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업계 유리천장 깬 이노션 최초의 제작 출신 여성 CEO2025 칸라이언즈 그랑프리 수상의 주역… 실무형 CEO에 거는 기대감 커져특유의 실행력과 따뜻한 리더십이 강점이노션, 현대차 인하우스 넘어 글로벌 에이전시로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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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 칸라이언즈 엔터테인먼트 라이언즈 그랑프리를 수상한 김정아 이노션 신임 대표. ©브랜드브리프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은 이노션(Innoceean)이 김정아 신임 대표이사를 필두로, 글로벌 본격 확장에 나선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광고계열사라는 '인하우스 에이전시(in-house agency)' 이미지에서 벗어나 글로벌 무대에서 독자적인 경쟁력과 크리에이티비티를 갖춘 종합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3일 업계에 따르면 김정아 대표는 이날 이노션 대표이사로서 첫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김 대표는 당분간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hief Creative Officer, CCO)를 겸하며 조직의 크리에이티브 역량을 총괄하는 동시에, 최고경영자(Chief Executive Officer, CEO)로서 이노션의 글로벌 비전과 전략을 수립해 갈 예정이다.지난 1일부로 승진·취임한 김정아 대표는 이노션의 첫 여성 CEO이자 내부 승진으로 대표가 된 최초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내 대기업 계열 광고대행사에서 제작 출신 여성 리더가 대표 자리에 오른 유일무이한 사례인만큼 광고 업계에서도 김 대표의 리더십이 가져 올 변화에 대한 기대가 큰 상황이다.1973년생인 김 신임 사장은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와 연세대 광고홍보학 석사를 졸업했다. 1996년 제일기획에서 카피라이터로 광고업계에 입문해 2006년 이노션에 합류한 이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약했으며 CCO로서 국내외 주요 기업 브랜드 캠페인과 광고 제작을 총괄해왔다.국제 광고제에서 300여 회의 수상 실적을 달성하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낸 김 사장은 2023년에는 이노션 사상 최초의 여성 부사장 타이틀을 달았다. 이는 광고 업계에서 여성 최초로 부사장이 된 카피라이터 출신 최인아 전 제일기획 부사장(최인아책방 대표)의 승진 이후 무려 14년 만에 들려 온 소식이었다.그만큼 국내 광고 업계의 유리천장은 높고도 단단했다. 김 신임 대표는 오롯이 본인의 능력으로 그 유리천장을 깨며, 실력과 성과로 인정받은 차세대 여성 리더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HSAD의 박애리 대표, 대홍기획의 김덕희 대표와 함께 국내 광고 업계의 여성 리더십 시대를 이끌 핵심 주자로도 주목받고 있다. -
- ▲ 2025 칸라이언즈 엔터테인먼트 라이언즈 그랑프리를 수상한 이노션. 김정아 이노션 신임 대표(가운데)가 트로피를 들고 있다. ©브랜드브리프
특히 김정아 대표는 올해 6월 열린 세계 최대·최고 크리에이티비티 페스티벌인 칸 라이언즈(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에서 현대차의 '밤낚시(Night Fishing)' 캠페인으로 이노션 본사 최초의 그랑프리를 수상하면서 크리에이티브로서 커리어의 정점을 찍었다.'밤낚시' 캠페인은 전기차 충전소를 배경으로 한 미스터리한 사건과 반전 스토리를 담은 단편 영화로, 관객들이 직접 돈을 내고 광고를 보게 만든 놀라운 크리에이티비티로 전 세계 광고인들의 마음을 홀렸다. 또한 이 캠페인으로 이노션 본사는 창립 20주년이라는 뜻깊은 해에 첫 칸라이언즈 그랑프리를 수상하며 글로벌 무대에 이노션 브랜드를 확실히 각인시켰다.앞서 지난 2024년 이노션 베를린이 '최초의 연설(THE FIRST SPEECH)' 캠페인으로 '그랑프리 포 굿 라이언즈(Grand Prix for Good Lions)'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기자가 취재를 위해 칸라이언즈 어워드 쇼를 방문했던 당시, 사회자가 수상팀을 발표할 때 이노션을 '인오션'이라고 잘못 발음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외국인들이 과거 '현대(Hyundai)'를 '현다이'라고 발음했던 것처럼, 이노션 또한 글로벌에서는 인지도가 높지 않았던 탓에 벌어진 일이었다.그러나 올해 칸라이언즈 어워드 쇼에서는 또렷하게 '이노션'이라는 이름이 울려퍼졌다. 칸라이언즈 그랑프리 수상 이후,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업계에서도 이노션을 '진정한 플레이어'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방증이다. -
- ▲ (좌측부터) 크리스티 린드 캔버스 최고 고객 책임자, 김정아 이노션 대표, 지성원 현대차 글로벌 CMO. ©브랜드브리프
이는 지난 19년간 김 대표가 글로벌 무대에서 수상자이자 스피커, 그리고 심사위원으로 활약하며 쌓아온 존재감과 네트워크 또한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김정아 대표는 2014년과 2017년 칸라이언즈를 비롯해 뉴욕 페스티벌, 클리오(Clio), 런던국제광고제(Lia), 원쇼(The ONE Show) 등 세계 5대 광고제 심사위원을 모두 역임했으며, 올해 칸라이언즈에서는 지성원 현대차 최고 마케팅 책임자(Chief Marketing Officer, CMO), 이노션의 미국 자회사인 캔버스 월드와이드(Canvas Worldwide)의 크리스티 린드(Kristi Lind) 최고 고객 책임자(Chief Client Officer)와 함께 세미나를 펼쳤고 2025 칸라이언즈서울에도 연사로 무대에 올랐다.
