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세 일기로 별세한 할리우드 배우 로버트 레드포드, 2011년 칸라이언즈와의 인연 눈길'선댄스' 영화제 창립자로서 '진정성과 품질'의 중요성 강조칸라이언즈의 상징인 칼튼 호텔에서의 추억, 긴 여운 남겨올해로 30주년 맞은 칸라이언즈서울, 9월 24~26일까지 광화문 씨네큐브서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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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 칸라이언즈 무대에 선 로버트 레드포드. ©Cannes Lions
"18세때 파리에서 피렌체로 히치하이크로 가다가 어느 날 밤 늦게 칸의 해변가에서 노숙으로 잠들게 됐습니다. 어느 파티장에서 음악과 웃음소리가 들리는데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부자가 되어 턱시도를 입고 저런 음악을 듣는다면 어떨까'. 그리고 16년 후, 저는 칸 영화제에 와서 칼튼 호텔에 묵으며 창 밖을 보고선 비로소 그 해변이 바로 그 장소였음을 알았습니다."미국 할리우드의 영화배우이자 감독·제작자인 로버트 레드포드(Robert Redford)가 지난 16일(현지시간) 89세의 일기로 별세하면서 전 세계 영화인들과 팬들의 애도와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과거 칸라이언즈(Cannes Lions) 페스티벌 무대에 연사로 섰던 그는 크리에이티브 업계와도 각별한 인연을 자랑한다.로버트 레드포드는 지난 2011년 칸라이언즈의 야후(Yahoo!) 세미나 무대에 올라 '대화의 촉매역할을 하는 콘텐츠'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미국을 대표하는 배우가 칸 영화제가 아닌, 칸라이언즈 무대에 등장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당시 큰 화제가 됐다.그는 배우인 동시에 1980년 독립영화를 위한 영화제인 선댄스 인스티튜트(Sundance Institute)를 창시한 브랜드 전문가이기도 하다. 선댄스 영화제의 이름은 그가 출연한 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원제 Butch Cassidy and The Sundance Kid.1969)에서 유래됐다.선댄스는 할리우드 시스템 바깥에서 새로운 모색을 하는 신인 감독들의 등용문이자, 자본력이 충분치 않은 독립 영화 크리에이티브들의 산실이 됐고, 이후 전용 TV 채널까지 생기며 영화계를 대표하는 독보적인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이같은 기여를 인정받아 레드포드는 2002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평생공로상을 수상했다. - 당시 칸라이언즈 무대에 선 레드포드는 '진정성과 품질(Authenticity and Quality)'의 중요성을 설파했다.그는 3D를 예로 들면서 "영화제작자들이 새로운 기술에 집착해 마구잡이로 3D에 뛰어들었지만 그 기술이 만들고자 하는 영화에 맞는 것인가 먼저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최근 AI(인공지능) 기술을 영화에 활용하는 사례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가운데, 그의 발언은 14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되며, 그것이 콘텐츠의 이야기와 캐릭터, 더 나아가 작품의 본질적 메시지를 강화할 수 있는가가 핵심이라는 점에서다.지금 AI를 둘러싼 영화계의 열풍은 당시 3D를 둘러싼 상황과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다. 그는 기술의 발전이 크리에이티브를 압도하지 않고, 크리에이티브의 진정성을 뒷받침할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를 갖게 된다는 사실을 미리 꿰뚫어 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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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 칸라이언즈 무대에 선 로버트 레드포드. ©Cannes Lions
그는 선댄스의 역할에 대해 "젊은 아티스트들이 모험을 감수할 만한 장소를 제공해주는 것이다. 실패란 길의 끝이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는 한 걸음임을 알아야 한다"고도 말했다.그는 영화인으로서 영화 제작에 대한 깊은 인사이트를 제시했으며, 이는 단순히 영화 산업을 넘어 크리에이티브 업계 전반에 울림을 줬다. 특히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메시지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장려하고, 모험을 감수할 용기를 기리는 칸라이언즈의 크리에이티비티 가치와도 맞닿아 있다. 결국 그의 발언은 젊은 크리에이터들에게 안전한 틀을 벗어나 도전하고, 그 과정에서 얻은 시행착오마저 크리에이티브의 자산으로 삼으라는 일종의 선언이자 격려로 남았다.로버트 레드포드는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2011년 칸라이언즈 무대에서 전했던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열정과 진정성은 영원히 사람들의 마음 속에 살아 숨 쉬며, 앞으로의 세대에게도 변함없는 영감을 불어넣을 것이다. -
- ▲ 프랑스 칸의 상징이 된 칼튼 호텔 전경. ©Carlton Cannes
로버트 레드포드가 과거 우연히 머물렀던 칸 해변가에는 칸라이언즈의 상징인 칼튼 호텔(Carlton Cannes)이 자리하고 있다. 칸 영화제와 마찬가지로, 칸라이언즈도 프랑스 칸 해안가인 'Croisette(크루아제트)'를 중심으로 열리고 있고 이곳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물이 바로 칼튼 호텔이다.1910년 개관 이후 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된 칼튼 호텔은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업계의 교류와 거래가 이루어지는 공간이다. 주요 세미나와 토크가 펼쳐지는 '팔레 데 페스티발(Palais des Festivals)'이 칸라이언즈의 메인 무대라면, 칼튼 호텔은 칸라이언즈의 상징적 백스테이지라고 할 수 있다.바로 그 곳에서 18세의 꿈 많은 청년 로버트 레드포드는 미래의 성공을 그렸다. 이는 곧 현실이 되어 로버트 레드포드는 칸 영화제는 물론 칸라이언즈 무대에도 오르는 세계적인 인물이 됐다.이렇듯 칸의 해변가는 사람들을 꿈꾸게 하는 무대다. 칼튼 호텔과 크루아제트가 지닌 상징성처럼, 이곳은 수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으며 미래를 그리게 한다. 실제로 칸라이언즈를 찾은 이들은 그 해변에서 새로운 미래를 꿈꾸고, 다시 돌아가 그 꿈을 현실로 바꿔내는 힘을 얻는다. 그래서 매년 6월, 전 세계에서 가장 원대하고 아름다운 꿈을 꾸는 사람들이 이곳에 모여든다.칸라이언즈는 단순한 광고제나 축제가 아니라, 크리에이티브가 세상을 바꾸는 원동력이 된다는 믿음을 확인하는 자리이자, 꿈이 현실로 이어지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인 것이다. - 1995년, 맥 라이언 주연의 영화 '프렌치 키스(French Kiss)'에도 칼튼 호텔(영상 55초)이 등장한다. 그리고 같은 해, 칸라이언즈 무대를 서울로 옮긴 한국 최대 규모의 크리에이티비티 페스티벌 '칸라이언즈서울(칸라서)'이 시작됐다.올해로 30주년을 맞은 칸라서 페스티벌은 한국 광고산업의 크리에이티비티와 경쟁력을 세계 무대에서 입증해 온 중요한 기록이자,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동안 대한민국에서는 88개의 칸라이언즈 수상작이 탄생했고 74인의 심사위원을 배출했다.올해 칸라서30은 단순한 기념의 자리가 아니라, 앞으로의 30년을 향한 출발점이다. 새로운 미래를 그리는 담대한 상상력과, 세상을 움직일 차세대 크리에이터들이 대거 무대에 올라 한국 광고산업이 세계와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새로운 30년을 향해 또 한 번의 여정을 시작하는 칸라서는 오는 9월 24일부터 26일까지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열린다. 자세한 내용은 칸라이언즈코리아 홈페이지와 인터파크 티켓에서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