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청, 22일 수의·경쟁·공동설계 중 결정李 대통령, HD현대重 겨냥 … 한화오션 '화색'노조 "특정 기업 유리" 반발 … 팀코리아 흔들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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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KDX-III Batch-II). ⓒHD현대중공업
7조8000억원 규모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자 선정 방식을 둘러싸고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간의 신경전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두 회사가 선도함 상세설계·건조권 놓고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사업자 선정은 2년째 지연돼 왔지만 올해 안에는 결론이 날 것으로 전망된다.12일 업계에 따르면 방사청은 오는 22일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어 '수의계약', '경쟁입찰',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공동설계(상생안)' 중 한 가지 방식으로 최종 사업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방사청은 지난주 KDDX 사업 방식을 공동 설계로 하면 담합인지를 따져달라는 유권해석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의뢰한 것으로 전해졌다.KDDX 사업은 ‘개념설계 → 기본설계 →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 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된다. 앞서 한화오션이 개념설계를, HD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를 맡았다. 현재 다음 단계인 선도함 상세설계 및 건조 단계를 두고 양사가 모두 수주를 원하면서 갈등이 불거진 것이다.HD현대중공업은 “기본설계를 맡은 업체와 수의계약을 맺는 것이 관례”라는 입장인 반면, 한화오션은 “과거 위법 행위가 있었던 만큼 경쟁입찰로 사업자를 선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앞서 HD현대중공업 임직원 9명은 2022~2023년 KDDX 사업 관련 한화오션의 개념설계 자료를 불법 촬영·유출해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기 때문이다.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이 양사 갈등에 기름을 부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5일 타운홀 미팅에서 “군사기밀을 빼돌려 처벌받은 곳에 수의계약을 준다는 이상한 소리가 나온다”며 “잘 체크하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업계는 이번 발언을 HD현대중공업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하며, 한화오션에 기회가 열릴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본다. 통상적으로는 HD현대중공업이 수의계약으로 사업을 이어갔겠지만, 이번에는 한화오션이 경쟁입찰이나 공동설계를 통해 건조 기회를 노릴 수 있는 상황이 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설계 과정은 KDDX 전체 수주 규모에서 일부에 불과하며, 7조8000억 원 규모의 핵심은 결국 건조 단계”라고 강조했다.이에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즉각 반발하고 나선 상태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11일 소식지를 통해 “특정 기업에만 유리한 방향으로 기울어지는 것은 심각한 형평성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은 과거 불법 문제와 무관하게 대한민국 조선산업의 기술과 품질을 지켜내고 있으며, 고용 불안에 단호히 맞서겠다”고 말했다.한화오션 측은 “방사청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
- ▲ 지난달 24일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앞줄 왼쪽 첫 번째)가 멜라니 졸리 캐나다 산업부 장관(앞줄 가운데)에게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의 특수선 안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한화오션
이러한 분위기 속 양사의 ‘팀코리아’ 전략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국내에서는 갈등을 빚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팀코리아’ 전략으로 빛을 발하고 있다.HD현대중공업·한화오션·방사청으로 구성된 K-조선 원팀은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사업 최종 후보에 오른 상태다. 지난달 캐나다 산업부 장관이 한화오션 거제조선소와 HD현대 판교 R&D센터를 잇따라 방문해 양사의 역량을 직접 확인한 것도 양사의 협력을 확인한 행보다.이 같은 점을 고려하면 KDDX 사업 역시 공동설계로 흘러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공동설계는 양사가 상세설계를 함께 수행한 뒤, 초도함 2척을 각각 1척씩 건조하는 방식이다. 사업 일정이 이미 지연된 만큼 양사가 동시에 건조에 참여하면 속도감 있는 추진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국방부는 이 사업이 더는 지체돼서는 안 된다는 의지를 강하게 표명하며 연내 결론 도출을 기대하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MASGA(미국 조선업 재건)’ 프로젝트와의 연계 가능성을 감안하면 양사 협력이 유리하다는 주장도 있다.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기본설계와 상세설계를 분리할 경우 기술 연속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공동설계의 리스크를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공동설계 사례가 전혀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장보고-III 배치1 역시 사업 초기에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함께 설계에 참여한 바 있다”고 말했다.방사청은 KDDX 사업 추진 방식을 결정하기 앞서, 양사가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