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Lia 크리에이티브 전략 부문 심사위원 인터뷰"훌륭한 크리에이티브 전략, 독창성, 인사이트, 임팩트 모두 갖춰야"GUT 만의 '용감한 크리에이티비티', 성공 DNA로 꼽혀… "실패해도 다시 도전해야"
  • ▲ 안드레아 디퀘즈(Andrea Diquez) GUT 글로벌 CEO. ©Lia
    ▲ 안드레아 디퀘즈(Andrea Diquez) GUT 글로벌 CEO. ©Lia
    "크리에이티브 전략(Creative Strategy)'은 일상의 평범함도 위대한 크리에이티비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카테고리입니다. 그 증거는, 그 캠페인이 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영향력(impact)에 있죠." 

    [미국 라스베이거스 = 김수경 기자] 모든 아이디어는 일상의 평범함 속에서 시작된다.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평범한 사실들이 크리에이티브들의 손을 거쳐 위대한 캠페인으로 탄생하고, 그 캠페인들은 세상에 크나큰 영향력을 미치며 다시 크리에이티브의 힘을 증명해낸다. 

    브랜드브리프는 2025 런던국제광고제(London International Awards, 이하 Lia)의 크리에이티브 전략 부문 심사위원을 맡은 안드레아 디퀘즈(Andrea Diquez) GUT 글로벌 CEO를 만나 올해 심사를 통해 얻은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디퀘즈 CEO는 "크리에이티브 전략은 아이디어의 출발점과 그 아이디어가 실제로 만들어내는 영향력을 보여주는 부문"이라며 "일상의 평범한 진실이 크리에이티브의 손을 거쳐 문화적 아이디어로 변모하는 순간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매력적인 카테고리"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출품작들은 사회적 가치를 담은 캠페인부터 삶의 질 향상을 돕는 프로젝트, 유머를 활용한 아이디어, 글로벌 대형 브랜드의 장기적인 브랜딩 캠페인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줬다"며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요소들이 섞여있다는 점에서 더욱 흥미로운 심사였다"고 전했다.
  • 올해 가장 주목한 작품들로 페니(Penny)의 'Price Packs(서비스플랜 독일 뮌헨 대행)' 캠페인(2025 Lia 실버), 콜롬비아 관광청 프로콜롬비아(PROCOLOMBIA)의 'Humanimal Tourism(DDB 콜롬비아 보고타 대행) 캠페인(2025 Lia 골드), 유니레버(Unilever)의 'Vaseline Verified(오길비 싱가포르 대행)' 캠페인(2025 Lia 골드·실버), 도브(Dove)의 '리얼 뷰티(Real Beauty)' 캠페인(오길비 UK 런던 대행) 등을 꼽았다. 

    안드레아는 "장기간에 걸친 전략과 크리에이티브를 통해 비즈니스를 일군 캠페인을 정말 좋아한다"며 "뿐만 아니라 좋은 아이디어에 유머 코드를 훌륭하게 활용한 캠페인에도 높은 점수를 준다"고 말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크리에이티브 전략이 '독창성(originality)'과 '인사이트(insight)', '임팩트(impact)'를 모두 아우르고 있는가를 살펴보는 것이다.

    그는 "좋은 전략은 위대한 크리에이티브를 만들어 내고, 그 크리에이티브가 세상과 문화, 브랜드에 실질적 영향을 줄 때 비로소 가치가 생긴다"며 "그 가치를 지닌 캠페인들이야 말로 진짜 훌륭한 크리에이티브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의 역할은 단순히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내는 것을 넘어, 그것이 브랜드와 사회에 긍정적 변화를 일으키도록 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2025 Lia 크리에이티브 전략 부문 최고상인 '그랜드 리아(Grand Lia)'는 Libresse/Bodyform의 'Livefearless - The Heart & Guts Behind The Blood' 캠페인(AMVBBDO, London)이 차지했다. 
  • ▲ 2025 Lia 크리에이티브 전략(Creative Strategy) 부문 심사위원단. (우측에서 4번째) 안드레아 디퀘즈 GUT 글로벌 CEO. ©Lia
    ▲ 2025 Lia 크리에이티브 전략(Creative Strategy) 부문 심사위원단. (우측에서 4번째) 안드레아 디퀘즈 GUT 글로벌 CEO. ©Lia
    디퀘즈 CEO는 2025 칸라이언즈의 크리에이티브 효과(Creative Effectiveness)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는 등 다양한 글로벌 어워즈의 심사를 두루 경험했다. 그런 그에게도 Lia의 심사 경험은 특별함으로 남는다.

