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외국인 국내 카드 사용액 56조원 … 2019년比 65%↑"중저신용자 노하우 바탕" … 저축은행도 외국인 공략 나서가입률 절반에도 못 미쳐 … 보험업계, 외국인 전담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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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체류 외국인이 265만명을 넘어서며 카드사에 이어 저축은행과 보험사까지 외국인 특화 금융상품 출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2금융권 전반이 새로운 수익 기반 확보를 위해 외국인 고객 유치에 속속 나서는 모습이다.

    ◇카드사 "외국인 고객 잡아라" … 맞춤형 혜택 줄줄이 출시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체류한 외국인은 265만명으로, 2021년 대비 35% 이상 증가했다. 외국인 취업자 수는 같은 기간 101만명으로 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외국인의 카드 사용 규모도 함께 확대되고 있다. 이민정책연구원이 추정한 2023년 기준 외국인의 국내 신용카드 사용액은 56조2818억원으로 2019년보다 65% 증가했다. 이는 전체 카드 사용액의 7%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에 카드사들은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전용 상품 출시로 모객에 나서고 있다.

    국민카드의 '탄탄대로 웰컴카드'는 대형마트 5% 청구 할인, 편의점 할인, 버스·지하철 10% 할인 등 실생활 밀착형 혜택을 담고 있다.

    신한카드는 외국인 근로자 대상 소액 해외송금 업체인 E9페이와 손잡고 이달 중 'E9페이 신용카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해당 상품은 외국인 주요 소비 분야를 반영한 혜택과 송금 수수료 우대 서비스를 포함할 계획이다.

    하나카드는 OTT, 배달, 커피 등 체류 생활에 밀접한 소비 항목에서 캐시백을 제공하는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구독 서비스 결제 시 건당 1000원, 영역별로 최대 4000원의 혜택을 제공한다.

    우리카드는 해외 가맹점과 간편결제, 편의점·영화·대중교통 등 다양한 생활 영역에서 캐시백을 제공하는 외국인 맞춤형 체크카드 '카드의정석 K-LIFE CHECK'를 운영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의 비중어 늘어나며 미래 고객으로서의 중요도가 커지고 있다"며 "고객층의 변화에 따라 이들의 니즈를 반영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확대하는 흐름은 자연스러운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카드업권뿐 아니라 저축銀·보험까지 … 외국인 유치 '총력'

    외국인 고객 확보 경쟁은 카드사에 이어 저축은행과 보험사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2금융권 전반이 외국인을 미래 핵심 고객층으로 보고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저축은행업계도 이에 발맞춰 외국인 고객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을 운용하며 쌓아온 심사 경험과 영업 데이터를 활용해, 외국인 금융 수요에도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OK저축은행은 지난해 4월 비전문취업(E-9) 비자를 보유한 만 18~45세 이하 근로소득자를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상품 ‘Hi-OK론’을 출시했다. 웰컴저축은행도 E-9 비자 대상자를 위한 전용 대출상품을 운영 중이다. 해당 상품은 출시 4개월 만에 누적 취급액 100억원을 넘어섰다.

    보험업계 역시 외국인 고객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생명·장기손해·자동차보험 중 하나 이상에 가입한 외국인은 약 69만4000명으로 전체 체류 외국인의 41.1% 수준에 불과하다. 내국인의 보험 가입률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업계는 외국인 대상 안내와 상담 서비스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3월부터 외국인 계약 고객에게 보험금 청구·수령 등 주요 절차를 모국어로 안내하는 서비스를 월 1회 제공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영어와 중국어 상담이 가능한 직원을 배치해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고객의 불편을 줄였다.

    삼성화재는 외국인을 위한 전용 금융 상담센터를 운영 중이다. 보험 상담을 원하는 외국인에게 전담 보험 설계사를 연결해준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와 체류자의 비중이 점차 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이들을 위한 금융 서비스 확대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며 “현재는 수신 위주 접근이 많지만 여건이 마련되면 여신 등으로도 서비스가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