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신약, 최대 30% 체중감량 … '한국형 위고비' 부상내년 매출 1천억원 가능성 … 개발 20년 만에 상용화 임박앱토즈 인수로 혈액암 신약 임상 재가동 … 북미 진출 본격화전문경영인 체제 선언 후 재무구조 개선 … 채무 축소·유동성 확보
-
- ▲ 한미약품 240805 ⓒ뉴데일리
올해 3월 전문경영인 체제를 공식 선언한 한미약품이 사상 최대 영업실적을 달성할 것이라는 장밋빛 관측이 나왔다. 대형 신약품목을 유치한 결과다.나아가 내년에는 비만치료제와 백혈병 치료제 두 날개로 올해 경신한 최대 실적도 다시 쓸 전망이다.24일 금융투자업계 컨센서스 분석 결과 한미약품의 올해 매출액은 1조5139억원, 영업이익은 236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매출의 경우 지난해 1조4955억원에 비해 4.67% 늘어나면서 5년 연속 증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9.95% 급증, 마찬가지로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한미약품은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당뇨병 등을 중심으로 복합제 전략을 한층 강화하는 동시에 순환기, 비뇨기, 골대사 등 다양한 치료 영역에서의 브랜드 파워를 지속 확장해 나가고 있다.대표 품목인 '로수젯' 명성을 이어갈 △저용량 3제 항고혈압제 '아모프렐' △골다공증 치료제 '오보덴스' △주사 제형의 인플루엔자 감염 치료제 '한미페라미비르주' 등 신제품들을 3분기에 다수 출시하면서 향후 매출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여기에 한발 더 나아가 내년에는 매출 1조5847억원, 영업이익 2605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다시 쓸 것으로 보인다.최대 실적을 견인하는 두 축은 비만치료제와 백혈병 치료제다.먼저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비만치료제 시장이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한미약품 차세대 비만 신약이 가격 전략 및 안정성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의 20% 이상 점유율을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미약품이 목표로 하는 1년차 매출 1000억원에 달하는 수치다.한미약품은 국내 제약사 최초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인 에페글레나타이드를 대표로 차세대 비만 신약을 개발하는 R&D 프로젝트 'H.O.P(Hanmi Obesity Pipeline)'를 진행 중이다.이 프로젝트에는 6개 파이프라인이 있다. 첫 번째 출시 예정작인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현재 임상 3상 중간 톱라인 결과(투약 40주차 경과)까지 공개했다. 연내 품목허가신청을 목표로 내년 하반기로 예정된 상용화 일정을 가속하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2006년 개발에 착수한 이후 20년 만에 결실을 보게 된다.투약 40주차 결과를 보면 이번 임상에 참여한 한국인 448명 중 일부가 투약 40주차에 최대 30%에 이르는 체중감량효과를 보였다. 구토 등 부작용 발현율도 경쟁 약물인 위고비나 마운자로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우수한 체중감량 효능과 확보된 안전성을 기반으로 '국민 비만약'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한미약품 박재현 대표이사는 "내년에 출시될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약품이 또 한 번 비상하는 중요한 마일스톤이 될 것"이라며 "에페글레나타이드 출시 이후 순차적으로 선보이게 될 다른 H.O.P 프로젝트의 구체적 성과도 기대되는 만큼 첫 단추인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성공적 런칭에 역량을 더욱 집중시키겠다"고 말했다.무엇보다 한미약품은 '풀 밸류체인'을 확보해 R&D부터 생산, 판매까지 자체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구조를 완성했다. 이는 글로벌 제약사 의존도가 높은 경쟁사들과 차별화되는 부분으로, 향후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가격경쟁력 확보에도 유리하다.김준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약가가 위고비 판매가의 50%라면 가격 매력도가 올라갈 것"이라며 "임상 결과는 경쟁력을 확보했기 때문에 환자와 의료진을 설득할 수 있는 가격을 산정하면 국내 비만시장 침투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김선아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한미약품은 자체 생산·유통 역량을 기반으로 원가경쟁력과 공급 안정성을 모두 갖추고 있는 만큼 출시 후 만 1년차 시점인 2027년에는 1000억원 규모의 매출 달성도 가능하다"고 진단했다.