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5년 첫 캠페인부터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VML과 장기 파트너십 이어가시대와 맥락에 맞는 재해석 통해 브랜드 일관성 유지
  • ▲ 1957-1958년 킷캣 광고 포스터. ⓒ네슬레 공식 홈페이지
    ▲ 1957-1958년 킷캣 광고 포스터. ⓒ네슬레 공식 홈페이지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은 크리에이티비티적으로 게으른 것이 아니다. 대공황의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 시기부터 디지털 네이티브가 탄생한 지금에 이르기까지, '휴식'이라는 정체성 하나로 브랜드를 성장시켜온 킷캣(KitKat)이 그 증거다.

    26일 브랜드브리프는 브랜드 일관성을 유지하면서도 커뮤니케이션 대상에 맞춘 전략을 선보이고 있는 킷캣의 크리에이티비티 전략을 분석했다.

    IPA와 System1의 연구에 따르면 가장 일관성 있는 브랜드는 그렇지 않은 브랜드보다 훨씬 더 큰 브랜드 효과와 사업 성과를 창출했다. 일부는 두 배 이상의 이익 증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네슬레(Nestlé) 소유의 초콜릿 브랜드 킷캣은 2024년 아시아 시장에서의 호조를 기반으로 두자릿수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2025년 첫 3분기 동안 네슬레 제과 부문 매출을 8% 성장시키는 데 기여했다. 

    킷캣은 현재 90개국 이상에서 연간 50억개 이상의 초콜릿 바를 판매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1935년 영국에서 처음 출시된 이후 90년 가까운 시간 동안, 킷캣의 '브랜드 일관성'이 브랜드 성장세를 견조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킷캣은 1935년부터 J. Walter Thompson(현 VML)과 보기 드문 장수 파트너십을 이어오고 있다. 1957년 탄생한 'Have a break, have a KitKat' 슬로건 역시 이 협업의 산물이다. 공장 노동자가 간편하게 섭취해 에너지를 빠르게 보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킷캣은 '휴식 시간에 즐기는 간식'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 오고 있다.
  • 2024년 킷캣의 글로벌 캠페인 '더 나은 휴식(Break Better)'은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휴식의 '질'에 대해 논한 점이 돋보인다. 퀸(Queen)의 명곡 'I Want to Break Free'를 배경으로 전 세계 60개국에서 전개됐다. 

    영상은 북적이는 사무실에서 각종 서류와 포스트잇, 사무기기에 둘러싸인 현대 직장인을 보여준다. 그는 마치 자석처럼 일에 붙들려 있다. 그러다 킷캣을 꺼내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몸에 달라붙어 있던 온갖 잡동사니가 바닥으로 떨어진다. 

    브랜드 성공의 핵심은 마케팅의 일관성을 유지하면서도 현지 시장에 맞춘 전략 탁월하게 적응하는 데 있다. 휴식이라는 개념은 전 세계적으로 공감을 얻지만, 지역적 특색을 반영함으로써 더욱 풍부하고 의미 있는 경험이 된다.
  • ▲ 브레이크 바(Break Bars) 캠페인 케이스 스터디 영상 갈무리. ⓒ더워크
    ▲ 브레이크 바(Break Bars) 캠페인 케이스 스터디 영상 갈무리. ⓒ더워크
    필리핀에서는 '브레이크 바(Break Bars)'라는 캠페인이 진행됐다. 이는 필리핀 필리핀의 소규모 사업체들이 휴식을 위해 가게 문을 닫아야 할 때, 우산이나 플라스틱 의자 등의 일상적인 물건들을 임시방편으로 문에 걸어두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착안했다. 

    대형 킷캣 모양의 바리케이드를 제작해 제공함으로써 실제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고, 필리핀 휴식 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호주에서 진행된 '궁극의 학습 가이드(Ultimate Study Guide)' 캠페인은 영상 플랫폼에서 유행하는 '함께 공부해요(Study with me)' 챌린지를 본떠 만들었다.

    해당 영상은 백색잡음과 같은 ASMR(자율 감각 쾌감 반응)을 25분 동안 틀고, 5분간 휴식 시간을 갖도록 구성됐다. 포모도로 기법(Pomodoro Technique)과 동일한 방식으로, 유튜브와 스포티파이에서 제공됐다.

    당시 호주에서 소셜 미디어 최소 사용 연령을 16세로 상향하는 법안이 논의되던 시점이었고, 실제로 입법화에도 성공했다. 킷캣은 이를 주도한 시민단체 '36 Months'와 협업하며 디지털 휴식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 ▲ 킷캣의 브레이크 체어와 호주 유명 스트리머 '루저프루트'. ⓒ더워크
    ▲ 킷캣의 브레이크 체어와 호주 유명 스트리머 '루저프루트'. ⓒ더워크
    게임 커뮤니티에서도 같은 철학으로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만들어 냈다.

    '브레이크 체어(Break Chair)' 캠페인은 호주 게이머의 56%가 10시간 동안 쉬지 않고 게임을 한다는 조사 결과에서 시작됐다. 

    15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한 광고 규제가 엄격하다는 문제가 킷캣에겐 걸림돌이었다. 고당(high sugar)·고지방(high fat)·고염(high salt) 등의 식품 광고가 제한돼 킷캣은 게임 내 광고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이에 팔로워 300만명을 보유한 유명 인플루언서 루저프루트(Loserfruit) 등과 협업해 게이밍 의자를 개발해 냈다. 스트리머가 방송을 잠시 중단하고 의자에서 일어서면, 의자에 있던 QR 코드가 보이게 된다. QR코드를 통해 시청자들은 맞춤형 랜딩 페이지로 연결되고, 특별한 킷캣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 골자다. 실제 전년 대비 매출액을 20.4% 증가시킨 캠페인이다.
  • 킷캣은 이제 단순한 초콜릿 브랜드를 넘어 글로벌 문화 플랫폼과 연결돼 더욱 확장되고 있다. 

    2025년 말 킷캣은 포뮬러1(F1)의 공식 초콜릿 바로 선정되는 대형 글로벌 스폰서십을 체결했다. 이와 함께 숨가쁘게 진행되는 F1에 킷캣만의 유쾌한 감성을 더한 글로벌 캠페인 영상을 공개했다. 

    직장인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벤치에 앉자 크루들이 달려와 킷캣 한 봉지를 쥐어쥔다. 이내 마사지기를 어깨에 대고, 구두 대신 슬리퍼로 바꿔주고, 넥타이를 느슨하게 만든다. F1 경기 내 전략적 정비 시간인 '피트 스탑(Pit stop)'을 연상케 하며 웃음을 자아낸다.

    라틴아메리카에서 시작해 올해 전 세계로 확장될 이 스폰서십은 서킷 곳곳과 팬 존(Fan Zone), F1 최고급 VIP 관람 구역인 패독 클럽(Paddock Club) 등에서 휴식의 기준을 제시한다는 포부다.

    크리스 오도넬(Chris O’Donnell) 킷캣 글로벌 카테고리 책임자(Global Category Lead)는 "킷캣은 전통적인 초콜릿 바를 넘어 글로벌 문화와 연결되는 플랫폼 브랜드로 진화하고 있다"며 "차세대를 대표하는 아이코닉한 '휴식(Break)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 마케팅과 실행 역량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