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7 대책'에도 집값 다시 꿈틀, 강남 이어 상승 지역 확대 주택 공급 부족,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까지 겹쳐 文정부 27번 부동산 대책 거치며 시장에 학습효과 만연 돈 풀기 정책, 자산 시장으로 유입 과감한 공급 대책 없이는 '부동산 악몽' 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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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아파트 전경. ⓒ뉴데일리DB
6·27대출규제 후 잠잠했던 서울 집값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6억원 제한'이라는 극약처방에도 불구하고 한달 반만에 강남권과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폭이 다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앞서 문재인 정부 집권기간을 거치며 "버티면 오른다"는 시장내 인식이 팽배해진데다 주택공급 부족,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까지 겹쳐 집값이 다시 과열조짐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1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첫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14% 오르며 전주 0.12%대비 상승폭이 확대됐다. 상승폭이 커진 것은 6·27대책 발표후 6주만이다. 특히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을 중심으로 상승거래,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강남구 논현동 '논현아이파크' 전용 59.75㎡는 지난 1일 직전거래대비 1억원 오른 15억3000만원에 매매계약서를 썼다. 같은날 서초구 서초동 '현대슈퍼빌' 전용 216.16㎡은 기존 최고가보다 5억원 뛴 41억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기록했다.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 집값 상승폭이 다시 커진 원인으로 시장 학습효과를 꼽았다. 문재인 정권당시 총 27번의 부동산대책 발표와 그에 따른 일시적 집값하락후 반등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시장내 "버티면 오른다"는 인식이 더욱 공고해졌다는 지적이다.실제 문 정부는 다주택자 세금 중과와 재건축 규제, 임대차3법 도입 등 규제중심 부동산대책을 쏟아냈지만 그때마다 집값이 더 뛰는 역효과만 불렀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조사결과 문 정부 시기 전국 집값상승폭은 78%로 역대정권 가운데 가장 높았다.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 문재인 정부를 거치면서 시장내 학습효과가 매우 커졌다"며 "이로 인해 대출규제후 거래가 잠깐 위축됐다가 원래 상승세를 되찾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러면서 "이번 대출규제 발표후에도 장기적으론 집값이 다시 상승할 것이라는 얘기가 계속 나왔다"며 "그만큼 시장심리가 이미 확정됐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공급부족도 집값상승폭 확대요인으로 꼽힌다. 양질의 주택이 적기에 공급되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에 서울 상급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윤석열 정부 출범후 고금리와 시장침체, 공사비 급등으로 연평균 주택 착공물량이 21만가구씩 감소해 3년간 총 63만가구의 공급부족이 누적돼 있다"며 "이런 가운데 서울 주택시장 진입인구와 결혼건수 증가로 대기수요가 늘어 집값이 다시 급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김은선 직방 빅데이터실 랩장은 "단순한 주택공급 부족이라기보다는 실수요층이 원하는 입지나 주택유형이 제때 공급되지 않을 수 있다는 인식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같은 인식이 시장가격을 떠받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실제 서울과 수도권 주택 공급난은 심각한 수준이다. 국토교통부 6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상반기 수도권 아파트 착공물량은 6만5631가구로 전년동기대비 8.1% 줄었고 분양은 4만986가구로 18.4% 감소했다. 주요 공급지표인 착공과 분양이 동반하락하면서 2~3년뒤 주택공급난이 불보듯 뻔해진 것이다.기준금리인하 기대감과 통화량 증가도 집값상승 요인으로 지목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국은행의 8월 기준금리 인하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특히 정부의 2차 추가경정예산 집행에도 올해 연간성장률이 0%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기부양을 위한 추가 금리인하가 불가피할 것이라는게 업계 전망이다.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은 "국가경제 활성화와 사회간접자본 투자, 코로나19 재난지원금, 민생회복 지원금 등으로 국내 통화량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같은 통화량 증가는 주식이나 부동산 등 자산시장으로 유입돼 가격 상승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초강력 대출규제에도 공급 부족 불안심리와 함께 통화량이 늘 것이라는 기대가 여전하다"며 "급매물을 내놓는 집주인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 실수요자들이 매수에 나서다보니 시세가 오르는 것"이라고 진단했다.이은형 연구위원은 "대출제한 등 규제는 당장 거래량을 줄일 수 있겠지만 장기적인 정책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며 "집값을 장기간 안정시키려면 규제보다는 물가안정 등 경제 전반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