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네켄, 데이팅 앱으로 Z세대를 술집으로 이끌어크리넥스, 눈물 유발 영화로 티슈 판매량 늘려통신사 오렌지, 세계 최초의 청소년 스마트폰 선봬
  •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경제 상황과 치열해지는 시장 경쟁 속, 프로모션과 쿠폰만이 능사는 아니다. 현실의 문제를 새로운 경험과 제품 혁신으로 전환해 소비자의 행동을 다시 설계한 브랜드들이 주목받고 있다.

    칸라이언즈(Cannes Lions)에 따르면 2025년 크리에이티브 커머스(Creative Commerce) 부문 출품작이 전년 대비 17% 늘며 빠르게 성장한 카테고리로 이름을 올렸다. 크리에이티브 커머스는 온·오프라인 커머스와 결제 솔루션 전반에서 혁신적이고 크리에이티브한 접근을 기리는 카테고리다. 출품작은 고객 여정의 어떤 지점에서든 혁신과 최적화가 소비자 참여를 높이고,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로 이어졌는지를 보여줘야 한다.

    16일 브랜드브리프는 성공적인 '크리에이티브 커머스'의 정석을 보여 준 칸라이언즈 수상작들의 전략을 분석했다. 
  • ▲ 바 데이팅 캠페인. ⓒ칸라이언즈
    ▲ 바 데이팅 캠페인. ⓒ칸라이언즈
    제목: 바 데이팅(Bar Dating – Powered by Hei!)
    출품사: 르펍 상파울루(LEPUB, SAO PAULO)
    브랜드: 하이네켄(HEINEKEN)
    수상: 2025 칸라이언즈 크리에이티브 커머스 부문 브론즈

    오른쪽으로 스와이프!

    하이네켄에게 바(bar)는 비즈니스의 핵심 기반이지만, Z세대는 이전 세대와 달리 술을 멀리하고 있는 것은 물론 외출을 꺼리기까지 한다. 기존 단골의 소비량은 신규 고객 대비 35% 낮아, 새로운 얼굴들을 바에 끌어들이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이네켄은 데이팅 애플리케이션(앱) 방식을 접목한 '바 데이팅'을 개발했다. 2300여곳의 바가 각각의 개성을 뽐내는 '매칭 가능한 대상'이고, 사용자는 바를 넘기며 마음에 드는 곳을 선택한다. 본인과 친구들이 같은 바를 선택하면 매치가 성사되고 하이네켄은 무료 맥주를 제공한다.

    실제 2만3000건 이상의 신규 바 방문이 이뤄졌으며, 바 데이팅 앱은 캠페인 기간 동안 데이팅 앱 부문 다운로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파트너 바에서 하이네켄 매출은 45% 증가했고, 객단가도 37% 상승하는 효과를 낳았다.
  • 제목: 크리넥스 지수(KLEENEX SCORE)
    출품사: VML, 뉴욕
    브랜드: 킴벌리-클라크(KIMBERLY-CLARK)
    수상: 2025 칸라이언즈 미디어(Media) 부문 실버, 크리에이티브 커머스 부문 브론즈

    슬픈 영화 보기 전 준비물

    2024년 말, 아마존에서 '크리넥스' 시장 점유율이 48%로 하락했다. 경쟁 브랜드 '퍼프스(Puffs)'가 감기 유행 시즌에 막대한 광고비를 집행하며 급격히 매출을 끌어올리면서다. 감기가 잠잠해지는 2025년 봄, 크리넥스는 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해 과감한 돌파구가 필요했다. 킴벌리-클라크가 새롭게 발견한 접점은 바로 영화의 감동적인 순간이다. 

    아카데미 시상식 직전에 론칭된 '크리넥스 지수'는 미국의 영화 정보 모음 사이트 IMDb 내에 통합된 특별한 평가 시스템으로, 영화를 재생하기 전 그 작품이 얼마나 눈물을 유발하는지 알려준다. 오래된 명작부터 최신 영화까지, 눈물을 흘리게 하는 감상적인 '최루성 영화(Tearjerker Titles)' 큐레이션 리스트를 제공해 영화 팬들에게 새로운 감상 방식을 제안했다. 

    단순한 소비재를 감정적 엔터테인먼트 경험과 연결하며 크리넥스는 점유율을 50%로 끌어올리고, 매출은 14.4% 증가하는 데 성공했다. 신규 구매자는 35% 증가, 대형 패키지 구매가 늘면서 평균 구매액도 2.93달러(한화 약 4300원) 올랐다. IMDb 역시 트래픽이 23% 증가하며 협업 시너지를 입증했다.
  • 제목: 오렌지 - 더 안전한 폰(ORANGE - SAFER PHONE)
    출품사: 퍼블리시스 콘세이 파리(PUBLICIS CONSEIL, PARIS)
    브랜드: 오렌지(ORANGE)
    수상: 2025 칸라이언즈 2025 칸라이언즈 크리에이티브 커머스 부문 실버

    세계 최초의 청소년 스마트폰

    10명 중 8명의 부모가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을 걱정하지만, 실제로는 13세 미만 어린이의 90%가 이미 스마트폰을 갖고 있다. 대부분의 부모가 어쩔 수 없이 스마트폰을 쥐여주지만, 아이에게 해를 끼친 것 같다고 느낀다.

    프랑스 통신사 오렌지는 십대가 원하면서도, 부모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안전'을 결합한 '세이퍼폰(SaferPhone)'을 출시했다. 이는 인공지능(AI) 기반 유해 메시지 필터링, 사이버폭력 상담 라인, 스크린타임 관리 및 불법 콘텐츠 차단 기능을 갖춘, 세계 최초의 청소년 스마트폰이다.

    특히 오렌지는 세이퍼폰을 전략적으로 연말 시즌에 출시해 십대의 크리스마스 선물이 되도록 했다. 출시 2주 만에 만대가 완판돼 추가 생산된 2000대가 긴급 투입됐으며, 기능을 추가해 다른 유럽 시장으로도 확대 판매된다.

    크리에이티브 커머스 심사위원장인 가브리엘 슈미츠(Gabriel Schmitt) 그레이(Grey) 글로벌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CO)는 "크리에이티브 커머스 부문은 이제 4년차가 된, 아직 역사가 짧은 카테고리다. 그래서 정체성을 더 날카롭게 정의하는 동시에 특정 유형만 반복해서 상을 받지 않도록 판을 넓히고자 했다"며 "올해 수상작들은 크리에이티브 커머스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편, 2026 칸라이언즈는 내년 6월 22일부터 26일까지 프랑스 칸에서 열린다. 행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칸라이언즈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