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에스엠씨, POST FORUM 2025 열어이세돌 교수 "광고 기획 단계에서도 AI 써, 인간의 고정관념 깨""AI 등장 이후 실력의 격차 더 벌어져… 질문하는 능력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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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일 더에스엠씨가 강남구 소재 라움아트센터에서 개최한 'POST FORUM 2025'에서 이세돌 울산과학기술원(UNIST) 특임교수가 강연하고 있다. ⓒ더에스엠씨
인공지능(AI)과 맞섰던 이세돌 전 프로바둑기사가 이제는 AI의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교수가 됐다. 패배에서 탐구로 바뀐 이세돌의 다음 수는 인간의 크리에이티비티를 향하고 있다.23일 더에스엠씨가 강남구 소재 라움아트센터에서 'POST FORUM 2025'를 열었다. 이세돌 울산과학기술원(UNIST) 특임교수는 '생각하는 인간의 가치는 무엇으로 증명되는가'를 주제로 연단에 섰다.이세돌 교수는 2016년 3월,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당시 느꼈던 3연패의 충격을 떠올렸다.그는 "알파고가 5개월 전 다른 기사와 대국한 기보를 봤는데 수준이 그리 높지 않아 방심했다. 인공지능이 5개월 만에 그 정도로 성장할 줄 몰랐다"며 "대국 이후 인터넷 반응을 살피는 편이 아닌데, 알파고와 대국에서 패배한 뒤 댓글을 찾아봤다"고 전했다.이어 이 교수는 "대부분이 응원의 댓글이었다. 이와 함께 가족과 지인들로부터의 격려도 있었다. 그 덕택에 한 번이라도 승리한 게 아닌가 싶다"며 "이런 응원으로부터 힘을 얻는 것도 인간만의 능력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
- ▲ 23일 더에스엠씨가 강남구 소재 라움아트센터에서 개최한 'POST FORUM 2025'에서 이세돌 울산과학기술원(UNIST) 특임교수가 강연하고 있다. ⓒ더에스엠씨
그는 현재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서 특임교수로서 '과학자를 위한 보드게임 제작' 과목을 가르치고, 그 또한 AI를 활용해 보드게임을 제작하는 등 AI 전문가로 활동 중이다.'알파고 이후 더 이상 바둑을 즐길 수 없게 됐다'며 프로기사를 은퇴한 그가 역설적이게도 AI에 빠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세돌 교수는 "AI의 크리에이티비티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이세돌 교수는 "1년 뒤 알파고 마스터 버전이 나와 해보니, '세번째 수'를 놓더라. 이는 어릴 때부터 절대 두지 말라고 배우는 수"라며 "알파고 마스터 버전이 나오기 전까지 한국, 중국, 일본 그 어느 나라의 바둑기사도 그 수를 두지 못했다. 그저 두지 말라고 배웠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이 교수는 "한 광고대행사 관계자에 따르면 이제는 이미지, 영상 제작은 물론 광고 기획 단계에서도 AI를 쓰고 있다고 한다. 인간의 크리에이티브한 부분을 대변하는 기획에 있어서도 AI를 쓰는 것은 인간의 고정관념이나 틀을 깨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다만 이 교수는 "AI는 모티브를 주는 도구일 뿐이다. 처음과 끝은 언제나 인간의 몫이다. AI를 이용만 하는 것이 아니라 활용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며 "AI에게 질문하고, 사람들과 소통하고, 판단하는 순환 과정이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새로운, 크리에이티브한 무언가를 만들어 보라"고 조언했다.이세돌 교수는 "알파고가 나오고 바둑계가 상향평준화되며 절대적 강자가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실력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며 "AI가 판을 보여주면 고수는 전략을 짜고 하수는 해설만 본다. 모두에게 정답을 보여줬지만 모든 이가 그 의미를 이해하는 것은 아니다. 이는 비단 바둑의 문제 아닐 것"이라고 질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특히 이 교수는 "전남 신안군 한적한 섬마을에서 태어나 바둑을 두며 혼자만의 시간을 많이 가졌다. 컴퓨터, 모바일, 그리고 지금의 생성형 AI까지 많은 변화를 겪으며 내성도 생겼다"며 "태어나보니 스마트폰이 있었던 지금 세대들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혼란스러울 것 같다. 꼭 이 정보들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격려를 전하기도 했다.이세돌 교수는 "교육 체제 또한 바뀔 것이다. 현 체제의 공부는 무의미하다. 뒤쳐진다와 진배 없는 이야기다. 기술이 결국 문화 이끌어 간다. 여러가지 AI를 혼용해서 사용해보라"며 "도전적이고 크리에이티브한 한 수를 두기를 바란다"고 마무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