나아가 한미약품은 차세대 비만치료 삼중작용제(LA-GLP/GIP/GCG, HM15275)와 신개념 비만치료제(LA-UCN2, HM17321)의 상용화 목표 시점을 각각 2030년, 2031년으로 설정하고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 임상 개발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다.특히 신개념 비만치료제(LA-UCN2, HM17321)의 경우 지난달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 1상 진입을 위한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했다. 이 개발신약은 근손실을 보완하는 것 이상으로 근육량을 늘리고 지방을 선택적으로 감량하는 세계 최초 비만 혁신 신약(First-in-Class)이다.최인영 R&D센터장(전무)은 "HM15275와 HM17321은 각각 2030년과 2031년에 출시할 것"이라며 "특히 외국산 비만치료제의 공급불안정 이슈가 불거지는 가운데 우린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에 일조해 향후 품절사태가 발생하면 경쟁사들이 가격을 인상하기 어렵게 만드는 데 이바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 ▲ 한미약품 H.O.P 프로젝트 개요. 이미지=IR 자료 갈무리. ⓒ한미약품
이와 함께 최근 인수한 캐나다 바이오텍 앱토즈바이오사이언스 투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북미 시장 직접 진출을 통해 글로벌 제약사로의 도약에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이다.앞서 한미약품은 북미 자회사 'HS 노스 아메리카'가 앱토즈의 잔여지분 전량을 인수하는 최종계약을 체결했다고 19일 발표했다. 한미약품은 애초 앱토즈 전체 발행 보통주의 19.93%를 소유하고 있었다. 주당 인수가격은 2.41캐나다달러(약 2518원)다.한미약품과 앱토즈의 인연은 기술수출 파트너로 시작됐다. 한미약품은 2021년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치료 신약후보물질 '투스페티닙'을 앱토즈에 기술수출했다. 하지만 2023년부터 경기 둔화와 고물가 등으로 글로벌 바이오텍 투자시장이 축소되며 앱토즈의 현금흐름이 둔화하기 시작했고, 결국 임상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자금난에 빠지게 된다.한미약품은 투스페티닙의 임상을 이어가기 위해 700만달러(약 103억원)의 지분투자를 단행하고, 1000만달러(약 147억원)을 추가로 대출하기도 하는 등 인수계약일 기준 최근 18개월동안 3000만달러(약 441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하며 투스페티닙 개발을 지속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그러나 한미약품의 지원에도 앱토즈는 지난해 말 상장폐지 대상으로 지정됐고, 올해 4월 나스닥 상장 유지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끝내 상장폐지됐다.상폐라는 최악의 상황은 한미약품에 기회가 됐다. 앱토즈의 기술력과 투스페티닙의 임상 결과에 긍정적이었던 한미약품은 R&D 인프라와 미국 내 네트워크가 북미 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판단, '잔여지분 전량 인수'를 단행했다. 상폐로 기업가치가 떨어져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인수할 수 있었던 것도 주효했다.무엇보다 앱토즈를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한미약품이 기술수출했던 투스페티닙의 임상을 독자적으로 이어갈 수 있게 됐다. 투스페티닙은 임상 1/2상 연구에서 기존 표준치료제와 병용시 유의미한 효능이 있다는 것을 입증한 바 있다.이번 M&A를 통해 한미약품은 글로벌 제약사간 협력과 투자 확대 속에서 AML 신약후보물질 임상 진전을 가속할 전망이다.박재현 대표는 "긍정적인 데이터가 축적된 만큼 투스페티닙의 개발이 중단 없이 진행되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인수는 한미약품의 북미 시장 첫 직접 진출이자 향후 글로벌 파트너십과 임상 개발 확대를 위한 전략적 기반"이라고 말했다.뿐만 아니라 신약개발의 또 다른 핵심축인 항암분야에서도 다수의 글로벌 학회에서 차세대 모달리티 연구성과를 대거 공개하고 있다. 모달리티란 의약품이 표적을 타깃하는 방법 또는 약물이 약효를 나타내는 다양한 치료적 접근법을 의미한다.△표적 단백질 분해(TPD) △메신저 리보핵산(mRNA)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항체-약물 접합체(ADC) △단일 도메인 항체(sdAb) 등 다양한 모딜리티로 혁신기술 역량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한편 전문경영인 체제를 선언한 만큼 재무 성과도 효과를 보고 있다.3분기 기준 차입금의존도(30.6%)와 부채비율(51.6%)은 모두 최근 10년새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낮아진 채무 부담으로 유동비율(140%)은 2016년 14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또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도 1년새 4811억원에서 844억원으로 2배 가까이 뛰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