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평균 환율 1422원 … 외환위기 때보다 높은 '역대 최고' 부동산·가계부채 부담에 인하 여력 제약 … 통화정책 '신중'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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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해 11월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은행
병오년 새해 첫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은 인하보다 동결 기조를 장기적으로 이어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고환율이 물가와 금융안정의 상방 리스크로 남아 있는 데다 부동산과 가계부채 부담까지 겹치면서 기준금리는 당분간 동결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15일 새해 첫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시장에서는 연내 인하 가능성을 점치고 있으나 이번 회의에서 정책 전환의 신호가 나오기에는 대내외 여건이 충분히 무르익지 않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한은은 지난해 말 발표한 ‘2026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을 통해 기준금리 결정과 관련해 환율과 물가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경기 둔화만을 이유로 정책 방향을 서둘러 전환하기보다는 금융 안정과 대외 여건을 함께 점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이창용 총재는 최근 환율 흐름에 대한 경계감을 분명히 했다. 이 총재는 이날 신년사를 통해 “최근 1400원대 후반 환율 수준은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과 비교하면 괴리가 큰 수준으로 보인다”며 “환율 상승은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고 내수 기업에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해 경제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실제로 주간거래 종가 기준 지난해 원·달러 환율 연평균은 1422원으로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1400원대 환율이 더이상 일시적 현상이 아닌 ‘뉴노멀’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가 원화 약세 압력을 다시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한은의 신중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경기 인식 역시 낙관에 치우치지 않았다. 이 총재는 “올해 성장률이 1.8%로 지난해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IT 부문을 제외하면 1.4%에 그쳐 부문 간 회복 격차가 크다”며 “이를 지속 가능하고 완전한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수치상 반등과 체감 경기 간 괴리가 여전히 크다는 판단이다.여기에 불안한 부동산 시장과 가계부채 문제도 기준금리 인하를 제약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수도권 주택가격 흐름을 중심으로 금융 안정 리스크를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하는 상황 가운데 통화 완화는 다시 한 번 부채 확대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이 총재는 “성장 경로에는 상·하방 위험이 모두 존재하고, 물가 흐름 역시 환율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정책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통화정책은 다양한 지표를 면밀히 점검하며 정교하게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이 같은 여건을 종합하면 이번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 수준 자체보다 향후 통화정책 운용 방향에 대한 메시지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환율과 물가,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한국은행은 당분간 신중한 기조를 유지하며 경제 여건 변화를 점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상반기까지는 기준금리 동결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하반기에는 환율 안정과 부동산 흐름, 내수 부양 필요성에 따라 인하와 인상 가능성이 모두 열려 있다”며 “환율은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낮아지겠지만 연평균으로는 지난해보다 높은 1440~1450원 수준이 예상되고, 해외 투자 확대와 대외 불확실성, 미 연준·일본은행 변수 등이 겹칠 경우 1500원선까지도 열어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