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째 멈춘 안전상비의약 품목 확대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 매출 매년 두자릿수 신장 GS25·동화약품 베트남서 약국 숍인숍 매장 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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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 매대ⓒ연합뉴스
편의점 업계가 의약품 품목 확대 필요성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안전상비의약품 판매가 시작된 2012년 이후 3년마다 품목 재검토가 이뤄져야 하지만, 지난 12년간 약사회 등의 반발로 논의는 제자리걸음이다.출점 위주의 성장 전략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편의점은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의약품 품목 확대는 소비자 편의를 높일 수 있는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23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안전상비의약품의 품목 조정 및 심의를 담당하는 지정심의위원회는 2018년 이후 한 차례도 회의를 열지 않았다. 지정심의위원회는 시민단체, 약학회, 의학회, 공공보건기관 등의 위원 추천을 받은 10명으로 구성된다.2012년 약사법 개정으로 공휴일이나 심야 시간대 약국 이용이 어려운 소비자들을 위해 편의점에서 안정상비의약품 판매가 시작됐다.현재 국내 편의점에서는 해열진통제 3종, 종합감기약 2종, 소화제 4종, 파스 2종 등 총 11종의 안전상비의약품만 판매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약 30만종, 일본 1000종, 영국 1500종의 일반의약품을 편의점 등 소매점을 통해 판매하고 있어 큰 차이를 보인다.편의점 업계는 화상 연고, 위장 진정제, 지사제, 인공 눈물 등 긴급 의약품을 추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국내 편의점의 안전상비의약품 매출은 매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세븐일레븐에서는 2022년 30,% 2023년 20%, 2024년 15%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CU, GS25, 이마트24 역시 안전상비의약품 매출이 매년 두자릿수로 증가 추세다.특히 병원과 약국이 문을 닫는 시간대인 명절 연휴, 주말, 공휴일, 심야·새벽 시간대에 편의점 의약품 매출이 급증한다. GS25의 경우, 오후 6시부터 자정 사이 일일 전체 매출 중 의약품 매출이 45.3%에 달한다.전국 곳곳에 24시간 운영되는 편의점의 높은 접근성이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 ▲ GS리테일과 동화약품이 지난 2월 베트남 끼엔장성 고콩시티에 연 편의점 약국 숍인숍 매장 ‘GS25버쥐링-고콩점' 현장ⓒGS리테일
이 같은 흐름에 맞춰 편의점 업계는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GS25는 지난 3월 동화약품과 손잡고 베트남에 ‘편의점·약국’ 숍인숍(Shop in Shop) 형태의 차세대 플랫폼을 선보였다.전문 약사의 건강 컨설팅 서비스 제공하고 의약품·건강기능식품·뷰티 상품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한 토털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구축이 목표다.이 시도는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시장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2월 편의점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4.6% 감소하며 약 5년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했다. 새로운 성장 돌파구가 절실한 시점이다.다만 국내에선 편의점 의약품 확대 추진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약사회는 올해 안전성 평가를 통해 편의점 상비약 판매제도의 지속여부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약사회와의 갈등은 편의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다이소가 제약회사와 손잡고 건강기능식품을 출시하면서 약사회의 반발에 부딪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