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Lia 심사위원 김홍탁 파울러스 CCO 인터뷰"진정한 바이럴과 인터랙션, 인게이지먼트 일으켰는가가 중요""공유 경험의 가치, 사람들과의 진정한 대화 통해 마음 나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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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홍탁 파울러스 CCO. ©Lia
"전통 미디어에서 소셜 미디어로 사람들이 즐겨 보는 매체는 바뀌었지만, 이와 상관없이 여전히 가장 중요한 것은 콘텐츠 자체의 힘입니다. 그 본질은 절대 변하지 않죠. 그리고 그 핵심에는 소비자 인사이트와 브랜드 렐러번스(relevance)가 자리해야 합니다."[미국 라스베이거스 = 김수경 기자] 시청률로 좌우되던 TV 광고의 시대를 지나, 이제는 소비자와의 깊은 연결과 관계 구축이 핵심이 된 소셜 미디어의 시대가 활짝 열렸다. 이 시대의 크리에이티비티는 그만큼 더 복잡하고 정교한 전략을 요구한다. 하지만 매체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본질은, 결국 콘텐츠가 가진 힘이다. 디지털 시대에 콘텐츠 본연의 힘을 키우기 위해서는 어떤 크리에이티브 근육이 필요할까.브랜드브리프는 2025 런던국제광고제(London International Awards, 이하 Lia)에서 'Digital and Use of Social Media & Influencers' 부문 심사를 맡은 김홍탁 파울러스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hief Creative Officer, CCO)를 만나 디지털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콘텐츠 파워'에 관한 인사이트를 공유했다.김홍탁 CCO가 심사를 맡은 'Digital and Use of Social Media & Influencers' 카테고리는 가장 핫한 부문으로 꼽힌다. 대부분의 광고 캠페인이 '디지털' 전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김홍탁 CCO는 "요즘에는 디지털에 속하지 않는 광고가 없다고 할 정도로 필수적인 요소가 됐다. 소셜미디어와 인플루언서를 활용하는 것 또한 일반적인 흐름"이라며 "이 카테고리에서는 단순히 소셜미디어와 인플루언서를 '셀러브리티(celebrity, 유명인)'로 활용하는 것을 넘어, 일반인들이 직접 참여해 진정한 바이럴과 상호작용(interaction), 인게이지먼트(ingagement, 소비자가 브랜드 메시지에 공감하고 몰입하며 일어나는 진짜 연결을 의미)를 일으켰는지를 중점적으로 평가했다. 그것이 바로 디지털 시대에 소셜미디어를 가장 크리에이티브하게 활용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2025 Lia에서는 유니레버(Unilever)의 'Vaseline Verified' 캠페인(오길비 싱가포르 대행)이 최고상인 그랜드 리아(Grand Lia)를 수상했다. 이 캠페인은 소셜미디어 상에 퍼져 있는 수백개의 바세린 활용법을 바세린이 공식적으로 검증하고, 올바른 활용법을 공유한 인플루언서에게 공식 인증을 해줌으로써 브랜드 역사상 최대의 인터랙션(6330만회 이상)을 기록했다.김 CCO는 "이 캠페인이 진행된 이후 소셜미디어에 바세린과 관련한 UGC(사용자 생성 콘텐츠)들이 더 많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일반인들도 이 콘텐츠를 통해 영향력을 펼치게 되면서 그들이 인플루언서가 된 것"이라며 "진정한 바이럴과 인터랙션, 인게이지먼트를 일으킨 캠페인"이라고 평가했다. - 이와 함께 그는 골드를 수상한 이케아(Ikea)의 'U up?(자니?)' 캠페인(Rethink 토론토 대행)도 최고의 작품 중 하나로 꼽았다. 이케아는 해당 캠페인을 통해 늦은 밤 소셜미디어를 통해 일반 소비자들에게 "U up?"이라는 메시지를 보낸 뒤, 답장을 한 사람들에게 이케아 매트리스 할인 쿠폰을 제공했다.김홍탁 CCO는 "밤늦게까지 깨어 있는 사람들에게 '자니?'라고 말을 건네는 이케아의 접근은 소비자 인사이트를 절묘하게 포착한 사례"라며 "단순히 '매트리스를 사세요'가 아니라, 잠 못 드는 바로 그 시간에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방식이 매우 크리에이티브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캠페인을 통해 상품 판매는 물론, 인지도 개선과 매출 상승이라는 브랜드 목표까지 동시에 달성했다는 점에서도 뛰어났다"며 "소비자 인사이트와 브랜드 렐러번스 두 가지를 정말 훌륭하게 잡아냈다"고 호평했다.김홍탁 CCO는 Lia뿐만 아니라 칸라이언즈(Cannes Lions), 스파이크스 아시아(Spikes Asia), 원쇼(One Show), 애드페스트(ADFEST) 등 각종 크리에이티브 어워즈의 심사위원으로 글로벌 무대를 누비고 있다. 심사를 맡는 카테고리는 매번 달라지지만, 그가 모든 캠페인의 핵심으로 보는 요소는 '인사이트'와 '렐러번스'다.김 CCO는 "소비자들이 어떤 것에 반응하고 열광하는지를 꿰뚫어보는 소비자 인사이트, 브랜드와 소비자를 깊게 연결시킬 수 있는 렐러번스가 있는 콘텐츠인가가 모든 어워즈 심사의 기준이 된다"며 "예전부터 가장 강력한 마케팅은 'word of mouth(자발적인 구전 효과)'다. 바이럴은 디지털 시대의 구전이다. 바이럴이 일어나도록 하는 힘은 오롯이 콘텐츠에 있다. 매체는 콘텐츠를 전파하는 하나의 도구일 뿐, 콘텐츠가 가진 힘이 본질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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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 Lia 'Digital and Use of Social Media & Influencers' 부문 심사위원단. 김홍탁 파울러스 CCO(좌측 두번째). ©Lia
