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보조금 등 대미 리스크 커져이 회장과 1대1 회동 성사 여부 관심트럼프 정부 실세 … 재계 총력 대응
  •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뉴데일리DB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뉴데일리DB
    트럼프 행정부 2기의 '막후 실세'로 꼽히는 트럼프 주니어가 오는 30일 한국을 찾아 재계 총수들을 만난다. 관세 리스크, 반도체법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삼성전자 역시 이번 회동에 참가할 전망이다. 최근 적극적인 현장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또다시 해결사로 나서 대미 통상 압박 해결책을 논의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트럼프 주니어는 오는 30일 이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를 만날 예정이다. 

    정용진 신세계 회장의 초대로 이뤄진 방한 일정인 만큼 정 회장이 모두 이번 만남에 동행할 예정이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등 10대 그룹 총수를 비롯해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등 여러 재계 인사와의 만남도 점쳐진다.

    이번 일정에서 이 회장 역시 트럼프 주니어와의 회동에 직접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제일모직·삼성물산 부당합병·분식회계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이 회장은 최근 중국, 일본을 오가며 적극적인 현장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국 방문 당시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수석이 주최한 CEO 회동에 참석하며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이달 초 중국 출장 뒤 귀국하는 모습ⓒ윤아름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이달 초 중국 출장 뒤 귀국하는 모습ⓒ윤아름 기자
    실제 최근 삼성은 대미 사업 리스크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해외 대관조직인 GPA(글로벌퍼블릭어페어스)팀을 실 단위로 격상 시킨 뒤 외교관 출신인 김원경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힘을 실어줬다. 

    이후 올해 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는 31만5000달러(약 4억4700만원)을 기부하고, 지난달 로비 업체인 '콘티넨털 스트래티지'와 계약을 맺기도 했다. 이 로비 업체에는 트럼프 대통령 보좌를 총괄하는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의 딸이 소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이번 회동에서 삼성전자가 직면한 대미 사업 리스크 해소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미국에 총 370억 달러(53조원)을 들여 반도체 생산 시설과 R&D 센터 등을 구축하기로 했다. 

    바이든 정부가 이끄는 '반도체지원법(칩스법)'에 따라 47억5000만 달러의 보조금을 받고, 기존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에 이어 테일러에 파운드리 공장 2곳, R&D 시설을 들이기로 한 것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칩스법 폐지를 강력하게 추진하면서 해당 법에 기반한 보조금 지급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 ▲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트럼프 주니어ⓒ신세계
    ▲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트럼프 주니어ⓒ신세계
    다만 한미 관세 협상이 이번주 본격화된 만큼 상호 관세에 대해선 유보적인 입장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대미 흑자 교역국에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면서 한국은 25%의 상호 관세를 부여 받았고, 동남아에도 최대 50%에 이르는 관세가 책정되며 공급망 리스크가 심화되고 있다. 다만 우리 정부는 이번주부터 미국과의 상호 관세, 품목별 관세 인하 등을 놓고 실무 협의를 진행해 경제 안보를 강화할 수 있는 성과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은 그간 대미 소통 창구를 마련하기 위해 대관 조직을 손보고, 트럼프 정부와 연이 닿는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며 "트럼프 주니어는 부통령 등 주요 인사를 천거하는 등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인물로 언급되는 만큼 이 회장이 직접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기업들이 상호 관세, 공급망 리스크 등 여러 에로 사항에 대해 직접 전할 수 있는 소통이 장이 될 것"이라며 "(미국이) 우리 기업과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한미 경제 교류과 개선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