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마용성 등 지역 대장아파트 줄줄이 신고가 경신'서울숲아이파크리버포레' 전용 59㎡ 4.5억 오른 28.5억8월 아파트 거래량 2983건…7월 거래량 대비 75% 육박"실행력 없는 공급대책 발표시 집값 재급등 가능성 커"
  • ▲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뉴데일리DB
    ▲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뉴데일리DB
    6·27대출규제 시행 두 달이 경과한 가운데 서울 주요지역 '대장아파트' 신고가 거래가 확산하고 있다. 대출규제에도 자기자본 여력이 큰 투자자들에 실수요까지 받쳐주면서 가격상승이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신속하고 실행력 있는 공급대책이 뒤따르지 않을 경우 하반기 '키 맞추기' 현상으로 서울전역 집값이 재급등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31주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로 재건축 추진단지와 가격상승 기대감이 큰 강남3구 및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단지에서 상승계약이 이뤄졌다.

    실제로 6·27대출규제 이후에도 강남권과 재건축단지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집계를 보면 강남의 대표적인 대장주단지중 하나로 꼽히는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 1·2차' 전용 196㎡가 대출규제 이후 127억원에 매매되며 최고거래가를 새로 썼다. 같은면적 직전최고가는 6월16일 거래된 120억원으로 7억원이 상승 매매됐다.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블래스티지' 전용 113㎡ 경우 지난달 14일 44억9000만원에 매매됐다. 지난 6월 25일 동일면적이 42억5000만원에 거래됐는데 두 달도 되지 않아 2억4000만원이 더 오르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서초구 서초동 '래미안리더스원' 전용 114㎡는 지난 7월 46억원에 매매계약을 체결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송파구 집값도 연일 신고가를 갱신 중이다.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84㎡는 지난달 9일 28억9000만원에 팔렸다. 규제 이후에도 28억5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는데 이보다 4000만원 더 오르며 최고가를 다시 썼다. 문정동 '힐스테이트e편한세상문정' 전용 84㎡도 지난달 19억원에 거래돼 규제 전 매매가격인 16억9500만원보다 2억500만원 더 상승했다.

    강북 핵심지인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집값도 상승세가 뚜렷하다. 성동구 성수동1가에 있는 '서울숲아이파크리버포레' 전용 59㎡는 지난달 14일 28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규제 직전인 지난 6월 거래된 24억원보다 4억5000만원이 뛰었다. 옥수동에 위치한 '래미안 옥수 리버젠' 전용 59㎡도 지난달 23일 21억원에 손바뀜하며 규제 전보다 5000만원 더 뛰었다.

    이들 지역을 제외한 지역에서도 대장아파트를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강동구 고덕동에 위치한 '고덕 센트럴푸르지오' 전용 59㎡ 경우 지난 7월19일 13억25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 단지 경우 같은평형이 지난 6월21일 12억4500만원, 7월14일 12억9000만원에 거래되며 대출규제와 관계없이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동작구 흑석동 대장아파트로 꼽히는 '아크로리버하임'도 상승거래가 이뤄졌다. 6·27대출규제이후 거래된 첫 거래에서 전용 59㎡가 23억원에 거래되며 두달사이 1억원 상승했다.
  • ▲ 서울 시내 한 부동산에 게재된 월세 매물 안내문ⓒ연합뉴스
    ▲ 서울 시내 한 부동산에 게재된 월세 매물 안내문ⓒ연합뉴스
    강도 높은 대출규제가 시행되면서 주춤했던 거래량도 점차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7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3943건으로 4000건에 근접한 수준으로 마무리됐다. 8월 거래량은 같은 기준 2983건으로 집계됐다. 신고기한이 이달말까지 한달가량 남았지만 이미 7월 거래량의 75%를 넘어섰다. 강도 높은 대출 규제가 시행되면서 주춤했던 거래량이 점차 회복 조짐을 보이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규제이후 '똘똘한 한채'에 수요가 더 몰리면서 일어난 현상이라고 분석한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자금력이 되는 수요층에서는 자금 유동성이 제한될수록 '똘똘한 한채'에 수요가 이전보다 더 몰리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부동산시장 분위기가 외부 정책 등으로 변화하지 않을 경우 대장아파트 집값은 주변 중저가 단지들까지 영향을 주는 '키 맞추기'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민간 연구기관에서도 하반기 집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하반기부터 재건축 단지에서 촉발된 상승세가 인근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대출규제를 통한 수요억제 정책으로 주택 매매가격이 일시적으로 조정받을 수 있지만 향후 주택공급 부족과 가계대출 규제 효과의 약화 등으로 지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상황이 이렇자 정부의 공급대책에 시장의 이목이 쏠려 있다. 전문가들은 공급이 수요자 눈높이에 맞춰야 시장안정화 효과가 있다는 데 의견을 모은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문재인 정부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종부세 도입, LTV·DTI 강화, 고가주택 대출규제 강화 등 강력한 투기억제 대책을 추진했지만 그 효과는 3~6개월에 불과했다"며 "공급효과가 나타났을 때 집값은 장기안정세를 구현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택공급 시차 때문에 일정기간 이 같은 투기억제 대책은 필요하지만 이를 시행하는 기간중 신속한 공급확대에도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실행력 있는 대책이 없다면 규제로 눌러 있던 매매수요가 저금리 분위기를 타고 살아나 집값이 재급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결국 시장의 기대감을 충족할 수 있는 입지에 물량을 내놓을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그렇지 못하면 공급대책도 큰 효과를 내긴 어렵다"고 강조했다.

    또 "입주물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공급대책에 따라 집값 재급등 여부가 결정될 수 있는 만큼 양도세 한시 감면 등 부동산 감세로 집주인이 매물을 내놓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