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내년 경영 '현상유지' 최다 … 대기업은 투자·채용 축소"

내년 기업 경영전략이 전반적으로 ‘현상유지’에 머무는 가운데, 대기업을 중심으로 투자·채용 축소와 인력 효율화 기조가 강화될 것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30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30인 이상 기업 229개사 최고경영자(CEO) 및 임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기업 경영전망 조사’에서 내년 경영계획을 수립한 기업 10곳 중 4곳(39.5%)은 경영계획 기조를 ‘현상유지’로 응답했다.

‘긴축경영’은 31.4%, ‘확대경영’은 29.1%로 나타났으며, 전년 조사 대비 ‘긴축경영’ 응답은 줄고(49.7%→31.4%), ‘확대경영’ 응답은 늘어난(22.3%→29.1%) 것으로 조사됐다.

규모별로 보면 300인 이상 기업에서 ‘긴축경영’ 응답이 41.0%로 가장 높았다. 내년 기조를 ‘긴축경영’으로 선택한 기업은 구체적인 시행계획으로 ‘인력운용 합리화’(61.1%)를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전사적 원가절감’(53.7%), ‘신규투자 축소’(37.0%) 순으로 나타났다. ‘인력운용 합리화’가 가장 높은 응답으로 조사된 것은 2017년 전망조사 이후 9년 만이다.

국내 경기 회복세가 본격화되는 시점으로 ‘2026년(상반기 21.8% + 하반기 31.0%)’이 52.8%, ‘2027년 이후’는 31.0%로 조사됐다. ‘이미 회복세로 돌아섬’은 4.8%에 그쳤다. 기업들이 전망한 2026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평균 1.6%로 집계됐다.

내년 영업이익 전망에 대해 기업 10곳 중 4곳(39.7%)은 ‘금년(2025년)과 유사’할 것으로 답했다. ‘금년대비 증가’는 34.9%, ‘금년대비 감소’는 25.3%로 나타났다.

한편, 인공지능(AI) 활용 현황과 관련해서는 응답 기업의 절반(48.9%)은 회사 차원에서 AI를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규모별로 보면 300인 이상 기업(69.1%)이 300인 미만 기업(40.4%)보다 28.7%p 높게 나타났다. AI 활용 기업의 91.1%는 AI 활용이 생산성 및 경쟁력 제고에 ‘도움된다’고 답했다. AI가 ‘도움된다’고 응답한 기업들이 체감하는 ‘AI 도입에 따른 생산성 향상 정도’는 평균 15.5%로 나타났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내년 대기업들의 투자 및 채용 축소 응답이 높게 나타났고, 긴축경영 시행계획으로 인력 운용 합리화를 선택한 기업들이 많았다”면서 “우리 기업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들도 국내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고용을 늘리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기업 규제는 최소화하고 노동시장 유연화 같은 보다 과감한 방안들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