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공사, 20년째 동결된 공항이용료 최대 2배 인상 추진공항이용료 항공권에 포함…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가족 단위·LCC 단거리 노선 탑승객 체감 부담 높아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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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 ⓒ서성진 기자
국내 항공사들이 2분기 실적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공항이용료 인상 추진까지 겹치며 수요 위축 우려가 커지고 있다.공항이용료는 항공권에 포함돼 소비자가 부담하는 구조여서 항공권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이로 인한 탑승률 저하가 항공사 수익성에 추가 부담을 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현재 국제선 승객 1인당 1만7000원 수준인 공항이용료를 3만~4만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공항이용료는 항공사와 승객이 공항시설을 사용하는 대가로 부과되는 법정 요금으로, 공항공사가 요율을 산정해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신고하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 요금 인상은 법 개정 없이도 가능하지만, 정부 심의 절차를 거쳐야 하며 항공사 및 소비자 반발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전일 기자간담회서 "(영국 런던) 히드로공항은 1인당 9만3000원을 받는데 인천공항은 아직 1만7000원에 머물러 있다"며 "3만~4만원 수준이 합리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20년간 동결된 공항이용료를 더는 방치할 수 없다"며 "공항 재무 건전성과 국제 경쟁력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공항이용료는 항공권 운임에 포함돼 항공사가 대행 징수하고, 실질적인 부담은 승객이 진다.인상안이 시행되면 항공권 총액이 그대로 올라가게 되는 구조다. 가족 단위 여행객이나 단거리 노선을 주로 이용하는 소비자에게 체감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항공사 입장에서도 가격 저항에 따른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가 나온다.항공업계는 올 2분기 실적 부진에 허덕이는 가운데 공항세까지 인상될 경우 항공수요가 더 줄어들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올 2분기 대한항공은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33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했다. 국제선 여객 수요는 회복세를 이어갔지만, 원화 약세에 따른 외화환산 손실과 정비비·인건비 증가가 수익성에 부담을 줬다. 특히 화물 부문 실적은 글로벌 운임 하락으로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줄었다.저비용항공사(LCC)들의 상황은 더 어렵다. 항공권 평균 운임이 10만~15만원 수준으로 낮기 때아 공항세가 1만8000원가량 인상되면 총액 대비 비중이 15~20%에 이른다.또 가격에 민감한 고객층이 많은 만큼, 일부 노선은 수요가 꺾일 수도 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공항세는 항공사 부담이 아니지만, 인상은 곧바로 수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특히 단거리·휴양지 노선을 주력으로 삼는 LCC는 더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항공업계는 공항 운영 재정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인상 시기와 속도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한 항공사 관계자는 "항공 수요가 코로나 이전 수준을 아직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황에서 공항세를 올리면 회복 흐름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면서 "업계와 소비자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점진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