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원 아시아, '서울의 다섯 가지 감각' 테마로 서울서 열려"서울은 놀랍도록 매력적인 도시, 서울만의 강점으로 글로벌서 경쟁해야""어떤 기술도 위대한 아이디어를 이길 수 없어… 항상 '아이디어'가 최우선""각 지역 고유의 크리에이티비티와 문화 연결하는 가교 역할 해 나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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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빈 스와너풀(Kevin Swanepoel) 더 원 클럽 CEO. ©2025 ONE Asia(윤용기 포토그래퍼)
"오징어 게임부터 K팝까지, 서울은 지금 전 세계가 주목하는 도시입니다. 올해 원 아시아(ONE Asia) 개최지로 서울을 택한 것도 그 이유에서죠. 이제 한국만의 문화와 감각, 그 고유한 크리에이티비티로 글로벌에서 승부해야 할 때입니다."올해로 5회를 맞은 원 아시아 크리에이티브 어워즈(ONE Asia Creative Awards) 심사가 대한민국 서울에서 열렸다.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업계 리더 수십여 명이 서울에 모여 심사를 펼쳤고, 서울의 음식과 문화, 고유의 크리에이티비티를 '오감'으로 경험했다.브랜드브리프는 최근 서울을 찾은 케빈 스와너풀(Kevin Swanepoel) 더 원 클럽 포 크리에이티비티(The One Club for Creativity, 이하 더 원 클럽) 최고경영자(Chief Executive Officer, CEO)를 만나 글로벌 시장에서 K-크리에이티비티가 갖는 의미와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한 심도 높은 대화를 나눴다.먼저, 케빈 스와너풀 CEO는 "2년 전 처음 서울을 방문했을 때, 음식과 문화, 그리고 사람들에게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또한 더 원 클럽의 이사회 멤버인 김홍탁 파울러스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hief Creative Officer, CCO)의 강력한 추천으로 서울을 개최지로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이어 "각국의 심사위원들이 서울의 문화와 정서를 직접 느끼길 바랐다"면서 "심사 과정에서도 한국의 예술가와 협업해 감각적인 비주얼을 선보였고, 선물 구성 하나까지도 '오감'이라는 테마에 맞췄다. 현지 문화를 오감으로 경험할 수 있는 페스티벌을 만들고 싶었다"고 전했다. -
- ▲ 2025 원 아시아 심사위원단 디너. ©2025 ONE Asia(윤용기 포토그래퍼)
원 아시아는 심사위원들과 함께 이태원과 삼청동, 마포 지역을 돌며 매일 다양한 한국 음식을 맛 볼 수 있도록 하는 한편, 한국적인 자수 디자인이 특징인 MCM 에코백과 김경주 일러스트레이터 작가가 그린 '서울의 다섯 가지 감각(The Five Senses of Seoul)' 일러스트가 새겨진 선물을 전달하는 등 한국 고유의 감성을 세심하게 전달했다.스와너풀 CEO는 "정말 멋진 사실은, 심사위원단이 서울에 머무는 기간을 자발적으로 늘렸다는 것"이라며 "많은 글로벌 심사위원들이 한국을 더 둘러보기 위해 거의 일주일씩 체류를 연장했다. 그만큼 서울은 놀랍도록 매력적인 도시"라고 평가했다.한국은 이미 K팝을 비롯해 K드라마, K푸드, K뷰티, K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광고와 마케팅, 크리에이티브 분야에서는 아직까지 그 존재감이 다소 미약한 것이 사실이다.이에 대해 스와너풀 CEO는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크리에이티브가 세계 무대에서 더 폭넓은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강점을 명확히 알고, 그 분야에서 승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태국은 스토리텔링과 유머에 탁월하고, 일본은 장인정신과 디자인 분야, 브라질은 인쇄물, 아르헨티나는 필름 분야에서 엄청난 크리에이티비티를 갖춘 강국으로 꼽힌다.그는 "미국처럼 TV 광고나 필름 분야에서 오랜 역사를 가진 시장과 맞붙으려 하기보다는, 자신이 가진 강점을 극대화하는 게 훨씬 현명하다"며 "한국만의 문화와 감각, 그 고유한 크리에이티비티로 승부하는 것이 중요하다. 혁신이나 기술, 디자인, 유머 등 각자가 자신 있는 분야에 집중할 때 비로소 세계 무대에서도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한국에서는 대기업 계열 종합광고대행사 몇 곳을 제외하고는, 글로벌 어워즈 무대에 도전하는 에이전시가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 대부분의 중소 규모 에이전시들은 인력과 예산의 한계, 언어적·문화적 장벽으로 해외 어워즈 출품을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고, 심사위원으로 선정돼도 영어를 잘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거절하는 경우도 있다.