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결과 확정 전 공개 관행 손질 … “공익적 필요 시만 예외 허용”업무추진비·경영공시 투명화 … 제재 절차 공정성도 강화
  •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일 금감원 본원에서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일 금감원 본원에서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이 검사·제재 절차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검사 중간발표를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원장 업무추진비 상세내역을 공개하는 등 내부 혁신에 나선다. 공공기관 지정과 특별사법경찰 인지수사권 부여를 둘러싼 권한 비대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감독행정 전반에 대한 쇄신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이 원장은 9일 서울 영등포구 본원에서 올해 업무계획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감원의 감독행정 권한 행사에 대한 통제가 소홀했다는 비판을 겸허히 수용한다”며 “이를 쇄신의 계기로 삼아 감독행정의 투명성, 공공성을 제고하기 위해 내적 쇄신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 원장은 "원칙적으로 중간 검사결과 발표를 제한하고 금융회사의 수검부담 완화를 위해 사전 통지기간을 확대하는 등 검사업무 전반의 프로세스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공익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에 한해 금융위원회와 협의해 예외적으로 발표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최근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가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을 유보하면서 ‘검사 결과 통지 절차 개선’을 조건으로 제시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공운위는 지난달 29일 검사 결과 공개 방식과 절차 전반에 대한 개선을 요구한 바 있다.

    앞서 이복현 전 원장 시절 금감원은 검사 결과가 확정되기 전 중간발표를 해왔다. 대표적으로 2024년 총선 기간에 양문석 당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후보의 새마을금고 편법대출 의혹을 터트렸고, 지난해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과 기업은행 부당대출 등을 중간에 검사 결과를 공개했다.

    금감원은 검사 절차 개선과 함께 내부 경영 혁신도 추진한다. 이 원장은 "기관장 업추비 상세내역 공개, 알리오(ALIO)를 통한 경영공시 강화 등 금감원 내부 경영 혁신도 추진하겠다"면서 "제재심의위원회 민간위원 구성을 다양화하는 등 제재의 공정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수시검사의 사전 통지 기간을 확대해 금융회사에 충분한 준비 기간을 부여하고, 제재 대상자가 검사 부서장에게 의견 청취를 요청할 수 있는 방어권도 보장한다. 검사 결과 처리 과정은 단계별로 자동 통지해 금융회사에 공유할 예정이다. 법조인 중심으로 구성돼 온 제재심의위원회는 학계와 연구기관 등으로 민간위원 구성을 넓혀 직역 편중을 해소한다.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금감원은 금융상품의 설계·제조부터 판매, 사후관리까지 전 생애주기에 걸쳐 소비자 보호 수준을 높이고, 사후 수습 중심에서 사전 예방 중심의 리스크 기반 감독 체계로 전환할 계획이다. 금융회사가 분쟁조정위원회 결정을 의무적으로 따르도록 하는 ‘편면적 구속력’ 도입에 대비해 분조위 회부 기준을 마련하고, 실손보험 전담 협의제도도 고도화한다.

    시장 질서 확립을 위한 대응도 강화한다. 고위험 금융투자상품 판매 등 소비자 피해 우려 사안을 집중 점검하고, 기업금융(IB)·정치테마주 관련 불공정거래 혐의는 신속히 조사한다. 주요 상장기업에 대한 회계심사와 감리 주기 단축도 추진한다.

    아울러 은행지주와 은행 이사회의 독립성,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를 점검하고, 미흡한 부분은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제도 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다.

    금융시장 리스크 관리도 강화한다. 금감원은 급격한 환율 변동 등 주요 리스크에 대한 점검과 신속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가계부채 총량 목표 준수 유도와 기업 구조조정 제도 개선을 통해 가계·기업 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부실채권 매각 유도 등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감축과 생산적 금융 활성화를 위한 자본규제 개선도 함께 추진한다.

    이 원장은 "가계부채 증가와 대출금리 상승, 대외 요인으로 인한 잠재 리스크 요인을 면밀히 주시하고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며 "필요한 자금이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곳으로 공급돼 금융이 실물경제를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