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업수 524개·투자액 2158억 유로유일하게 10년간 기업수와 투자액 증가韓 기업은 ‘8위’, 기업수 10년전 보다 14개↓“기술패권경쟁 뒤쳐지지 않게 과감한 지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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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간 중국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가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R&D투자의 축이 미국과 중국으로 쏠리면서 첨단기술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대한상공회의소는 유럽연합(EU) 공동연구센터가 지난 12월에 발표한 ‘2024년 R&D 투자 스코어보드’의 2000대 기업 명단을 분석한 결과 지난 10년간 기업 수와 투자액 모두 미국이 1위를 유지했다고 5일 밝혔다.2012년 668개였던 세계 R&D 투자 내 미국기업 수는 2023년 681개로 늘었고, 같은기간 투자액 또한 1910억 유로에서 5319억 유로로 2.8배 증가했다.그러나 성장세 측면에서는 2위를 기록한 중국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2013년 기업수 119개(4위), 투자액 188억 유로(8위)였던 중국은 지난해 기업수 524개, 투자액 2158억 유로로 2위까지 올라섰다. 2013년부터 10년간 2000대 기업에 포함된 중국기업 수는 405개 늘었고, 투자액은 11.5배 증가한 것이다. 상위 10개국 중 10년간 기업수와 투자액이 계속 증가한 국가는 중국이 유일했다.중국의 등재기업 수가 늘어나면서, 일본, 독일, 영국 등 주요국의 기업 수는 감소했다. 우리나라의 기업 수도 2013년 54개에서 2023년 40개로 줄었다. 다만 순위는 10년 연속 8위를 유지했다. 투자액 기준으로는 2013년 193억 유로로 7위였으나, 2023년에는 425억 유로로 5위로 순위가 상승했다.매출액 대비 R&D 투자액을 나타내는 R&D 집중도도 미국과 중국의 증가세가 컸다. 미국은 2013년 5.1%에서 2023년 8.5%로 3.4%포인트(p) 늘었으며, 중국도 1.4%에서 3.9%로 2.5%p가 늘어난 것으로 나왔다. 우리나라의 R&D 집중도는 2.4%에서 4.0%로 1.6%p 늘었으며, 2000대 기업 전체로 보면 3.3%에서 5.1%로 1.8%p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박기순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교수는 “중국은 미·중간 기술패권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기초기술 R&D 강화, 반도체 대기금, 배터리 보조금 등 대규모 투자자금 및 R&D 지원, 각종 세금감면 등 세제지원, AI 육성 위한 규제완화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기업들을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이어 “우리도 반도체 지원법 등과 같은 입법 지원을 신속하게 진행해 기업들을 옭매고 있는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정부도 미래 기술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인 산업정책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기술경쟁이 치열한 첨단산업 분야별로 R&D투자를 분석한 결과, 반도체 산업에서는 엔비디아가 2013년 9억6000만 유로에서 2023년 79억 유로로 8.2배 늘어 가장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한국의 SK하이닉스가 6.7배, 미국의 AMD가 6.1배, 대만의 미디어텍이 5.1배 늘어나며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의 R&D 투자액은 199억 유로로 반도체 기업 중 1위였으며, R&D 투자액은 10년간 약 2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이들 기업은 모두 AI와 밀접한 연관이 있었다. 실제로 엔비디아, AMD는 고성능 AI칩, SK 하이닉스는 AI를 위한 HBM 반도체, 미디어텍은 스마트폰 등 온디바이스 AI칩의 선두주자이다.IT 소프트웨어 및 플랫폼 산업에서는 미국의 메타(페이스북)가 10년 전 대비 32.4배 증가한 332억 유로로 증가율이 가장 높았으며, 중국 1위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가 15배, 이어 고객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미국의 세일즈포스가 10.1배 증가해 뒤를 이었다. 한편 우리나라의 네이버는 10년전에 비해 R&D 투자액이 약 2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자동차 산업에서는 전기차 선두주자인 미국 테슬라의 R&D투자가 10년전에 비해 21.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어 세계 전기차 점유율 1위인 중국의 BYD가 15.8배 증가했고, 인도의 타타 자동차가 2.9배 늘어났다. 투자액 기준으로는 폭스바겐, 벤츠, GM 등 기존 완성차 업체들이 상위권을 차지했으며, 우리나라의 현대차는 10년간 R&D 투자가 2.7배 늘어났다.제약 산업에서는 미국의 길리어드 사이언스(3.4배), 애브비(3.1배), 브리스톨 마이어스(3.1배), 아스트라제네카(3배)의 투자액 증가속도가 높았으며, 특히 코로나19를 기점으로 R&D 투자가 크게 늘어났다. 우리나라 기업 중에서는 한미약품의 R&D 투자액이 가장 컸는데, 10년간 R&D 투자가 2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중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의 등장에서 보듯이 산업별 선도기술을 둘러싼 기업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그러면서 “우리도 국회에 계류 중인 첨단 R&D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상향 및 일반 R&D에 대한 공제율 상향 등 세제지원을 통해 연구개발을 촉진하고, 동시에 반도체특별법과 같은 선제적이고 과감한 지원을 통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R&D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가 제도적인 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