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중장기 과제로 진행 … 서울대병원 주축 207개 의료기관 협력본인 치료 넘어 동일질환 환자에게 치료법 제시 역할론"질환으로 인한 아픔은 멈춤이 아냐" 메시지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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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21년 故 이건희 전 삼성 회장 유족이 소아암·희귀질환 연구에 써달라며 기부한 3000억원을 토대로 아이들이 웃음을 되찾았다. 병마와 싸우는 새싹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 

    2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은 소아암과 희귀질환 환자들의 치료와 연구를 지원하는 10년 중장기 사업으로 수도권 외 지역 환자들의 의료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전국적인 의료 인프라 확충과 지역 병원과의 협력을 강화했다. 

    이 사업을 통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총 1만1822명의 환자가 진단을 받았고 5512명이 치료를 받았다. 또 2만9379건의 코호트 데이터가 등록돼 207개 의료기관과 1529명 의료진이 협력해 최적의 치료를 제공 중이다. 

    부족한 정부 지원 등 한계를 딛고 전방위적 네트워크 구축이 이뤄진 것으로 아픈 아이들의 적기에 치료를 받아 꿈을 키울수 있는 토대가 됐다. 

    어린이날을 앞둔 이날 전국의 소아암 및 희귀질환 환자들과 보호자들이 서울대병원으로 모였다.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단이 개최한 '우리들은 자란다'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11살 김현우 군(가명)은 자신의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최근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진단받고 현재 외래 추적 관찰 중인 현우 군은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을 통해 소아 혈액암 환자들의 진단과 치료 향상을 위한 유전체 분석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본인의 치료에만 그치지 않고, 다른 환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치료 플랫폼 확장에 기여하고 있다. 현우 군은 아픔에서 멈추지 않으며 성장하고, 꿈을 향해 끊임없이 나아가고 있다.

    건강을 회복 중인 현우 군은 "저는 곤충학자가 되는 게 꿈이에요. 어느 날 사슴벌레를 보았는데, 그때부터 곤충의 매력에 빠졌어요. 어린이날에는 동생과 함께 커다란 테라리움을 만들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현우 군처럼 병마와 싸우면서도 자신만의 꿈을 키워가는 많은 어린이들이 있다. 사업단은 이번 행사에서 핵심 슬로건인 #아픔은멈춤이아니다, #kidsneverstop, #우리들은자란다 등의 메시기를 강조했다. 

    6살 김해성 군(가명)은 27주 미숙아로 태어나 전국에 환자가 100여명이 안 되는 희귀질환인 단장증후군으로 진단됐다. 뇌병변과 자폐성 장애까지 동반되어 발달이 늦고, 걸음도 불편해 최근 다리 수술을 받았다. 

    "봄바람을 따라 함께 자전거 연습을 하면서 아이의 재활을 돕고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전한 해성 군 어머니는 사업단을 통해 소망을 이뤄 기쁘다고 말했다. 해성 군은 현재 가정 정맥 영양 지원 시스템 구축사업에 참여해 치료 지원을 받으며 다른 환자에게도 도움이 될 소중한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이날 행사는 '질환으로 인한 아픔은 멈춤이 아니며, 아이들은 여전히 자라고 성장하는 위대한 존재'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기획됐다. 약 200여명의 환자·가족들과 의료진들이 함께 모여 서로의 꿈과 희망을 나누며 아픔을 넘어 성장하는 미래를 응원했다.

    최은화 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단장(서울대어린이병원장)은 "이번 행사는 고 이건희 회장님의 고귀한 뜻을 이어받아 치료로 지쳐 있는 환자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고 소중한 추억을 선물하는 자리였다"며 "앞으로도 사업단은 아이들이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전국 의료진과 협력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