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유일 '2025 Creative Liaisons'로 선발된 석정아 프로 인터뷰
  • ▲ 2025 Creative Liaisons에 참여한 석정아 제일기획 프로(하단 중앙). ©Lia
    ▲ 2025 Creative Liaisons에 참여한 석정아 제일기획 프로(하단 중앙). ©Lia
    [미국 라스베이거스 = 김수경 기자] 세계 5대 광고제로 불리는 런던국제광고제(London International Awards, 이하 Lia)가 운영하는 인재 육성 프로그램인 'Creative Liaisons(이하 Liaisons)'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다. 전 세계에서 선발된 125명의 영 크리에이티브들이 한 자리에 모여 5일 동안 세계적인 수준의 크리에이티비티 아카데미를 경험했다. 

    브랜드브리프는 올해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Liaisons'에 선발된 석정아 제일기획 프로를 라스베이거스에서 직접 만나 생생한 후기를 들어봤다. 

    제일기획 글로벌제작본부에서 아트디렉터로 일하고 있는 석정아 프로는 그간 애드페스트(Adfest) 영 로터스(Young Lotus)를 비롯해 칸라이언즈(Cannes Lions)의 영라이언즈컴피티션(YLC) 한국 국가대표 선발대회에 참여하고, 삼성전자 글로벌 캠페인을 담당하며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능력을 꾸준히 길러왔다. 그 결과, 올해 Liaisons에 유일한 한국 크리에이티브로 선발 돼 참여하게 됐다.

    석정아 프로는 "다양한 국적과 문화적 배경을 가진 전 세계의 광고 크리에이터들을 만나고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돼 기대가 컸다"며 "광고에 대한 열정을 가진 전 세계의 영 크리에이티브들을 직접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하루하루 시야가 넓어지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틈만 나면 모두가 계속 광고 이야기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큰 동기부여가 됐다"면서 "국가적, 문화적 차이를 넘어 광고라는 주제 하나로 끊임없이 계속 대화를 이어나가면서, 어디나 광고쟁이들은 똑같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 ▲ 2025 Creative Liaisons 워크숍. ©Lia
    ▲ 2025 Creative Liaisons 워크숍. ©Lia
    Liaisons는 5일 동안 전문가 강연을 비롯해 워크숍, 심사 참관, 멘토링 등 오전부터 오후까지 꽉찬 일정이 이어진다. 다양한 프로그램 중에서도, 석정아 프로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심사위원들의 심사 현장을 직접 참관한 시간이었다. 

    석 프로는 "대학 때 광고 동아리를 시작했던 때부터 지금까지, 거의 매년 광고제에 출품하고 있는데 수상을 하지 못할때면 그 결과가 납득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최선을 다했는데 상을 받지 못하면 화가 나기도 했다"며 "그런데 직접 심사 과정을 보면서 수상이 결정되기까지 얼마나 다양한 기준으로 심층적인 토론이 오고가는지, 얼마나 깐깐한 기준을 통과해야하는지를 보고 나니, 깨닫는 게 정말 많았다"고 말했다.

    또한 "각 카테고리별 브리프를 정말 한 줄 한 줄 세세하게 기준점으로 삼아서 평가하는 심사위원들의 모습을 보면서 브리프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여실히 깨닫게 됐다"고 덧붙였다. 
  • ▲ 2025 Creative Liaisons 전문가 강연. ©Lia
    ▲ 2025 Creative Liaisons 전문가 강연. ©Lia
    전 세계 전문가들의 밀도 높은 강연도 석 프로의 커리어에 큰 동기부여가 됐다. 

    그는 "수잔 파월스(Suzannes Powers) 파월스 크리에이티비티(Powers Creativity) CEO와 안드레아 디퀘즈(Andrea Diques) GUT 글로벌 CEO가 첫째날 강연에서 '이런 시기일수록 AI가 데이터 수집만으로는 알 수 없는 것, 오직 인간이 직접 마주했을때만 알 수 있는 것들을 발견하기 위해 노력하자'는 메시지를 전했다"며 "AI(인공지능)가 광고를 비롯해 거의 모든 산업을 뒤흔들고 있는 시대에, 아트디렉터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고민이 많았던터라 더 의미 깊게 다가왔다"고 회상했다.

