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 중단 여파 … 빈 매대 늘어나노조 “MBK, 청산 전제로 회생 진행”최대주주 MBK 책임론 확산, 검찰 수사 착수
  • ▲ 서울우유가 3월 20일부터 홈플러스에 납품을 일시 중단했다. 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 내 우유 판매대 모습.ⓒ연합뉴스
    ▲ 서울우유가 3월 20일부터 홈플러스에 납품을 일시 중단했다. 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 내 우유 판매대 모습.ⓒ연합뉴스
    ‘홈플러스 사태’가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후폭풍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홈플러스 경영진은 채권 사기 발행 혐의를 받고 있으며 현장에서는 소상공인을 포함한 입점업체들이 여전히 미정산 우려로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홈플러스 일부 임직원들은 퇴직연금 체불 우려와 함께 조기 퇴사하고 있다.

    홈플러스 측은 정상영업을 전제로 한 ‘선제적 기업회생’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위태롭게 영업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가 지난 3월 4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이후 한 달 동안 연이어 대규모 할인 행사를 진행 중이다. 

    홈플러스는 지난 3일부터 ‘홈플런 온라인 슈퍼세일’을 시작했다. 기업회생 신청 직전인 2월 말부터 ‘홈플런 이즈 백(2월 28일~3월 12일)’, ‘앵콜! 홈플런 이즈 백(3월 13~26일)’, ‘창립 홈플런 성원 보답 고객 감사제(3월 27일~4월 2일)’ 등을 연이어 진행한 데 이어, 또 한 차례 행사를 연장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가 상거래채권 지급을 위한 현금 확보 목적으로 행사를 지속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홈플러스 측은 “기존부터 각 주별로 진행하는 할인 행사의 일환”이라고 반박했다. 또 지난 3월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홈플러스의 할인 행사는 반쪽짜리라는 평가도 나온다.

    서울우유가 지난달 납품을 중단하면서 우유, 치즈, 요구르트 등 유제품이 매대에서 사라지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입점업체가 공식적으로 납품을 재개했지만, 일부 매장에서는 여전히 빈 매대가 눈에 띈다. 미정산 우려로 납품 업체들이 물량을 적극적으로 공급하지 않고 있어서다.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울며 겨자 먹기로 납품을 지속하고 있다.

    홈플러스에 생활용품을 공급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홈플러스 매출 비중이 높아 미정산 우려가 크지만, 공급을 중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 ▲ 서울 홈플러스 신선식품 진열대 모습. 오픈 시간에 맞춰 식품을 채워 넣었지만, 여전히 빈 매대가 눈에 띈다.ⓒ이미현 기자
    ▲ 서울 홈플러스 신선식품 진열대 모습. 오픈 시간에 맞춰 식품을 채워 넣었지만, 여전히 빈 매대가 눈에 띈다.ⓒ이미현 기자
    홈플러스 사태에 대한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책임론도 확산되고 있다. 검찰은 신영증권 등 4개 증권사가 김광일 MBK 부회장(홈플러스 공동대표)과 조주연 홈플러스 공동대표 등 홈플러스 경영진을 형사 고소한 사건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금융당국도 MBK파트너스가 기업회생절차 신청 전 신용등급 강등을 인지하고도 ABSTB(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 판매를 강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홈플러스 ABSTB를 포함한 유동화증권과 단기물 규모는 6000억원을 넘는다. 홈플러스는 4000억원 규모의 ABSTB를 상거래채권으로 분류하고 우선 변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나 구체적인 변제 시기나 재원 조달 방안은 나오지 않았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사재 출현 의사를 밝혔지만, 실효성에 여전히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홈플러스 노조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 지부는 “MBK파트너스가 사실상 청산을 전제로 회생을 추진하고 있다”며 “점포 및 사업부 매각, 구조조정이 배제된 회생 계획서를 제출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심지어 일부 직원들은 퇴직연금조차 확인할 수 없어 조기 퇴사하고 있다”고 했다. 

    홈플러스 측은 최근 공식 입장문을 통해 “긴급한 기업회생 신청으로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피해를 주고, 국회와 정부에 걱정을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현재 금융감독원에서 진행 중인 조사와 검사에 성실히 응하겠다”고 밝혔다.

    또 퇴직금 체불 우려와 관련해선 “직원의 급여와 퇴직금은 최우선 변제 대상인 만큼 아무런 문제 없이 전액 지급 될 것”이라며 “회사 사정으로 인해 퇴직연금 관련 직원들에게 불필요한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 ▲ 홈플러스 노조는 MBK에 청산을 전제로 회생을 추진하고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연합뉴스
    ▲ 홈플러스 노조는 MBK에 청산을 전제로 회생을 추진하고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