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건설사 44곳 중 8개사, '주택사업' 개점휴업미분양 리스크 영향…'악성 미분양' 1년 새 2배↑"현재 상황 지속될 경우 공급부족 악영향 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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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축 아파트 공사현장ⓒ뉴데일리DB
지난해 중견건설사 열에 두 곳은 국내에서 주택사업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미분양 물량이 크게 늘어나고 있고 원자재값 인상으로 공사비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 되면서 섣불리 주택공급에 나섰다가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2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분석한 결과 시공능력평가 11위~60위권내 중견건설사 가운데 주택사업을 영위하는 44곳 중 8곳은 지난해 주택사업을 한건도 추진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지난해 국내에서 주택공급을 하지 않은 중견건설 총 8개사는 △아이에스동서(시평 21위) △동부건설(22위) △신세계건설(33위) △HJ중공업(36위) △SGC이앤씨(40위) △동양건설산업(42위) △대보건설(53위) △시티건설(57위) 등이다.주택공급이 단 1곳에 그친 중견건설사도 △두산에너빌리티(14위) △계룡건설산업(17위) △태영건설(24위) △라인산업(43위) △일성건설(56위) 등 10곳이 있다.업계에선 이들 건설사가 주택공급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이유에 대해 원자재값 인상과 주택경기 침체에 따른 미분양 리스크가 커진 탓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중견건설사 대부분이 서울과 수도권보다 지방을 중심으로 주택을 공급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실제로 국토교통부 주택 통계를 보면 지난해 전국 아파트 미분양물량은 7만173가구로 2012년 7만4835가구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7만가구를 넘어섰다. 이 가운데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미분양물량이 5만3176가구로 전체의 75.8%에 달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의 경우 2만1480가구로 전년 1만857가구 대비 2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
- ▲ 대구에 위치한 한 미분양 아파트ⓒ연합뉴스
청약결과도 좋지 않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사를 제외한 중견·중소건설사 분양사업장은 총 49곳으로 이중 35곳(71.4%)이 1·2순위청약 모집인원을 채우지 못했다. 전년동기 34곳(55.7%)에서 미달이 발생했던 것에 비해 1년새 청약미달률이 16%p 뛴 셈이다.시장에선 일반적으로 청약마감 후 완판률이 50%라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 완판율은 이보다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청약에 당첨된 이후에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탓이다.중견건설A사 관계자는 "현재 지방은 악성 미분양이 심각한 상황으로 회사가 넘어가지만 않아도 다행일 지경이다"며 "그렇기 때문에 섣부르게 주택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올해도 지방시장에 활기가 돌지 않으면 주택사업을 쉬는 건설사들이 꽤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또 다른 중견건설B사 관계자는 "대형건설사도 지방에서 완판이 어려운 시장상황에서 중견사들은 리스크가 동반되는 무리한 수주보단 안정적인 수주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이마저도 경쟁이 치열해 주택사업 자체를 포기하는 사례는 더 늘것으로 보인다"고 토로했다.본보 조사 결과 지난해 지방에서 분양된 아파트 단지 172곳 중 대형건설사 공급물량은 68곳(39.53%)이었고 이 가운데 완판을 기록한 곳은 17곳(25%)에 불과했다. 대형건설사 브랜드파워도 지방에서는 힘을 쓰지 못한 것이다.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부동산PF 부실문제가 심각한 상항 속 대출이 막히면서 거래가 줄고 미분양 적체현상이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어서 업계가 제대로 굴러갈 수 없는 환경"이라며 "대형건설사조차 서울에서 선별수주를 하는 현재 상황이 지속되면 결국 주택공급은 줄 수밖에 없고 향후 시장의 위험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