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맥스, 상한가 직행…로봇 관련주 일제히 강세장연초 이후 주가 상승률 상위권…하이젠알앤엠 213%↑“올해 AI 발전과 더불어 로보틱스로 시선 이동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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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發) 관세 전쟁이 현실화하면서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높아진 가운데, 국내 로봇 관련주들의 초강세는 연초부터 이어지고 있다. 엔비디아·테슬라 등 글로벌 빅테크뿐만 아니라 삼성전자·LG 등 국내 대기업들도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데다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로봇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진 영향이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10분 기준 반도체 웨이퍼 이송 장비 로봇업체인 싸이맥스는 전장(1만560원)보다 29.92% 치솟은 1만3720원으로 상한가에 올랐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24만주, 33억원을 기록 중이다.

    또 다른 로봇 관련주로 꼽히는 에스피지도 9.29% 강세며 ▲클로봇(6.95%) ▲삼현(6.14%) ▲에스비비테크(5.98%) ▲대동기어(5.60%) ▲레인보우로보틱스(4.56%) ▲에스피시스템스(4.45%) ▲유일로보틱스(3.68%) 등이 일제히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전날 기준 연초 이후 국내 증시에서 주가 상승률 상위 5개 종목 중 4개가 로봇 관련주로 나타났다. 코스피·코스닥 2600여개 상장사 가운데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로봇용 스마트 액추에이터 솔루션 기업 하이젠알앤엠으로 연초 이후 213.43% 폭등했다. 특히 개인과 기관 투자자는 각각 187억원, 46억원을 순매도했지만, 외국인이 237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주가 상승률 2위는 레인보우로보틱스로 108.97% 급등했으며 고영과 한국무브넥스도 각각 106.29%, 99.68% 상승해 4·5위에 이름을 올렸다. 3위는 디스플레이 제조 장비 기업 에스에이티이엔지로 최대주주 변경 소식 등의 영향으로 108.08% 올랐다.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로봇 관련 상품들이 수익률 상위권을 차지했다. KB자산운용의 ‘RISE AI&로봇’은 연초 이후 22.90% 상승하며 2위를, 삼성자산운용의 ‘KODEX K-로봇액티브’는 22.58% 올라 3위를 기록했다.

    로봇주들은 올해 글로벌 대기업들이 로봇 개발과 상용화에 나선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매수세가 몰렸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CES 2025’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로봇 학습을 위한 피지컬 AI 개발 플랫폼 ‘코스모스’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황 CEO는 “일반 로봇 분야의 챗GPT 시대가 코앞에 다가왔다”며 12개가 넘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함께 공개하기도 했다. 엔비디아는 상반기 중 휴머노이드 로봇용 소형컴퓨터 ‘젯슨 토르’도 출시할 예정이다.

    테슬라는 휴머노이드 ‘옵티머스’를 올해 시험 생산해 공장에 배치하고 내후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테슬라는 내년 회사 내부용으로 진짜 유용한 휴머노이드 로봇을 소량 시험 생산할 것”이라며 “2026년 다른 회사들을 위해 대량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하고 국내 로봇 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인수했다. 삼성전자와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본격화를 위해 50여명의 특별 조직을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개최된 지난해 4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미래 로봇 개발 가속화를 위해 글로벌 톱티어 수준의 휴머노이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대표이사 직속의 미래 로봇 추진단을 신설했고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창업 멤버인 오준호 교수가 단장을, 당사의 젊고 유능한 로봇 인력도 배치했다”고 말했다.

    이어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연결 재무제표상 자회사로 편입해 관련 개발 가속화를 위한 기반을 구축했다”며 “삼성전자의 AI·소프트웨어 기술과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로봇 기술을 접목해 첨단 로봇 개발을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준비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한 로봇 관련주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수혜주로도 꼽힌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2.0 시대에는 전 세계적인 노동력 부족, 인건비 상승 및 고령화 등 사회구조적 변화, 리쇼어링 등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인해 로봇 도입이 점차 가속화되는 추세가 될 것”이라며 “사람 형태를 모방한 휴머노이드 로봇은 물건 운반과 정리·위험물 처리·구조 활동 등 일반 로봇에 비해 쓰임새와 잠재력이 훨씬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삼성전자를 비롯해 빅테크 기업들은 AI 기술을 물리적으로 구현할 플랫폼인 로봇 시장 진출을 가속화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그간 테슬라, 엔비디아 등 빅테크와 중국이 주도하던 로봇 테마는 삼성전자의 레인보우로보틱스 인수를 계기로 국내에 확산하고 있다”며 “최근 몇 년간 AI로의 관심이 집중됐다면 올해는 AI 발전과 더불어 휴머노이드 로봇을 중심으로 한 로보틱스로 시선이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강 연구원은 “자동차·조선 산업 등 제조업에서 구인난의 타개책으로 주목받고 있고 국내 주요 수출 업종인 방산에서 추가 성장 모멘텀도 찾을 수 있다”며 “트럼프의 규제 완화 기조, 일론 머스크가 그리는 미래상 등을 통해 로보틱스의 밸류에이션 확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