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C2025 유일한 친필 사인 남겨RTX50 초도 물량 삼성 단독 공급SK하이닉스·마이크론 추격 준비 중
  • ▲ 삼성전자 GDDR7 제품 이미지ⓒ삼성전자
    ▲ 삼성전자 GDDR7 제품 이미지ⓒ삼성전자
    삼성전자가 7세대 그래픽 D램(GDDR7)으로 HBM(고대역폭메모리)에서 못 다한 반전을 꾀한다. 메모리 3사 중 유일하게 엔비디아 초도 물량 공급을 확정지으면서 AI(인공지능) 컴퓨팅 시장을 겨냥한 메모리 1등 삼성의 저력이 드러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4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5'에서 주목받은 삼성의 GDDR7이 올해 본격 양산과 공급을 시작하며 AI 메모리 시장 새로운 수익처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 젠슨 황 사인의 의미 … GDDR7 초도물량 선점한 삼성

    올해 GTC에서 삼성GDDR7이 주목받은 것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해당 제품 전시에 친필 사인을 남기면서다.

    지난 20일(현지시간) 황 CEO는 협력업체 부스투어를 진행하면서 삼성전자 부스를 방문해 유일하게 GDDR7 제품을 찾았다. 그는 GDDR7 제품에 '삼성(SAMSUNG)'이라는 단어와 함께 'GDDR7 최고(GDDR7 Rocks!)', 'RTX는 계속된다(RTX ON!)'고 썼다.

    삼성의 GDDR7은 엔비디아의 최신 게임용 그래픽카드인 '지포스 RTX 5090'에 탑재됐다. 황 CEO도 삼성의 GDDR7과 협력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HBM이나 다른 제품이 아닌 GDDR7에 최고라는 찬사를 보내는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열렸던 GTC 2024에서 황 CEO가 아직 공급이 확정되지 않은 삼성의 5세대 HBM인 'HBM3E' 12단 제품 전시에 자필 사인을 해 시장에 혼란을 일으켰다는 점도 이번 전시에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황 CEO는 해당 제품에 '젠슨 승인(JENSEN APPROVED)'이라고 사인하며 삼성의 HBM3E가 조만간 엔비디아 공급망에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웠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공급은 확정되지 않았다.

    이와는 달리 삼성의 GDDR7은 일찌감치 엔비디아 RTX 50 시리즈에 업계 최초로 공급을 확정지으면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신제품의 초기 성능과 브랜드 평판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초도 물량에 삼성이 전량 공급을 맡으면서 아직 공급을 확정짓지 않은 경쟁사들과의 경쟁에서 기술 우위를 점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삼성은 지난 2023년 7월 업계 최초로 GDDR7을 개발하는데 성공하며 GDDR 분야에서 선두 지위를 공고히 했다. 앞서 지난 2022년에는 '24Gbps GDDR6'도 업계 최초 개발에 성공하며 이력을 쌓아왔다.

    지난해 10월에는 업계 최초로 12나노급 '24Gb GDDR7'을 개발해 주도권을 이어왔다. 해당 제품은 기존 그래픽 D램 주 응용처였던 PC와 게임 콘솔 등에 더불어 AI 워크스테이션과 데이터센터 등 고성능 제품을 필요로 하는 분야까지 영역을 확장했다는 점에서 잠재력을 키웠다.

    동시에 엔비디아 검증 단계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는 삼성 외에도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 메모리 3사가 모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삼성이 최종 검증을 통과하고 최초로 계약 체결에 성공하면서 올해 본격 양산과 공급이 이뤄질 예정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GDDR 검증이 HBM 만큼 까다로운 절차는 아니지만 삼성만 가장 먼저 기술력을 인정받아 공급사로 이름을 올렸다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평했다.

  • ▲ GTC 2025 삼성전자 부스에 전시된 GDDR7에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사인한 모습 ⓒ연합뉴스
    ▲ GTC 2025 삼성전자 부스에 전시된 GDDR7에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사인한 모습 ⓒ연합뉴스
    ◇ 단독 공급에 축포는 이르다 … 'AI 야욕' 마이크론 경계

    다만 삼성이 초도 물량을 공급한 이후 엔비디아가 '멀티 벤더(Multi Vender)' 전략에 따라 추가로 GDDR7 공급사를 선정할 가능성도 높다. 경우에 따라 삼성이 초도 물량만큼의 공급량을 지속적으로 가져가지 못할 수도 있고 앞으로 지속적으로 경쟁사 대비 품질과 성능 우위를 지켜가야 할 필요성도 있다.

    특히 AI 메모리 시장에 야욕을 드러내고 있는 마이크론이 최대 경쟁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크론은 HBM에서도 SK하이닉스에 이어 두번째로 엔비디아 공급망에 입성해 기술력을 과시했으며 차세대 고성능 메모리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어 위협적이다.

    SK하이닉스는 HBM에서 압도적인 성능을 인정받고 생산능력(CAPA)과 기술력을 HBM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 GDDR 경쟁에선 한 발 물러나 있다는게 업계의 평가다. 하지만 AI 메모리 전반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고 엔비디아와의 협력관계가 공고한만큼 SK의 존재도 무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