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한구, 英 통상장관 만나 한-英 FTA 개선협상 타결車 '무관세 혜택' 부과가치 기준 55% → 25%화장품 정제 등 공정 당사국 수행시 무관세 혜택비자제도 개선 … 기술 인력 영어 능력 요구 않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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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업통상부. ⓒ전성무 기자
자동차·K-푸드 등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에 대한 영국의 원산지 기준이 대폭 완화된다.산업통상부는 15일(현지시간))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영국 런던에서 크리스 브라이언트 영국 산업통상부 통상담당장관과 한-영 자유무역협정(FTA) 개선 협상을 타결하고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고 16일 밝혔다.영국의 유럽연합 탈퇴(BREXIT) 선언 이후 한-영 양국은 교역·투자의 연속성을 확보하고, 안정적이고 예측가능한 비즈니스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한-EU FTA와 동일한 내용으로 한-영 FTA를 우선 체결했다.이후 양국은 한-영 FTA 발효일부터 2년 내 후속 협상을 추진토록 한 원협정 조항에 의거해 지난해 1월부터 지금까지 6차례 개선협상 및 5차례 통상장관회담과 다수의 회기간 회의를 개최했다.지난 6월 캐나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계기 양자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한-영 FTA 개선협상의 연내 타결을 위해 속도감 있는 논의를 진행하기로 합의했고, 이달 개최된 서비스·투자 추가 협상에서 양측은 쟁점을 최종 해소하고 런던에서 개최된 통상장관회담에서 협상 타결을 선언한 것이다.국은 명목 GDP(국내총생산) 기준 세계 6위, 유럽 2위의 거대시장이자 국제시장 은행 차입 및 외환거래 등에서 세계 점유율 1위인 글로벌 금융·투자 허브다. 그러나 양국 간 교역액 및 대영 수출액은 세계 20위권에 불과해 개선협상으로 양국 간 시장 접근성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했다.우선 지난해 대영 수출액의 36%를 차지하는 자동차(관세 10%)의 경우 기존에는 당사국에서 55% 이상의 부가가치가 발생했음을 증명해야 무관세 혜택을 받았지만 그 기준이 25%로 낮아진다.특히 전기차는 배터리 제조 과정에 투입되는 리튬, 흑연 등 수입 원료의 가격에 따라 산출되는 부가가치가 크게 달라진다. 전 세계적으로 핵심광물 수급 불안 및 가격 변동이 커지는 가운데 이번 부가가치기준 완화로 우리 기업이 안정적으로 FTA 관세 혜택을 누리고 영국 진출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K-뷰티, K-푸드 등 수출 유망 품목의 원산지 기준도 완화해 국내 상품의 영국 진출이 확대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화장품 등 화학제품(관세 최대 8%)은 화학반응, 정제, 혼합 및 배합 등 공정이 당사국에서 수행되면 무관세 혜택을 받게 된다.만두, 떡볶이, 김밥, 김치와 같은 가공식품(관세 최대 30%)의 경우 밀가루, 채소 등 원재료가 역내산이어야 무관세가 적용됐으나 해당 요건이 삭제되면서 주요 재료를 제3국에서 수입해 국내에서 최종 제품을 생산하는 경우에도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정부조달 시장에서는 영국 고속철 시장이 새롭게 열린다. 이로써 우리측만 일방적으로 개방했던 기존 불균형을 시정하는 한편, 유럽 고속철 시장 진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우리 기업을 뒷받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세종시·북아일랜드 주택 행정부 등 주요 기관과 광고·세무·번역 등 서비스도 추가 개방해 양국 조달 시장 접근성을 개선했다.영국 진출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에 대한 입국비자 리스크를 해소한 것도 주요 성과 중 하나다. 미국 조지아주 사태 재발을 방지할 수 있도록 제조공장 설립 초기에 한국의 엔지니어, 기계 및 설비의 유지·보수 전문인력 등의 수월한 영국 입국을 가능케 하는 약속이 이번 협상에 포함됐다.특히 기술 인력의 영국비자 취득에 큰 장벽이었던 영어 능력을 요구하지 않는 비자 타입을 활용할 수 있게 됐으며, 영국 진출기업이 한국 내 본사에 고용된 인력만이 아닌 협력업체의 인력도 서비스 계약을 통해 영국으로 초청할 수 있게 됐다.최근 불거진 희토류·요소수·배터리와 같은 주요 원자재 공급 부족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공급망 협력 챕터를 신설한 점도 의미가 크다. 이로써 양국은 핵심 공급망 분야에서 연구개발 및 국제표준화 등을 위해 협력하게 된다.공급망 교란이 발생한 경우에는 양국이 지정한 핫라인을 통해 10일 내 긴급회의를 개최해 교란 품목 신속 수출, 대체 공급처에 관한 정보 공유, 기업(B2B) 매칭 등 공조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한-영 FTA 개선협상 타결은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통상환경에서 자유시장질서를 공고히하고 유럽 내 핵심 파트너인 영국과 경제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브라이언트 통상담당장관은 "K-드라마, K-팝과 같은 한국 문화는 이미 수많은 영국인들을 사로잡았다"며 "개선협상 타결로 양국의 뛰어난 서비스 산업과 기업을 지원해 경제 성장을 촉진할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