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감액배당 도입 공식 검토 … "3월 주총 안건 상정"이익잉여금 대신 '자본준비금' 활용해 배당 … 주주 세금 완화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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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익잉여금 대신 자본준비금을 헐어 주주들의 배당소득세를 아껴주는 '감액배당'이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할 조짐이다. 우리금융이 업계 최초로 '감액배당' 도입을 결정한 데 이어 하나금융까지 공식 검토에 나서면서 4대 금융지주(KB·신한·우리·하나)의 배당 전략이 '세후 수익률 경쟁'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지난달 30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감액배당 도입 의지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박종무 하나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컨콜에서 "감액배당 준비도 적극적으로 검토중"이라며 "예정대로라면 2월말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기준으로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요건이라든지 또는 감액 배당을 하게 된다면 (주주환원 정책이) 자사주 매입에 중심이 더 계속해서 쏠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감액배당과 자사주 소각 병행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하나금융의 지난해 연간 총 현금 배당 금액은 1조118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늘었고, 배당 성향은 27.9%를 기록해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적용받기 위한 고배당 기업 요건을 모두 충족했다.

    감액배당은 이익잉여금 대신 자본준비금을 감액해 배당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통상적인 배당은 이익잉여금을 재원으로 하여 15.4%의 배당소득세가 부과된다. 반면 자본준비금 감액 배당은 세법상 배당소득에 포함되지 않아 과세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사실상 주주들의 세후 수익률을 높여주는 것이다. 지난해 총주주환원율 46.7%를 기록한 하나금융은 당초 2027년까지 달성하겠다던 50% 목표를 조기 달성하기 위해 세후 수익률 제고를 핵심 카드로 내세우겠다는 전략이다.  

    4대 금융 중 가장 먼저 감액배당 카드를 꺼낸 곳은 우리금융이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업계 최초로 자본잉여금 약 3조원을 감액배당 재원으로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첫 감액배당을 실시할 예정이다.

    우리금융은 감액배당 도입을 통해 주주들의 세후 수익률을 높이면서 주주환원율 50% 목표를 앞당기겠다는 전략이다. 감액배당 시행으로 자본잉여금은 약 11조1200억원에서 8조12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자본비율(CET1) 관리에 무리가 없다는 판단 아래 결정이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다른 금융지주들도 감액배당을 선택지에 올려두면서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구조적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KB금융과 신한금융 역시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에서 감액배당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자본잉여금은 KB금융 약 14조7000억원, 신한금융 약 11조3000억원 수준으로 추가 활용 여력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고배당 분리과세 시행과 정부의 증시 활성화 기조가 맞물리면서 금융지주 간 주주환원 경쟁이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감액배당이 자사주 매입·소각과 결합해 4대 금융지주의 새로운 표준 배당 모델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