계 특수성 부각 … 민관협력 구심점 구성해야"
-
- ▲ 김창범 한경협 부회장(왼쪽 다섯번째)을 비롯한 주요 내빈들이 3일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트럼프 상호관세,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세미나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박인원 고려대 명예교수, 허윤 서강대 교수, 정철 한경협 CRO 겸 한경연 원장, 여한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 김창범 한경협 부회장, 최병일 태평양 통상전략혁신 허브 원장, 이재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장, 이윤희 포스코경영연구원 상무ⓒ한경협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한 가운데, 한미 협상과 국제 공조를 통한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3일 서울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트럼프 상호관세,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주제로 긴급 세미나를 개최했다.김창범 한경협 부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미국이 우리나라에도 예외없이 25%의 높은 상호관세를 부과하면서 우려가 현실이 됐다"며 "미국이 모든 국가에 대해 보편적인 10% 관세를 부과하며 보호무역주의 의지를 명확히 했다"고 언급했다.한국이 부과받은 25%의 상호관세는 중국(34%)보다는 낮지만 일본(24%)과 EU(20%)보다는 높다. 또 베트남(46%)과 인도네시아(32%) 등 한국 기업들의 생산 기지가 있는 국가들도 높은 관세율을 적용받았다.김 부회장은 "이번 조치로 인해 우리 수출 대기업뿐만 아니라 내수 경제 전반에 위기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여한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前 통상교섭본부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4월 2일 선언은 사실상 자유무역과 다자주의의 퇴보"라며 "미국 중서부 7개 주에서는 ‘관세는 감세’(Tariffs are tax cuts)로 인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는 "한국은 지난 13년간 FTA 파트너이자 최근 몇 년간 대미 최대 FDI 투자국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이나 EU보다 높은 수준의 관세를 부과받았다"며 "트럼프 행정부 1기에는 감세와 규제 완화 후 제한적인 관세 정책을 펼쳤지만 2기에는 강력한 관세 정책을 먼저 시행하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기업 투자 결정이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여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관세 부과 조치는 협상의 시작점일 뿐, 끝이 아니다"라며 "우리 경제의 경쟁력과 생산성을 높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트럼프의 사업가적 기질을 고려할 때 그의 발언을 ‘진지하게 듣되,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말아야 한다’(Take him seriously, but not literally)"고 조언했다. 또한 "한미 협상에서 일본, 대만 등 아시아 동맹국들과 협력해 리스크를 분담하는 공조 체제 구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 ▲ 김창범 한경협 부회장이 3일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트럼프 상호관세,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세미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한경협
정철 한경협 연구총괄대표 겸 한국경제연구원장은 "현재 미국 행정부의 의사결정 방식은 철저히 ‘Top-Down’ 방식이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발표 행사도 상당히 활기찬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전했다. 그는 "연방정부뿐만 아니라 주정부, 주의회 등 지역 사회를 대상으로 한 아웃리치 전략을 정교화해야 한다"며 "한미 관계의 특수성을 강조하는 스토리텔링 콘텐츠 개발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특히 토론 참석자들은 이번 트럼프 관세 정책이 자유무역 시대의 종언을 의미하며, 4월 2일 발표는 협상의 끝이 아니라 시작점이라는 점을 공통적으로 지적했다.최병일 법무법인 태평양 통상전략혁신 허브 원장은 "현재 대미 아웃리치는 개별 기업과 정부 부처가 각각 움직이며 시너지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민관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재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안보’, ‘경제안보’, ‘비상상황’을 반복적으로 언급한 만큼 조선, 방위, 원전, LNG, 반도체, 철강 등 핵심 산업이 미국 경제안보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허윤 서강대 교수는 "관세 장벽을 세운다고 해서 미국 제조업이 단기간에 부활하기는 어렵다"며 "결국 수출국 간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박인원 고려대 명예교수는 "미국이 자국이 주도한 국제 질서를 스스로 파괴하는 비상식적인 상황"이라며 "한국은 CPTPP 가입 등을 통해 대안을 마련하고, 올해 APEC 정상회의를 활용해 국제 협력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윤희 포스코경영연구원 상무는 "대미 수출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지만, 미국 시장을 포기할 수 없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서 기업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