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정부소비 1.3%씩 늘고 설비·건설투자 플러스 전환, 설비투자 2.6%↑실질 GNI 0.8% 증가·명목 GNI 0.3% 감소 … 교역조건 악화에 총저축률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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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분기 우리 경제가 전 분기보다 1.3% 성장해 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분기 성장률을 기록했다. 민간·정부 소비와 설비·건설투자, 수출이 모두 늘며 내수와 순수출이 동시에 성장률을 끌어올렸다. 다만 실질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은 0.8%에 그치고, 명목 GNI는 오히려 0.3% 줄어 국민이 체감하는 소득 회복은 성장 흐름에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2025년 3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1.3% 증가했다. 지난 2021년 4분기 1.6% 이후 가장 높은 분기 성장률로, 전년 동기 대비로는 1.8% 성장했다. 지난 10월 발표된 속보치(1.2%)보다 0.1%포인트 상향 조정됐다.올해 성장 흐름을 보면 1분기 -0.2%로 다시 역성장을 기록한 뒤 2분기 0.7%로 플러스로 전환했고, 3분기에는 1.3%까지 속도를 높였다. 연속 두 분기 플러스 성장에 성장 폭 확대까지 확인된 셈이다.성장 기여도 측면에서 내수(민간·정부 소비와 투자)는 3분기 성장률을 1.2%포인트 끌어올렸고, 순수출(수출–수입)이 0.1%포인트를 보탰다. 2분기 내수 기여도(0.4%포인트)와 비교하면 불과 한 분기 만에 0.8%포인트나 뛰었다. 성장의 ‘엔진’이 수출 중심에서 소비·투자로 넓어진 것으로 해석된다.내수 회복의 중심에는 소비가 있다. 3분기 민간소비는 승용차·통신기기 등 재화와 음식점·의료 등 서비스 소비가 모두 늘며 전기 대비 1.3% 증가했다. 2022년 3분기(1.3%) 이후 3년 만에 기록한 최대 증가율이다. 정부소비도 물건비와 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이 늘면서 1.3% 성장했다. 2022년 4분기(2.3%) 이후 약 2년9개월 만의 가장 높은 수준이다.투자는 ‘예상 밖’ 호조를 보였다. 건설투자는 토목부문을 중심으로 0.6% 증가해 6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났다. 속보치에서는 -0.1%로 추정됐으나, 3분기 마지막 달 실적이 반영되면서 플러스로 수정됐다. 건설투자의 GDP 성장 기여도는 0.1%포인트로, 지난해 1분기 이후 처음으로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 투자가 늘며 전기 대비 2.6% 증가했다. 속보치(2.4%)보다 0.2%포인트 올라 확정됐다. 지식재산생산물투자도 1.2% 증가로, 추계 당시보다 1.0%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반도체 관련 설비와 연구개발(R&D)을 중심으로 기업 투자가 예상보다 양호했다는 의미다.대외부문도 성장에 힘을 보탰다. 수출은 반도체·자동차를 중심으로 2.1% 증가했다. 수입 역시 기계·장비·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2.0% 늘었지만 증가율은 수출보다 낮았다. 수출·수입 증가율은 속보치(각각 1.5%, 1.3%) 대비 각각 0.6%포인트, 0.7%포인트 상향되면서 순수출이 성장률을 0.1%포인트 받쳐줬다.산업별로 보면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성장세를 이끌었다. 제조업은 운송장비, 컴퓨터·전자·광학기기 생산이 늘며 전기 대비 1.5% 성장했다. 반도체 경기 회복과 자동차 수출 호조가 겹치면서 제조업 전체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서비스업은 도소매·숙박음식업, 운수업, 금융·보험업 등을 중심으로 1.4% 증가했다. 도소매·숙박음식업이 2.5%, 운수업이 2.6% 늘며 소비 회복의 온기가 서비스업 전반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금융·보험업도 금융업을 중심으로 2.2% 증가했고, 정보통신업과 사업서비스업, 사회복지서비스업 등도 고른 증가세를 보였다.건설업은 토목공사를 중심으로 0.7% 성장해 2분기 -3.6%에서 플러스로 전환했다. 다만 원계열 기준 전년 동기 대비로는 건물·토목 공사 모두 줄며 7%대 감소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돼, 고금리·분양 부진 등 구조적인 부담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반대로 농림어업은 농축산업과 어업 실적 부진이 겹치며 전기 대비 4.6% 감소했다. 상반기 4%대 증가에서 2분기 -1.2%로 돌아선 데 이어 3분기에는 감소 폭이 더 커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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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률 반등과 달리 소득 지표 개선 속도는 상대적으로 더디다. 3분기 실질 GNI는 전기 대비 0.8% 증가해 실질 GDP 증가율(1.3%)을 밑돌았다. 실질 기준으로 생산은 1%대 중반까지 회복됐지만, 국민이 실제로 벌어들인 실질 소득 증가율은 그 절반 수준에 그친 셈이다.명목 GNI는 672조4000억원으로 전기 대비 0.3% 감소했다. 명목 GDP가 0.7% 성장한 것과 대조적이다. 명목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2분기 14조1000억원에서 3분기 8조원으로 줄어든 영향이 컸다. 해외 투자수익 등 국외에서 벌어들이는 명목 소득이 감소하면서 명목 국민총소득 전체를 끌어내렸다.교역조건 악화도 소득 개선을 제약했다. 실질 기준으로 무역손실은 2분기 -8조6000억원에서 3분기 -10조3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수출 단가 대비 수입 단가가 상대적으로 높게 움직이면서 교역조건이 나빠졌고, 이로 인해 실질 GDP 대비 실질 GNI 증가폭이 더 작게 나타났다.저축·투자 지표 역시 소득 부진을 반영하고 있다. 3분기 총저축률은 34.4%로 전기보다 1.2%포인트 하락했다. 국내총투자율도 28.6%로 0.2%포인트 낮아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