    그는 "Lia는 업계 최고의 크리에이티브들을 한자리에 모아 자연스럽게 교류하게 하고, Liaisons에 참여하는 젊은 크리에이티들은 매일 이들과 소통하며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며 "특히 젊은 크리에이티브들이 실제 심사 현장에 참여해 심사위원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어워드 수상이 얼마나 어려운지, 심사 과정이 얼마나 복잡한지를 직접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안드레아가 몸담고 있는 GUT는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성장한 글로벌 네트워크로 꼽힌다. 지난 2018년 독립 에이전시로 출발한 GUT은 설립 5년 만인 2023년 칸라이언즈에서 '올해의 독립 네트워크(Independent Network)'에 선정됐으며 에피(Effie)에서 '가장 효과적인 독립 에이전시(Most Effective Independent Agency)'에 선정돼 업계를 놀라게 했다. 

    그 중심에는 GUT 특유의 'Brave Creativity(용감한 크리에이티비티)'라는 확고한 철학이 자리하고 있다. 사치 & 사치 뉴욕(Saatchi & Saatchi New York), DDB 시카고(DDB Chicago) 등 대형 에이전시를 거쳐 2022년 GUT에 합류한 안드레아 CEO는 GUT의 성공 비결을 '용감함'에서 찾았다. 

    안드레아는 "창립자인 가스톤 비히오(Gaston Bigio)와 안셀모 라모스(Anselmo Ramos)는 처음부터 GUT의 DNA를 분명히 했다"며 "'용감한 브랜드를 위한 용감한 에이전시'라는 원칙에서 출발한 GUT의 전략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도 증명됐고 전 세계 오피스 모두가 동일한 DNA를 갖고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 ▲ ©GUT 홈페이지
    ▲ ©GUT 홈페이지
    GUT의 운영 방식은 전통적인 광고 대행사와는 크게 다르다. 대부분의 대행사가 클라이언트를 최우선시하는 것과 달리, GUT은 사람(people)을 가장 우선시한다. 

    디퀘즈 CEO는 "GUT의 최우선은 사람이고, 두번째가 우리의 일, 그리고 세번째가 클라이언트"라며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행복하면 자연스럽게 위대한 작업물이 나오고, 작업물이 훌륭하면 클라이언트도 성장하게 된다. 많은 에이전시가 이를 거꾸로 생각하지만, 우리는 끝까지 이 원칙을 지킨다"고 강조했다. 

    이어 "뉴욕, 아르헨티나, 브라질, 암스테르담, 싱가포르 등 전 세계에 있는 10개의 GUT 네트워크는 늘 하나의 팀으로 움직인다. '이건 내 매출, 저건 네 매출' 같은 계산이 없다. 목표는 오직 하나, 최고의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 것"이라며 "이 구조 덕분에 우리는 빠르고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고, 실험적인 프로젝트도 과감히 실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GUT의 이런 문화를 '꿈 같은 환경'이라 표현하며 활짝 웃었다. 그 문화 덕분에 GUT 특유의 '용감한 크리에이티비티'도 꽃을 피울 수 있었다는 것이다.

    안드레아는 "전에 없던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건 정말 어렵지만, 크든 작든 문화와 비즈니스에 변화를 일으키는 힘을 지녀야 한다"며 "GUT은 불가능해 보이는 아이디어라도 '꼭 만들어내겠다'는 의지로 끝까지 밀어붙인다. 실패하더라도 빠르게 다음 도전을 시작할 수 있도록 움직인다. 그 집념이 GUT의 성공 비결 중 하나"라고 설파했다.

    GUT은 전 세계 독립 에이전시들의 롤 모델로 자리잡았다. 대형 에이전시와의 경쟁에서도 결코 밀리지 않는 힘을 갖춘, 작지만 강력한 GUT의 크리에이티비티에 많은 크리에이티브들이 열광하고 있다. 

    그는 "독립 에이전시는 '우리는 누구인가'를 분명히 정의해야 한다. 그래야 잘 맞는 클라이언트를 만날 수 있고, 팀도 제대로 구성된다"며 "또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실패는 당연히 따라오지만, 빠르게 배우고 빠르게 고치고 다시 시도하면 된다. 우리도 수많은 실수를 했지만, 그 과정이 오늘의 저와 GUT을 만들었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끊임없이 변화하는 업계 속에서 그를 움직이게 하는 힘은 단순하다. 좋은 아이디어를 향한 열망이다. 

    안드레아는 "우리를 가장 행복하게 하는 건 아이디어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들을 때마다 '정말 이걸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두근거림이 찾아온다"며 "실제로 그 아이디어를 실행했을 때 오는 성취감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세상은 복잡해지고 AI도 등장했지만, 결국 우리를 이 자리까지 끌고 온 건 좋은 아이디어를 향한 열정이다. 더 쉽고, 더 재밌고, 더 행복하게 일하며 그 기운을 주변에 전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