    크래프트(craft)의 중요성과 관련한 강연도 석정아 프로의 마음을 움직였다. 

    석 프로는 "크래프트처럼 비용과 공수가 많이 요구되는 작업은, 대부분 광고주의 요청이 아닌 크리에이티브의 제안으로 이뤄진다"며 "아무도 요구하지 않은 크래프트의 그 힘겨운 과정을 끝까지 밀고 나가는 것이 결국 크리에이티브의 역할이라는 얘기를 듣고 느끼는 바가 많았다. 내 아이디어에 대한 확신, 아이디어를 셀링하는 설득력, 그리고 그 아이디어를 끝까지 밀고 나가는 집념을 지켜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고 전했다.
  • ▲ 석정아 제일기획 프로. ©Lia
    ▲ 석정아 제일기획 프로. ©Lia
    그리고 무엇보다, Liaisons를 통해 크리에이티브라는 업에 대한 애정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그는 "업계의 많은 사람들이 광고 산업에 대해 '저물어 간다'는 자조섞인 얘기를 종종 하곤 한다. 이번에 Liaisons에 참여하면서 곱씹어 생각해보니 그 말의 이면에는 '그럼에도 이 일을 계속하고 싶다'라는 소망이 기저에 있었던 것 같다"며 "갈수록 예산은 줄고, 할 일은 늘어나고, 배워야 할 새로운 기술은 늘어나지만, 그럼에도 이 일을 잘 해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이 곳에 와서 들었다.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석정아 프로는 "영어를 잘 하지는 못하지만, 본인의 생각만 뚜렷하면 언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느꼈다"며 "다양한 국가에서 온 100여명의 주니어들과 대화를 나누고, 이름으로만 접해본 전 세계 유명 에이전시의 크리에이티브 대표 주자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인사이트를 전수받을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를 많은 영 크리에이티브들이 잡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 ▲ 2025 Creative Liaisons 라이브 심사 참관. ©Lia
    ▲ 2025 Creative Liaisons 라이브 심사 참관. ©Lia
    한편, 지난 2012년 시작된 Creative Liaisons는 전 세계 젊은 크리에이티브 인재들을 발굴하고 육성하며, 영감을 불어넣는 프로그램이다.

    현장(Onsite) 프로그램은 매년 약 125명의 젊은 크리에이티브를 라스베이거스로 초청해 5일간 진행된다. 업계 최고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세미나, 패널 토론, 워크숍은 물론, 캠퍼스 같은 분위기 속에서 동료 참가자와 업계 리더가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다. 참가자들은 세계적인 크리에이티브들이 수상작을 두고 치열하게 토론하는 심사 현장을 직접 경험할 수 있으며, 모든 참가비와 항공, 숙박이 무료로 지원된다. '기회는 대가를 요구하지 않아야 한다'는 Lia만의 철학을 실천하고 있다.

    온라인(Virtual)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전 세계에서 더 많은 젊은 크리에이티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마련된 이 프로그램은 업계 정상급 인재들과의 일대일 멘토링과 코칭 세션을 제공한다. 각 멘티는 3명의 글로벌 멘토와 함께하며, 세션의 방식과 여정은 멘토와 멘티가 직접 설계한다. 멘티는 희망 멘토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 

    참가자 선발 과정도 독특하다. Lia가 직접 선발하지 않고, 기업, 에이전시 네트워크, 광고 클럽, 협회, 무역 전문지 등 크리에이티브 커뮤니티와의 협력을 통해 후보자가 추천된다. 일부 가상 프로그램 참가자는 자가 지원도 가능하다. 매년 온사이트와 온라인 프로그램을 합쳐 약 300명의 멘티가 선발되며, 모든 참가자는 21세에서 30세 사이, 업계 또는 관련 분야에 종사 중인 현직자여야 한다. Creative LIAisons는 단순한 교육 프로그램을 넘어, 차세대 크리에이티브들이 세계 무대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글로벌 인재 사관학교로 자리매김해 나가고 있다. 

    2025 Creative Liaisons는 9월 27일부터 10월 1일까지 미국 앙코르 앳 윈 라스베이거스(Encore @ Wynn Las Vegas) 호텔에서 열렸다.
  • ▲ 2025 Creative Liaisons. ©Lia
    ▲ 2025 Creative Liaisons. ©L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