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이해진 GIO 복귀·최수연 대표 재선임 중점카카오, 사법리스크 대응 강화·주총 개최지 이전AI 경쟁력과 준법경영, 기업 방향성 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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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와 카카오가 나란히 정기주총을 앞두고 있다. 두 회사는 주요 안건으로 이해진 창업자 경영복귀와 리스크 관리를 키워드로 내세워 관심을 모은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26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양사의 주총 일정이 겹친 것은 12년 만이다.

    네이버는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사내이사 선임을 주총 안건으로 상정했다. 이 GIO는 네이버 창업자로서 경영 전략 수립과 글로벌 사업 확장을 주도해 온 인물이다. 사내이사와 더불어 이사회 의장까지 맡게 되는 안이 유력하다.

    이 GIO의 경영 일선 복귀는 7년 만이다. 2017년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 총수 중심 경영 구조를 문제 삼으며 그의 총수 지정을 검토하자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난 바 있다. 지난해 5월 ‘AI 서울 정상회의’ 세션에 참석하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를 만나는 등 대부분 소버린 AI 의제를 중심으로만 모습을 드러냈다.

    이사회는 이 GIO의 사내이사 추천 사유로 네이버의 성공적 변화를 이끌었던 경험을 꼽았다. 앞서 구글과 야후 등 빅테크를 극복하고 국내 검색엔진 시장을 석권한 경험이 AI 패권경쟁에도 유효하다고 보는 것이다. 이 GIO 복귀 이후 투자와 전략 수립에서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지고 중장기 비전을 제시하면서 네이버의 AI 구상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 GIO의 복귀는 네이버 이사회에 AI와 기술 전문성을 확보한다는 의미도 있다. 변대규 이사회 의장을 비롯해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된 네이버 이사회는 대부분 법률과 금융, 회계 전문가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최수연 대표의 재선임도 주총 안건에 올랐다. 지난해 연간 매출 10조원을 돌파하는 한편, 온 서비스 AI 방향성을 경영 전략에 반영하는 등 중장기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사내이사 채선주 ESG 정책 대표는 임기 만료로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네이버는 이 GIO와 최 대표 투톱 체제를 갖추게 됐다.

    카카오는 기존 이사회 체제를 유지하면서 준법경영 강화를 위한 내부 감시 기능을 강화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뒀다. 사외이사 재선임 명단에는 최세정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와 사외이사 박새롬 울산과학기술원 산업공학과 조교수가 올랐다. 최 교수는 ESG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카카오의 브랜드 이미지 회복, 박 교수는 데이터 분석 전문가로 AI 역량 제고에 중점을 힘쓸 전망이다.

    김선욱 법무법인 세승 대표변호사를 사외이사이자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선임하는 안건도 상정됐다. 김 변호사는 김범수 의장의 재판 등 사법리스크에 대한 대응력 강화와 예방 활동에 주력할 방침이다.

    또한 카카오는 이사진 보수 한도를 기존 80억원에서 60억원으로 감축한다. 2023년 120억원이었던 한도를 재차 줄인 것으로, 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한 의지로 풀이된다.

    정관변경을 통해 주주총회 소집지로 본점 소재지인 제주 외에 경기도 성남시가 추가됐다. 주주들의 접근성 개선 요구에 부응하는 조치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함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카카오 주총은 제주에서만 진행됐을뿐더러 온라인 생중계 시스템도 부재해 ‘깜깜이’ 주총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이해진 창업자 복귀로 AI 집행력을 강화하고 카카오는 총수 재판과 계열사 과징금 등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둔 모습”이라며 “주주총회 안건에 두 기업이 직면한 현실에 대한 고민과 목표의식이 반영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