2020년과 2021년에는 글로벌 광고 전문 매체인 캠페인 브리프 아시아(Campaign Brief Asia)에서 2년 연속 '대한민국 최고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reative Director, CD)'로 선정됐으며, 2022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대한민국 광고·브랜딩 업계에서의 공로를 인정받아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 또한, 2023년 애드 아시아 체인지메이커 포 굿 어워즈(AD ASIA Changemakers for Good Awards)에서 '인더스트리 리더(Industry Leader)'로 선정됐다. 이와 함께 올해 제 39회 한국광고대회 집행위원장을 맡는 등 국내외 크리에이티브 산업 발전을 위한 노력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
- ▲ 2025 칸라이언즈 엔터테인먼트 라이언즈 그랑프리를 수상한 김정아 이노션 신임 대표. ©브랜드브리프
이처럼 화려한 수상 실적과 글로벌 무대에서의 활약상과 함께 더욱 큰 기대를 모으는 것은 김정아 대표 특유의 리더십에 있다.김 대표는 이노션 내 '크리에이티브 알파' 팀과 '크리에이티브 엑스' 팀을 신설해 '과감하게 틀을 깨는 새로움'으로 이노션의 크리에이티비티를 진두지휘해 왔다. 임원임에도 실무의 A부터 Z까지 촘촘히 꿰뚫고 있을 정도로 사내에서는 '일벌레'로 유명하며, 바쁜 와중에도 후배들의 고민 상담에 늘 귀 기울이는 따뜻한 리더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그를 '롤 모델'이자 '가장 존경받는 선배'로 꼽는 후배들이 많다. 실무형 CEO로서 김 대표가 불러일으킬 이노션의 변화가 기대되는 이유다.이제, 그가 CEO로서 마주할 새로운 도전과 과제들이 하나둘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먼저, CEO라는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된 만큼 크리에이티브 중심의 리더에서 경영 전반을 아우르는 리더로의 전환이 요구된다. 국내외 광고 산업 현황과 크리에이티브를 누구보다 잘 아는 적임자로서 이노션의 글로벌 전략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기대되는 대목이다.다음으로는 신임 CCO 선임이다. 광고회사의 CCO는 단순한 제작 총괄이 아니라 조직의 크리에이티비티와 평판, 성장, 문화까지 이끌어가는 핵심 리더로 꼽힌다. 따라서 신임 CCO의 선임은 이노션의 미래 방향을 결정짓는 중대 과제로 평가된다. 이노션이 글로벌 에이전시로의 도약을 목표로 삼고 있는 만큼, 글로벌을 아우를 수 있는 글로벌 CCO 선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마지막으로 이노션의 높은 현대차그룹 의존도를 낮추고 글로벌 에이전시로 도약하는 한편, 전통매체 위주의 광고제작과 매체 집행에서 벗어나 신성장 동력을 찾고 새로운 고객을 발굴해야한다는 묵직한 숙원 과제도 남아 있다.특유의 과감함과 실행력, 다년간 쌓아 온 글로벌 감각으로 무장한 김정아 대표가 이노션의 다음 20년을 어떻게 그려갈지, 그 여정에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