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규제에 H20 대체품 개발 … 저사양 맞춤형구형 HBM 단종 수순 … GDDR 탑재해 성능 하향삼성전자·SK하이닉스, 입장 엇갈려 … 대응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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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GDDR7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미국 트럼프 정부의 대중(對中) 수출 규제에 또 한번 막힌 엔비디아가 중국 맞춤형 GPU(그래픽처리장치) 'H20'의 저사양 버전을 내놓을 계획으로 알려지면서 HBM(고대역폭메모리)을 공급하고 있는 메모리사들의 셈법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저사양 신제품에는 HBM 대신 GDDR을 사용하는 방향이 유력해 HBM 공급 주도권을 쥐고 있던 SK하이닉스에 더불어 삼성전자가 핵심 공급사에 오를 가능성이 점쳐진다.12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미국 당국이 수출 규정 개정으로 중국 시장에 H20 판매를 사실상 금지하면서 이를 대체할 수 있는 H20 저성능 버전을 내놓을 준비에 들어갔다. 이르면 두 달 뒤인 7월에 엔비디아가 새로운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엔비디아가 새롭게 내놓을 중국향 AI(인공지능) GPU는 기존 H20 보다 메모리 용량을 줄이는 것에 방점을 둘 것으로 알려졌다. 메모리를 줄이는 탓에 기존 제품만큼 대규모 언어모델을 학습하는 능력에는 변화가 생길 수 있지만 최종 성능은 고객이 모듈을 구성하는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게 외신들의 분석이다.엔비디아가 신제품에 메모리 변화를 중점적으로 추진하면 기존 H20에 탑재되던 핵심 메모리인 HBM을 GDDR로 대체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으로 향하는 첨단 반도체 칩을 막아선 데도 불구하고 중국이 '딥시크'와 같은 자체 개발 AI 모델을 상당한 수준으로 완성할 수 있었던 데는 GPU에 탑재되는 고용량 메모리인 HBM의 영향도 컸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엔비디아의 AI GPU에 더불어 HBM까지 규제 사정권에 들면서 HBM을 탑재한 GPU를 중국에 공급하기가 어려워진 것으로 풀이된다.최신 HBM인 5세대 'HBM3E'를 대신해 이전 세대 HBM을 탑재하는 방법도 가능하지만 HBM 제조사들이 해당 제품들을 단계적으로 생산 중단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이 걸림돌이 됐다. SK하이닉스는 이미 HBM3E 이상의 최신 제품을 생산하는데 생산능력을 총동원하고 있는 상황이고 유일하게 HBM3나 HBM2E 등 이전 세대를 생산하고 있는 삼성도 이 생산라인을 단계적으로 정리하는 수순에 돌입한 상태다. -
- ▲ SK하이닉스 GDDR7 제품 이미지 ⓒSK하이닉스
대신 메모리 3사의 최신 GDDR을 탑재하는 방안이 주목받는 것이다. 삼성과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3사 모두 최신 제품인 GDDR7을 내놓고 머신러닝이나 AI 일부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성능을 자랑한 바 있다.삼성은 높은 데이터 전송 속도와 대용량 메모리를 앞세워 GDDR 시장에서 여전한 메모리 강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대 42.5Gbps 데이터 전송 속도를 지원해 기존 GDDR6 대비 30% 넘게 개선된 성능을 인정받았다. 고용량 수요에 맞춰 업계 최초로 24Gb 용량의 GDDR7을 개발하는데도 성공해 엔비디아 신제품에서 HBM에 버금가는 성능을 낼 수 있는 대체제로 택할 여지가 크다.SK하이닉스의 GDDR7은 전작 대비 전력 효율과 열 저항을 크게 높였다는 점에서 인정받는다. GDDR6 대비 전력 효율은 50% 높아지고 열 저항은 74% 감소해 고성능 GPU에서도 안정적으로 동작할 수 있다는 점이 최대 강점이다.HBM에서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고 있는 마이크론도 GDDR에서 이전보다 경쟁력을 드러내고 있어 무시할 수 없는 존재다, 마이크론의 GDDR7은 시스템 대역폭이 전작 대비 60% 향상됐고 응답시간이 20% 감소됐다는 점을 앞세워 엔비디아 공략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