최근 한국 브랜드와 에이전시도 글로벌 어워즈 수상을 목표로 하고 출품을 적극 늘리고 있다.이에 대해 김 CCO는 "글로벌 어워즈 쇼에 출품할 때는, 각 광고제의 생태계가 어떻게 구축 돼 있고 어떤 작품들이 수상하는에 대한 깊은 스터디가 선행돼야 한다"며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해당 광고제의 심사를 경험해 본 심사위원들을 찾아가 꼭 자문을 구해볼 것을 추천한다. 단순히 어워즈 수상이 목표가 아니라, 어워즈 수상이 갖는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또한 "글로벌 어워즈에서의 경험을 개인의 경험으로 끝내지 말고, 수상 여부와 관련 없이 이를 꼼꼼하게 리뷰하고 동료들과 함께 공유하는 문화를 일구는 것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김홍탁 CCO는 '공유 경험(shared experience, 함께 겪고, 공감하고, 나누는 경험)'의 가치를 앞장 서서 실천하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 리더로 꼽힌다. 그는 글로벌 어워즈의 심사위원, 연사로 활약하는 것을 넘어 더 원 클럽 포 크리에이티비티(The One Club for Creativity), 애드페스트(ADFEST), 4A 차이나(4A China)의 이사진으로 활동하며 대한민국 크리에이티비티의 위상을 세계 무대에 알리고 있다.각국의 크리에이티브 리더들과 수십년 째 끈끈한 네트워킹을 이어오며 재능있는 한국 크리에이티브들을 각종 글로벌 어워즈 심사위원으로 추천하기도 하고, 문화적 차이로 인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한국 캠페인을 적극 설명하며 수상에도 힘을 실어주는 등, 한국 크리에이티브의 저변 확대와 국제적 인지도 제고에 앞장서고 있다. -
- ▲ 2025 Lia 'Digital and Use of Social Media & Influencers' 부문 심사위원단. 김홍탁 파울러스 CCO(우측). ©Lia
김 CCO는 "국가, 문화, 언어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업계는 모두가 같은 목적으로 모인 사람들이기 때문에 서로 통하는 공통의 정서가 있다"며 "네트워킹은 단순히 인사를 나누고 식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과 진심, 에너지를 들여 그들과 진정한 친구가 되는 과정이다. 더 많은 한국 크리에이티브들이 글로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네트워킹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그는 한국에서 더 많은 글로벌 어워즈 수상작과 심사위원들이 탄생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봉준호 감독, 박찬욱 감독이 칸 영화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수상해 한국 콘텐츠의 힘을 전 세계에 알리고, 한국 스포츠 스타들이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내며 세계 무대에서 한국인의 저력을 증명하듯, 한국 크리에이티브들도 크리에이티브 콘텐츠로 국위선양을 해야한다는 것이다.김홍탁 CCO는 "글로벌 광고제는 프로 스포츠 리그와 같다. 수상한 개인과 브랜드뿐만 아니라, 국가의 명예도 함께 올라간다"며 "독립 에이전시로 시작했던 GUT가 전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두고, 파울러스가 글로벌 에이전시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도 글로벌 어워즈에서의 수상이 가장 큰 동력이 됐다"고 말했다.이어 "전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왜 매년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어가며 글로벌 광고제에 참여하는지, 광고제 수상이 어떻게 업계의 생태계를 바꾸는지, 그 전체적인 그림을 볼 줄 알아야 한다"고 역설했다.마지막으로 김 CCO는 "우리는 결국, 사람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사람들이다. 광고에 타깃이 있다고는 하지만, 결국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를 들여다봐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데이터나 이론에 기대기보다, 실제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마음을 나눠야 한다. 앞으로 제 목표와 비전은 명쾌하다. 크리에이티브로서의 경험과 네트워크를 모두와 함께 나누는 것"이라고 웃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