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절판 마케팅' 소비자 '무작정 가입' 경계과거 보험·최신 보장 상품 '균형 조절'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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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가 새해 들어 건강·상해·질병·간병 등에 대한 보장을 강화하는 제3보험 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생명보험업계는 포화된 생보 시장에서 활로를 찾기 위해, 손해보험업계는 생보사들의 도전을 따돌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 제3보험 시장이 보험업권의 최대 격전지가 된 이유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어떤 상품을 어떻게 선택할지 등을 톺아본다. [편집자주]보험업권의 새 회계제도 도입과 초고령화 사회 양상에 따라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보험상품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보험업계가 저축성 상품보다 이윤이 남는 건강보험 등 '제3보험'에 주력하고, 특히 고령층 맞춤형 상품 개발이 활발해지면서다. 제3보험 시장이 확대되면서 소비자 선택 폭도 넓어지고 있다.하지만 상품 구조가 복잡해져 보장 내용 등에 대한 소비자의 높은 이해도가 요구된다는 견해도 나온다. 또한 비슷한 상품이 쏟아지면서 소비자 선택권이 종국에는 축소될 수 있다는 역설도 지적된다.◇제3보험 경쟁 치열해지자 … 소비자 선택 폭도 확대5일 금융권에 따르면 보험업계는 최근 들어 저축성 상품 또는 종신보험보다 건강·질병·간병에 대한 보장을 강화하는 상품 라인업에 주력하고 있다.고령화 사회로 들어서면서 노후에 피하기 어려운 질병 또는 간병 등에 대한 보장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보험사 입장에서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따라 회계 상 높은 수익이 잡히는 건강보험 등 판매가 유리한 구조다.제3보험 시장이 확장되면서 소비자의 선택권도 넓어졌다. 보험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보장 강화 대비 보험료를 낮춘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또한 소비자가 원하는 보장에 따라 특약을 선택할 수 있는 맞춤형 상품이 많아지고 유병자 가입 장벽도 낮아지는 추세다.예컨대 삼성생명은 지난해 경도인지장애 및 치매를 각 단계별로 보장하는 치매보험을 출시했는데, 보험업계에선 최초로 확대된 보장범위였다. 새해 들어서는 144개의 특약을 제공하는 맞춤형 건강보험을 출시했고 이는 삼성생명 상품 중 최다 수준이었다.현대해상의 경우 입원·수술 치료 이력을 세분화해 맞춤형 가격을 제공하는 건강보험을 선보였다. 입원과 수술의 고지기간을 각각 5년까지 분리했고, 총 35가지의 가입유형과 개인별 치료 이력을 세분화해 이를 보험료에 반영했다. 1년 전 입원이력이 있어도 수술이력은 5년이 경과했다면, 기존의 상품보다 약 15% 저렴한 보험료를 가입할 수 있게 됐다.◇불필요한 보험료 지출 주의 … 과거·최신 상품 '균형' 필요소비자 선택권이 늘어나고 보장 범위도 다채로워졌지만 상품 구조가 복잡해지면서 소비자의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 뒤따른다.개인에게 적합한 상품 선택이 어려워지고 불필요한 특약을 추가하거나 중복 가입하는 실수가 발생, 불필요한 보험료를 지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것 좋다, 저것도 좋다' 식으로 하나씩 가입하다보면 보험이 10개 이상 넘어가는 사례가 벌어진다"며 "이런 경우 정작 필요한 보장은 중복되거나 빠져 있을 수 있고 보험료 부담이 커 노후 준비가 사실상 불가능해지는 악순환이 벌어진다"고 지적했다.또한 보험사가 주요 질병과 치매·간병·요양 지원을 강화하는 상품에 집중할수록 보험상품의 다양성이 줄어드는 역설도 지적된다.아울러 보장이 과도한 상품의 경쟁이 과열되면 향후 보험사 손해율 악화로 이어지고 종국에는 보험료 인상 등 피해가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그동안 금융당국은 과열 시장을 지속 관리했지만 이 경우 보험상품을 절판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이른바 '절판 마케팅'이 이뤄질 수 있다. 좋은 상품에 가입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인식되면 '가입해 놓고 본다'는 소비자 행태가 발생하고 합리적인 보험 설계가 어려워진다.이 때문에 경쟁력 있는 보험상품이 대거 출시돼도 '무작정 가입'은 주의가 요구되며, 개인의 건강·상황·목적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선택과 안목이 필요하다.한 보험설계 종사자는 "최근의 보험이 좋다고 과거 보험을 쉽게 갈아타는 것은 피해야 한다"며 "과거 가입 상품을 제대로 활용하고, 필요한 부분만 합리적으로 보완해 보험료 부담과 노후 대비를 균형 있게 조절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말했다.이어 그는 "실손보험을 보험 설계의 기본으로 해서 불필요한 중복 가입을 피하고 각 상품의 특성과 갱신·비갱신 여부를 정확히 파악하며, 검증된 전문가를 통해 장기적인 보장과 재무안정을 함께 가져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