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성장률 0.8%→0.9% … 내년 1.6%→1.8% 전망'매파'로 변신한 KDI … 반년 만에 금리 의견 뒤집어수출 내년엔 1.3%로 둔화 전망, 하반기엔 감소 우려기초연금·교육재정 개편,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 강조
  • ▲ 11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을 0.9%, 내년은 1.8%로 전망했다. ⓒ뉴시스
    ▲ 11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을 0.9%, 내년은 1.8%로 전망했다. ⓒ뉴시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0.8%에서 0.9%로 소폭 상향 조정했다. 소비와 수출 회복에 따른 경기 개선 흐름을 반영한 결과다. 다만 KDI는 재정 지출 확대는 점진적으로 조정하고, 기준금리는 현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내년 성장률은 1.8%로 전망하며 구조적 개혁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KDI는 11일 발표한 '2025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며 성장률이 기존 전망보다 0.1%포인트(P) 높은 0.9%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소비 회복과 반도체 중심의 수출 개선이 주요 요인이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시장금리 하락세, 정부 지원 정책(소비쿠폰) 등으로 상반기 0.7%에서 하반기 1.8%로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연간으로는 1.3%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은 미국의 관세인상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경기 호조에 따라 상반기 1.7%, 하반기 4.1%로 개선되며 연간 2.9% 성장할 것으로 봤다. 

    다만 정부가 최근 1%대 성장 가능성을 언급한 것과 비교하면 KDI의 전망은 다소 보수적이다. 3분기 GDP 증가율이 1.2%로 예상보다 높았지만, 건설업 부진이 하방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정규철 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은 "산술적으로 4분기 -0.1% 이상 성장이면 연간 1.0%가 되는데, 3분기에 큰 폭으로 성장을 했고 정부의 재정 지원, 소비쿠폰 등이 집중된 측면이 있다"고 했다.

    내년 성장률은 종전 전망치 대비 0.2%P 높은 1.8%로 제시됐다. 민간소비는 1.6%, 설비투자는 2.0%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건설투자는 올해 -9.1%에서 내년 2.2%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건실했던 수출은 내년 한국 경제의 하방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관세 영향이 본격화하며 총수출(물량) 기준 올해(4.1%)보다 낮은 1.3% 증가할 것으로 봤다. 특히 하반기는 0.2% 감소로 전환할 것으로 예측했다.

    김지연 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은 "고율 관세는 여전히 세계 무역에 상당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본격적으로 영향이 나타나는 시기가 뒤로 미뤄진 것"이라며 "위험이 아예 없어졌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 ▲ 김지연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왼쪽)과 정규철 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오른쪽)이 11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5 하반기 KDI 경제전망'을 브리핑하고 있다. ⓒ뉴시스
    ▲ 김지연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왼쪽)과 정규철 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오른쪽)이 11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5 하반기 KDI 경제전망'을 브리핑하고 있다. ⓒ뉴시스
    특히 KDI는 수출과 환율을 내년 성장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반도체 등 주요 품목에 대한 관세 불확실성과 원·달러 환율 상승이 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10월 평균 환율 1423.4원을 기준으로 물가상승률은 올해 2.1%, 내년 2.0%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KDI는 정부의 확장적 재정 정책을 점진적으로 조정하고, 기준금리는 현재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향후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GDP 대비 4% 이상, 국가채무비율은 연평균 2.2%포인트씩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장기적으로는 저출생·고령화에 대응한 조세·재정체계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학령인구에 연동하고, 기초연금은 취약 노령층에 집중하며, 노인연령 기준을 상향 조정해 지출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KDI는 낮은 잠재성장률을 극복하기 위해 혁신기업의 시장 진입과 한계기업의 퇴출을 유도하고, 유연한 노동시장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기부양책만으로는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없으며, 구조적 개혁이 병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올해 2.1%, 내년 2.0%로 전망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로 봤을 때 물가 안정세가 예상된다며 통화정책은 현재와 유사한 금리 수준으로 운용해야 한다고 봤다. 지난 5월까지 금리인하를 권고했는데 반년 만에 시각을 뒤집은 것이다. 

    금융시장과 관련해서는 3500억 달러 규모로 체결한 대미 투자에 따른 환율·주가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