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급등, 1400원대 환율에 3연속 기준금리 동결기준금리 현 수준 2.50% 유지 … 한미 간 금리 격차 1.75%P다음 금리인하 시점 … 시장, 올해 11월 또는 내년 전망
  •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은행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은행
    한국은행이 경기 둔화 우려에도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했다. 지난 7월과 8월에 이어 세 차례 연속 동결이다.

    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 머무는 등 불안 요인이 지속되면서, 금리 인하보다는 현 수준을 유지하는 쪽에 무게를 둔 결정으로 풀이된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다음 기준금리 인하 시점으로 쏠리고 있다. 오는 11월에 단행될지, 아니면 내년으로 미뤄질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한은 연 2.50%로 3연속 기준금리 동결

    한은 금통위는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2.50%로 유지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 1월과 4월에는 금리를 동결했고, 2월과 5월에는 각각 0.25%포인트씩 인하했다. 그러다 서울 집값 오름세에 지난 7월과 8월에는 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한 바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0월 둘째 주(10월13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서울 매매가격은 2주 전 대비 0.54% 올랐다. 상승 폭은 0.13% 확대됐다.

    정부의 6.27 대책에도 서울 집값이 치솟으면서 10.15 대책까지 발표된 상황 가운데 한은이 금리를 낮추게 되면 부동산 시장 과열과 가계부채 급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하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한은 입장에서는 유동성을 더 늘려 부동산 시장에 불을 지피는 역할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중국과 미국 간의 갈등과 한미 관세 협상 불확실성 등이 맞물리면서 원·달러 환율이 1440원대까지 치솟은 점도 부담이다. 금리 인하로 미국과의 금리차가 다시 큰 폭 확대될 경우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가 커질 수 있다.

    지난달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를 내리면서 현 한미 간 금리 격차는 1.75%포인트다.
  • ▲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곽예지 기자
    ▲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곽예지 기자
    ◇옅어진 11월 금리인하 기대 … 내년될 수도 

    올해 금통위는 이제 다음 달 단 한차례만 남은 상황이다.

    다수 전문가는 이번 금리 인하 사이클의 마무리 시점이 내년 상반기, 최종 금리 수준은 2.00~2.25%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경기 둔화 우려로 한은이 인하 시그널을 계속 줘 왔지만, 부동산을 중심으로 금융 안정 우려가 커지면서 인하가 지연돼 왔다"며 "최근 집값이 다시 오르면서 연내 인하가 가능할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으며, 내년에는 금리 인하가 더 쉽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11월 인하 가능성은 열어두지만 금융 안정 측면에서 '눈치 보기'가 좀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까지 기준금리는 한 번 정도 인하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11월 인하 역시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부동산 시장과 가계부채가 여전히 심각하거나 환율 문제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오는 11월도 금리 인하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조영무 NH금융연구소장은 "대책으로 주택시장에 변화가 나타나면 좋겠지만, 11월에도 지금과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고 부동산, 환율 관련 우려가 계속 커지면 11월 금리 인하 가능성도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