이에 대해 스와너풀 CEO는 "전 세계적으로 독립 에이전시들은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 이를 위해 더 원 클럽은 독립 에이전시를 위한 특별 부문인 '더 원 쇼 인디즈(The One Show Indies)'를 신설했다"며 "대형 네트워크 에이전시들은 예산이 많기 때문에 어워드에서 쉽게 주목받는다. '더 원 쇼 인디즈'는 그와 같은 불균형을 해소하고, 독립 에이전시들이 자신들의 실력으로 당당히 빛날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더 원 쇼 인디즈' 출품비는 '원쇼' 대비 20% 저렴하고, 에이전시당 최대 10개 작품을 출품할 수 있다.그는 이어 "사실 언어적·문화적 장벽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일본의 경우, 글로벌 심사위원으로 선정됐을 때 통역사를 직접 동반하는 경우도 많다. 통역사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생각을 충분히 전달하고, 토론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글로벌 무대에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중요한 건 언어가 아닌 의지"라고 격려했다. -
- ▲ 케빈 스와너풀(Kevin Swanepoel) 더 원 클럽 CEO. ©2025 ONE Asia(윤용기 포토그래퍼)
최근 몇 년간 업계에서는 "크리에이티비티의 중심이 서구에서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는 말이 자주 언급되고 있다. 그만큼 아시아 시장의 크리에이티비티가 더욱 활성화되고 있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스와너풀 CEO는 "그런 구도적 접근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못 박으며 "현재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와 기술을 크리에이티브하게 통합하려는 움직임이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중요한 건 지리적 문제가 아니라,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라고 역설했다.그러면서 "AI와 데이터 등 새로운 기술 변화를 얼마나 빠르게 수용하느냐가 에이전시의 생존을 좌우한다"며 "과거 디지털 혁명 초기에 적응이 느렸던 에이전시들이 사라진 것처럼, 이번에도 대응이 늦으면 도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이처럼 업계를 둘러싼 환경은 시시각각 변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훌륭한 크리에이티비티'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고 케빈 스와너풀 CEO는 단언했다.지난 1986년 에이전시를 창업해 크리에이티브 업계에 발을 들인 그는, 이후 애플(Apple)을 거쳐 1997년 더 원 클럽에 합류했다. 그는 오랜 세월 업계의 변화를 지켜보며 "좋은 크리에이티비티의 본질은 단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스와너풀 CEO는 "전설의 광고인으로 평가 받는 DDB의 공동 설립자 '빌 번백(William Bill Bernbach)'은 어떤 기술도 위대한 아이디어를 이길 수 없다고 강조해왔고, 이 말은 지금도 유효하다"며 "한때 사람들은 인터넷이 크리에이티비티를 죽일 것이라고 걱정했지만, 인터넷은 오히려 훌륭한 아이디어를 더 빛나게 만드는 도구가 됐다. AI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그렇기에 원쇼의 심사 기준은 언제나 '아이디어'가 최우선"이라며 "그 다음으로 크래프트(craft)와 실행력을 본다. 이는 변하지 않는 진리"라고 역설했다.마지막으로 스와너풀 CEO는 "원 아시아의 다음 목적지 또한 서울처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곳이 될 것이다. 현재 후보는 말레이시아와 태국"이라며 "올해 원 아시아 출품작 수가 20% 늘면서 큰 성공을 거뒀다. 앞으로도 더 원 클럽은 아시아 각 지역 고유의 크리에이티비티와 문화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한편 올해 한국에서는 남우리 스튜디오좋 ECD(Executive Creative Officer), 문나리 이노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 원준호 현대자동차 테크놀로지 PR 시니어 매니저, 임완 PTKOREA 카피라이터, 정원희 이노레드 크리에이티브 스트래터지스트(Creative Strategist)(가나다 순)가 원 아시아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이번 행사는 파울러스(Paulus), 이노레드(Innored) 등의 파트너 후원으로 진행됐다. 브랜드브리프는 캠페인브리프아시아(Campaign Brief Asia), 아도보매거진(Adobo Magazine), 애드애딕트(AdAddict) 등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매체들과 함께 2025 원 아시아의 미디어 파트너사로 참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