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괴리' 현실화 … 채권금리·대출금리까지 상승기준금리 2.50% 묶였지만 주담대 7% 진입 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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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의 2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동결이 기정사실로 굳어진 가운데, 시장의 시선은 다시 채권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기준금리를 묶어도 국고채 금리와 대출금리가 동반 상승하며 정책금리와의 괴리가 확대되자, 최근 정부와 한은은 구두개입성 발언을 통해 시장 안정에 나섰다. 이에 따라 이번 금통위에서는 이창용 총재를 비롯한 금융통화위원들이 채권시장을 향한 추가 메시지를 내놓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3.6bp(1bp=0.01%포인트) 오른 연 3.178%에 마감했다. 10년물 금리 역시 1.7bp 상승한 연 3.588%를 기록했다.

    금융투자협회 집계 기준 최근 한 달간 국고채 금리는 평균 22bp 상승했다. 이 같은 흐름은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금리에 영향을 미쳐, 기준금리를 동결해도 금융 여건이 자동으로 긴축되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기준금리가 연속 동결되며 정책금리는 제자리지만, 시장금리는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통화정책의 파급력이 약화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은은 채권시장 변동성을 관리하는 쪽으로 대응 수위를 높일 수밖에 없었다. 최용훈 한은 금융시장국장은 지난 12일 MBC 라디오 ‘손에 잡히는 경제’에 출연해 "최근 채권시장에서 금리가 상당히 많이 올랐다"며 "기준금리 2.5% 대비 국고채 3년물 금리가 3.2%를 넘는 것은 높은 수준"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사실상의 구두 개입으로 해석했다. 실제 발언 직후 채권금리가 일시적으로 하락했지만, 설 연휴를 앞둔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낙폭은 일부 되돌려졌다.

    정부 역시 채권시장 관리에 힘을 보태고 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13일 서울 은행연합회에서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일본 금리 상승, 수급 부담 등으로 국고채 금리가 다소 상승했다"며 "국고채를 포함한 채권시장 전반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채권발행기관 협의체 등을 통해 수급 상황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정책금리는 묶여 있지만 시장금리는 오르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가계와 기업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대를 웃돌고 있으며,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상단은 7%에 육박했다. 체감 금리는 이미 기준금리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문제는 통화정책 운신 폭이 넓지 않다는 점이다. 1400원 중후반대에 달하는 고환율과 부동산 가격 상승 압력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기준금리 조정은 부담이 크다. 결국 한은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정책 방향에 대한 신호를 정교하게 조율하는 '메시지 관리'밖에 남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때문에 시장의 관심은 이번 금통위의 기준금리 결정 결과보다도 이창용 총재 기자회견과 의사록에 담길 채권시장 관련 표현의 수위에 쏠리고 있다. 시장금리가 '과도하다'는 판단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할지, 혹은 채권시장 움직임에 대한 경계 메시지를 추가로 내놓을지가 향후 금리 흐름의 단기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