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유병·발병 모두 가파른 증가…85세 이상 매년 10%씩 급증2040년 환자수 37만명 전망 … 국가 의료비·사회적 비용 폭증 우려분당서울대병원 "조기치료·접근성 확대·제도 개선 등 국가 차원 대응 시급"
  • ▲ ⓒ분당서울대병원
    ▲ ⓒ분당서울대병원
    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AMD)이 초고령사회에서 가장 위협적인 시각질환으로 자리 잡고 있다. 

    9일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우세준·김민석 교수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기반으로 유병률·발병률 추세를 분석한 결과, 2040년 국내 습성 황반변성 환자는 지금보다 약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80세 이상 고령층에서 증가 속도가 가팔라 국가 의료비와 사회적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습성 황반변성은 황반 기능이 연령 증가와 함께 저하되고, 망막 내 비정상 혈관이 자라나 출혈·부종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중심시력이 손상돼 사물이 휘어 보이거나 시야가 흐려지는 등 일상생활에 치명적 장애를 초래한다. 

    고령일수록 발병률이 높고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시력 회복이 어렵다는 점에서 고령화 속도가 빠른 한국에선 중대한 보건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연구팀이 2013~2022년 40세 이상을 대상으로 연령 표준화 분석을 실시한 결과, 유병률은 만 명당 10.7명에서 22.5명으로 110% 증가했고 발병률 역시 2.8명에서 4.7명으로 68% 늘었다. 

    장기 추세를 시계열 모델로 예측한 결과 2040년 유병률은 46.2명, 발병률은 8.4명으로 상승하며 환자 수는 37만4000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2022년 12만7000명보다 약 3배 많은 수치다.

    고령층에서의 증가세는 더 극적이다. 특히 80세 이상에서는 유병률이 매년 약 10%씩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초고령화가 가속되는 한국 사회에서 황반변성 부담이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민석 교수는 "장기간 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분석한 이번 연구는 국가 의료비와 사회적 부담이 크게 증가할 것임을 객관적으로 보여준다"며 "조기 진단과 치료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보험제도 개선과 고령층 관리 강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우세준 교수는 "습성 황반변성은 고령층·남성에서 특히 발병률이 높고 실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질환"이라며 "환자 수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가 차원의 체계적 대응이 지금부터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대한의학회 국제학술지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