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사회문제 해결 성과 측정해 인센티브 줘야"

최태원 SK 회장이 SK의 사회성과인센티브 경험,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기업과 사회적 기업 간의 협력을 언급하며 사회문제 해결 성과에 보상하는 새로운 시장 시스템을 제안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 슈왑재단 총회에서 “선한 의지만 있다고 사회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성과를 화폐적으로 정확하게 측정하고 세제혜택 등 금전적 인센티브가 주어진다면 기업이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것이다”고 말했다.

시장 메커니즘을 활용해 사회적 가치를 거래 가능한 가치로 파악할 수 있다면 시장 시스템은 더 활발하게 움직일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이윤 창출과 사회 혁신을 동시에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런 방식이 다양한 사회문제에 직면하고 있는 글로벌 경제의 근본을 재구상하는 시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날 발간된 보고서가 이 같은 아이디어를 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개회식에서는 세계경제포럼 슈왑재단과 최태원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사회적가치연구원은 공동 보고서  ‘가치의 재정의:성과기반금융에서 사회적 가치 거래로’를 발표했다. 이는 세계 최초로 주류 경제를 대상으로 한 사회적 가치 거래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제안했다. 

앞서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 2013년 세계경제포럼에서 SPC(Social Progress Credits) 개념을 제안했다. 이는 ‘사회문제 해결 성과에 기반한 금융지원’ 방법을 의미한다.

이후 SK는 2015년부터 지금까지 약 10년간 한국의 사회적 기업을 대상으로 사회문제 해결 성과를 측정하고 현금 인센티브를 주는 SPC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10년간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회적 기업은 약 500여개, 이 기업들이 창출한 사회문제 해결 성과는 약 5000억원, SK가 보상으로 지급한 인센티브는 약 700억원이다.

이후 올해 1월 세계경제포럼에서 SPC 성과를 발표하면서 세계 최초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성과기반금융’을 주제로 하는 보고서를 냈다.

이날 보고서에서 발표된 ‘사회적 가치 거래’는 긍정적인 사회성과를 거래가능한 자산으로 전환하고 이를 통해 시급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시장 메커니즘을 의미한다. 기업이 사회문제를 해결하면 해당 성과를 화폐적으로 측정하고 일정 부분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크레딧을 제공하고 교환하는 시장 시스템이다. 

예컨대 정부는 사회문제를 해결한 기업에 대해 직접 보상하거나 세액공제 및 세액공제권 거래제도를 지원할 수 있고, 기업은 기존 비즈니스 모델에 사회문제 해결 요소를 넣고 성과에 따라 경제적 보상을 받아서 기업의 경제적 가치를 높일 수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그런 기업의 성과를 시장 가치로 인정하고 사고 팔 수도 있고 금융상품으로 만들 수도 있다. 즉, 사회적 가치로 돈을 벌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이 생기는 것이다.

이 경우 정부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직접 세출을 줄일 수 있고 기업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활용할 수 있다. 기업은 사회문제 해결에 자원을 투입하면서도 기업가치로 인정받을 수 있고 시장에서 그 성과를 거래할 수 있으므로 비즈니스 성과로 연결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새로운 투자수익을 찾아낼 수 있다. 사회 전체적으로는 더 많은 사회문제가 해결되는 후생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편 슈왑재단은 2024년 기준 전 세계 10만명 이상의 사회적 기업가를 지원하는 120개 이상 기관 회원과 약 500여명의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기업가와 사회혁신가들로 구성돼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1998년에 설립한 글로벌 최고 수준 사회혁신 네트워크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