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재, 청와대 권한 남용 폭로… "차라리 날 해임하라" 날선 대응업무보고 설전 이어 SNS 공개 반박… 갈등 정치 싸움으로 확산국토부 2차관 돌연 사퇴 관련 보복성 인사 의혹 관가에 파문지방선거 인천시장 출마설까지… 정치적 행보 해석 엇갈려
  • ▲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지난달 27일 오전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항공안전기술원, 국립항공박물관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뉴시스
    ▲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지난달 27일 오전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항공안전기술원, 국립항공박물관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뉴시스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청와대의 표적 감사와 불법 인사 개입을 공개적으로 주장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의 갈등이 정치 싸움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 사장은 지난 20일 국회 소통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의 초법적 권한 남용과 그 위험성을 국민께 알리고자 한다"며 최근 인천공항에서 진행 중인 국토교통부 특정 감사와 인사 개입 사례를 구체적으로 폭로했다. 

    그는 지난해 말 '책갈피 달러' 논란 이후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인천공항 주차대행 서비스 개선안을 이유로 국토부에 감사를 지시, 10년 만에 유례없는 특정 감사가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임 사장이 올 때까지 인사를 하지 말라"는 압력과 함께 인사 시행 가이드라인까지 내려왔다며 불법적 개입을 지적했다.

    이 사장은 "정기 인사의 불가피성을 강조하며 뜻을 굽히지 않자 '3급 이하 하위직만 시행, 관리자 공석 시 직무대행 체제 전환, 인사 내용 대통령실 사전 보고 및 승인 후 시행' 등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등 불법적 인사개입이 이어졌다"며 구체적으로 근거를 나열했다. 이 사장이 인사를 단행하자 '청와대에서 많이 불편해한다'는 노골적인 불쾌감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청와대의 불법 지시를 인천공항에 전달하고 그 결과를 보고해야 하는 국토부 관계자들은 자신들의 행위가 외부로 알려지면 감당 못 할 것이라며 불안에 떨고, 인천공항 실무자들 역시 불법적 요구가 내려올 때마다 제게 보고하며 괴로워하고 있다"며 "청와대는 차라리 사장인 저를 해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사장과 이재명 정부와의 갈등은 지난달 12일 열린 국토부 업무보고에서 시작됐다. 이 사장은 윤석열 정부 당시인 2023년 6월 임명된 인사로 업무보고 과정에서 이 대통령으로부터 '책갈피 달러'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 사장이 검색 체계를 설명하자 이 대통령은 "옆으로 새지 말라", "말이 길다"며 발언을 제지했고, 이후 이 사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반박 글을 게시하는 등 청와대와 각을 세워왔다.

    이를 두고 이 사장의 행동이 과하다는 지적과 함께 이 대통령이 야권 출신 인사에게 권력을 부당하게 사용한 것 아니냔 비판이 동시에 나왔다. 강희업 전 국토부 2차관이 지난달 29일 뚜렷한 이유 없이 차관직에서 물러나게 됐는데, 이 사장의 행동에 따른 보복성 인사가 아니냔 얘기까지 관가에서 나돌았다. 인천공항을 비롯한 교통·항공·철도 등은 모두 2차관실 담당 업무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이 사장의 이같은 행보를 두고 오는 6·3 지방선거에서 인천시장 출마를 위해 이재명 정부와 대립하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 사장은 전날 기자들에게 "현직 인천공항 사장으로 있는 한 출마 관련 견해를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지만, 인천공항 안팎에서는 이 사장이  지방선거를 위해 2~3월 중 조기 퇴직할 것이라는 소문이 널리 퍼졌다. 

    한편, 국토부는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공사 인사에 대한 불법 개입과 표적 감사를 주장한 것과 관련해 "경영진 공백 등을 고려해 일부 임원의 퇴임 인사안 등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개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