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연구팀 "AI가 제작한 디지털 광고 소재 성과, 인간보다 더 높아"크리에이티비티 영역은 신중론… AI 광고 거부감 여전 보드카 브랜드, 슈퍼볼 광고 AI로 제작 예고하며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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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과 성과 측면에서 AI의 가능성은 분명해졌지만, 크리에이티비티의 영역까지 기계가 대체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중한 시선이 존재한다. AI 광고를 둘러싼 논란과 실험이 이어지는 가운데, 세계 최대의 광고판으로 불리는 미국프로풋볼(NFL) 챔피언 결정전 제 60회 슈퍼볼(Super Bowl)이 또 하나의 중요한 검증 무대가 될 전망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생성형 AI가 전면적으로 제작한 광고가 인간이 제작한 광고는 물론, 생성형 AI가 기존 광고를 보완·수정한 것보다도 일관되게 높은 성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
- ▲ 실험에 사용된 광고 예시(제품: 샴푸). ⓒThe Impact of Visual Generative AI on Advertising Effectiveness 논문 발췌
뉴욕대학교(NYU)와 에모리(Emory)대학교 교수진이 공동 집필한 논문 '비주얼 생성형 AI가 광고 효과성에 미치는 영향(The Impact of Visual Generative AI on Advertising Effectiveness)에 따르면 실제 광고 집행 환경에서 생성형 AI가 제작한 광고가 클릭률(CTR)을 최대 19% 향상시켰다.생성형 AI가 기존 광고를 편집·수정하는 방식으로 활용된 경우에는 인간 전문가가 제작한 광고 대비 유의미한 성과 개선이 관찰되지 않았다. 반면 생성형 AI가 광고를 처음부터 새롭게 생성한 경우에는 생성형 AI 수정 광고와 인간 전문가가 제작한 광고를 모두 상회하는 성과를 기록했다.이는 시각적 생성형 AI가 기존 광고를 부분적으로 손보는 작업보다 광고 전체를 총체적으로 설계하는 방식에서 더 높은 효과를 발휘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대규모 언어 모델(LLM)이 텍스트 광고 영역에서 신규 생성보다 편집 과정에서 더 뛰어난 성과를 보였다는 기존 연구와는 대비되는 결과다. 시각적 영역에서는 오히려 완전히 새로운 크리에이티브를 생성하는 방식이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특히 생성형 AI가 생성한 광고에 생성형 AI가 설계한 제품 패키지를 결합할 경우 인간 전문가가 디자인한 패키지를 사용한 광고보다 구매 의도를 더욱 크게 향상시켰다. 연구진은 생성형 AI가 광고 제작을 넘어 제품 패키지 디자인까지 아우르는 창의적 설계 역량을 지닐 잠재력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다만 이번 연구 결과는 반응 중심(response-driven) 디지털 광고에 한정된다는 점에서 브랜드 크리에이티비티 전반으로 해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확장되는 AI… 코카콜라도 넘지 못한 AI 거부 장벽, 슈퍼볼에서 넘을까이와 같은 흐름 속에서 최근 영국 오길비는 AI가 마케팅 캠페인 개발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다. 이들은 동일한 브리프를 두고 AI만으로 구성된 팀, 인간 크리에이티브 팀, 인간과 AI가 협업한 팀 총 세 팀을 경쟁시켰다. 심사위원단은 어떤 팀이 어떤 캠페인을 제작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결과물을 평가했다.그 결과 AI는 고객을 이해하는 방식이나 고객의 니즈에 부합하는 경험을 설계하는 과정, 새로운 솔루션을 빠르게 도출하는 데서는 분명한 강점을 보였다. 그러나 실행 단계, 즉 정보를 아이디어로 도약시키는 결정적인 순간에서는 여전히 인간의 감각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왔다.에드 터너(Ed Turner) 오길비 원 UK 전략 총괄은 "이번 테스트는 AI와 인간이 어떻게 공존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바로미터"라며 "AI는 우리가 고객을 위해 더 크리에이티브하고, 더 효과적인 경험을 설계하는 데 분명한 도움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
- ▲ 보드카 브랜드 스베드카(Svedka)가 2월 슈퍼볼에서 AI를 활용한 광고를 선보일 예정이다. ⓒ스베드카
AI의 효율성과 기술적 진보는 인정하면서도 크리에이티비티의 영역까지 기계가 침범하는 데 대해서는 여전히 심리적 저항선이 존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인식은 제작자뿐 아니라 소비자 반응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난다.상기 논문에서도 AI 활용 사실을 광고에 명시할 경우 광고 효과가 최대 30% 이상 감소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행동과학 전문가 리처드 쇼튼(Richard Shotton)은 소비자들이 AI가 만든 광고를 '쉽게 만들어진 결과물'로 인식하면서 그 가치를 낮게 평가하는 경향을 보이는 '노력의 환상(illusion of effort)' 이론을 내놓기도 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랜드들은 AI 광고 실험을 멈추지 않고 있다. 보드카 브랜드 스베드카(Svedka)는 2월 슈퍼볼에서 AI를 활용한 광고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광고는 실버사이드(Silverside)와의 협업을 통해 제작됐다. 실버사이드는 지난해 코카콜라의 연말 시즌 광고(Holidays Are Coming)를 제작한 곳으로, 당시 해당 광고는 AI 특유의 오류와 부자연스러움 등을 이유로 비판받은 바 있다.이에 회사 측은 AI 광고에 투입된 인간의 개입과 제작 과정을 적극적으로 강조했다.스베드카를 인수한 사제락의 사라 손더스(Sara Saunders) 최고마케팅책임자(CMO)에 따르면 이번 슈퍼볼 광고에는 과거 스베드카의 상징 캐릭터였던 '펨봇(Fembot)'이 부활한다. 이 캐릭터를 재구축하고 자연스러운 얼굴 표정과 신체 움직임을 구현하기 위해 AI를 학습시키는 데에만 약 4개월이 소요됐다.사라 손더스 CMO는 "AI가 지름길이라는 인식은 오해다. 우리 팀은 지금까지 어떤 브랜드를 위해 만든 광고보다도 이번 광고에 더 많은 노력을 쏟았다"며 "광고의 모든 요소가 세밀한 인간의 디렉팅을 거쳐 완성됐으며, 실제로는 (AI를 사용하지 않은 광고보다) 오히려 더 많은 작업이 필요했다"고 말했다.슈퍼볼 광고는 30초당 약 800만달러(약 100억원)에 달하는 세계 최고의 광고판으로, 약 1억 명이 넘는 시청자 수와 압도적인 화제성을 자랑한다. 스베드카가 선보일 AI 광고가 대중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